[01월 25일 주일설교] 평강이 있을지어다 (베드로전서 5:7-14) - 박재현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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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소금] (2004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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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9.01
- 이 사람의 삼십 년 -
사람들은 당신을 누구라고 부르는가.
이 사람을 부르는 이름은 다양했다. 아니 많았다고 하는 것이 정확하다.
집사요, 아내요, 며느리였다. 그리고 큐티하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지금, 그는 집사도 아내도 며느리의 이름으로도 불리지 않는다. 변하지 않는 것은 큐티하는 사람이라는 사실뿐이다.
우리들교회 김양재 목사. 개척 1년차 신참 목사임을 강조해 달라는 이 여자. 에스겔과 "기가 막히게 닮은" 그의 주변으로 전국 각지에서 말씀에 갈급한 600여 명이 건물도 없는 교회로 몰려들고 있다. 9월초 그간의 사역과 삶을 담은 [복있는 사람은] 출간을 앞둔 그를 만나보았다.
우리들교회 김양재 목사
큐티하는 에스겔, 교회로 가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가면 재미있는 일이 있다. 남편이 바람을 핀다고 여기저기 말하는 아내, 세금을 더 내기로 했다는 사장 부인, 자녀가 가출했다고 담담히 말하는 부모가 있다. 우리들교회에서 볼 수 있는 일이다.
휘문고등학교 식당을 빌려쓰고 있는 이 교회는 일주일에 이틀만 세상에 존재한다. 수요일과 주일만 학교 식당을 빌려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교회, 우리들에는 '우리'가 있다. '우리'가 되어주는 사람들, 그곳에 눈물과 아픔이 있지만 웃음과 회복을 맛보았기에 그들은 수요일도 주일처럼 자리를 메운다.
"우리 교회 성도들은 서로 너무 보고 싶어해요. 다들 서로가 너무 목말라헤요."
서로가 배고픈 사람들을 가진 우리들교회 김양재 목사는 성도 자랑하기를 자식 자랑 같이 한다. 그래서일까, 건물을 빌려준 학교의 이사장이신 노 할머니는 최근 교회 전도집회를 통해 예수님을 믿기로 했다. 우리들교회를 좋아한다는 것이다. 그 교회에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우리는 다 큐티로 하잖아요. 큐티를 하니까 사람들이 바뀌더라구요. 윤리의식, 준법 정신 따로 교육 시킬 필요가 없어요. 말씀이 그렇게 하라고 하니까요." 그렇다. 말씀이 하라고 하지 않았는가. 말씀대로 했을 뿐이라는 김 목사의 말은 그의 삶을 관통하고 그의 사역의 단초이다.
강남 한복판에 교회를 한다는 것, 그것도 여자 목사라는 상황은 그리 만만치 않았다. 그러나 사람들의 염려와 불안 속에서 개척을 결심할 수 있었던 것도 말씀을 따랐을 뿐이라고 고백한다. 그는 오십이 넘어 신학을 공부하고 목사 안수를 받아 2003년 6월 '우리들교회' 담임목사가 되었다. 자신의 집에서 큐티를 하던 13가정 창립 멤버는 이제 600여 명의 울타리가 되었다.
이십 년을 하루도 빠짐없이 큐티를 했다. "만약 돈 받고 하는 일이었다면 못했을 것"이라는 그는 그간의 큐티 노트로 세월을 내보인다. 빛이 바랜 노트 속에 깨알같이 박힌 말씀 묵상, "뭐라고 썼는지도 모르겠다"고 하지만 쌓인 노트들을 다루는 그의 손길이 조심스럽다.
본격적인 말씀 묵상에 발을 딛게 된 것은, 결혼한 후였다. 4대째 믿는 집에 태어났지만 큐티는 물론 하나님과의 인격적인 만남이 없었다는 그에게 결혼은 기대치 못한 광야였다. "고난은 특별한 축복이요 특권이라는 걸 그때는 몰랐죠." 포로로 잡혀간 에스겔이 5년간 벙어리로 지냈던 것처럼 그 역시 결혼 후 집밖에도 나가지 못한 채 시부모님을 모시고 산부인과 의사 남편을 뒷바라지했다. 서울대에서 피아노를 전공한 재원인 그가 피아니스트의 꿈을 버리고 결혼하면서 포로 생활이라곤 꿈이라도 꾸었겠는가.
시부모님은 장로요 남편은 의사요 부족할 것 없는 삶이었지만 그의 삶은 광야였다. 간암으로 인한 남편의 갑작스런 죽음은, 서른 일곱 그에겐 감당할 수밖에 없는 광풍이었다. 결혼 13년 만의 일이었다. 그 때 그를 지켜준 것이 에스겔 말씀이었다. 자신을 위로하기 위해 온 사람들을 위로하고 말씀으로 힘을 얻는 놀라운 일들을 맛보게 된 것이다. 82년부터 큐티를 해오면서 큐티나눔은 서서히 물꼬를 터 이미 바람을 일으키고 있었다.
시어머니가 미울 때는 큐티를 하면서도 "어머니, 전 어머니 때문에 참 힘들어요"하고 나눈 그였기에, 남의 눈 의식하지 않으며 말씀으로 자신을 드러내기에, 모임에 오는 사람들도 "말씀 앞에 벌거벗은 것처럼" 서로 나누면서 삶이 바뀐다고 한다. 유교 문화의 영향으로 한국 성도들의 솔직하지 않은 큐티를 마음이 아파하며 그는 말씀 앞에 솔직히 자신을 보는 것이 말씀에 생명력을 불어넣더라고 덧붙인다.
그 생명력을 감당할 수 없고 수백 명, 아니 천 명이 넘게 몰려드는 것을 감당할 수 없어 시작한 것이 큐티선교회이다. 지난 2000년 7월 17일, 선교회를 창립하면서 그는 코스타를 통해 만난 옥한흠, 이동원, 홍정길 목사 등의 도움으로 이사회를 발족시켜 현재까지 사역에 이르고 있다.
그분들의 도움이 감사하면서도 그는 "부르심이 먼저요 자원함은 다음"이라는 것을 안다. 말씀을 통해 그에게 큐티 사역에의 중요함을 알려주셨고 그 사역의 절실함을 보고 선교회, 다시 교회로까지 옮아가게 하신 것은 "하나님의 특별한 은혜"란다. 큐티선교회를 하고, 교회를 하기까지 말로 다할 수 없는 간증이 있지만 그 너머에 가슴에도 다 못 담는 아픔 또한 있음을 꺼내놓는다. "율법주의는 환경을 이기지 못하죠. 큐티도 율법주의로 하면서 은혜가 되지 않아요. 그러나 그 환경을 이기기 위해서 하나님의 은헤가 필요했어요. 정말, 죽음에 이르는 순종이었던 것 같아요."
조심스럽지만 담담한 그의 고백에 힘이 있다.
"그때그때 달라요" 하던 그의 첫 대답이 다시금 생각난다. 자신을 부르는 호칭에 대해 말하면서 그는 그렇게 말했다. "때에 순종하는 사람"이라며 자신을 소개한 후 때가 뭔지 말씀을 통해 항상 알려주셨다고 한다. 며느리일 때, 아내일 때, 전도자일 때, 그렇게 때에 따라 순종하고 충성할 뿐이란다.
한국 교회에서 큐티 목회로 여성 목회자의 또다른 일들을 감당하고 있는 그에게 사람들은 묻는단다. 대답은 한결같다. "내가 원해서 한 것이 아니에요. 원치 않는 곳으로 띠 띠우고 나온거지요." 분명한 것은, 지금 자신이 여성 목회자로서 큐티 목회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 사실에 충성하면 하나님이 또 어떤 은혜를 부어주실지 기대할 뿐이라고 한다.
큐티를 배워본 적도 없고 훈련을 받은 적도 없다. 성령이 스승이 되어 말씀을 사모하지 않을 수 없도록 자신의 육적 성전을 깨뜨리셨다는 그에게 큐티 핵심은 '날마다'이다. 하루도 빼놓지 않고 해야한다. 하루도 빼놓지 않고 한다는 것이 혼자서는 어렵기에 교회 공동체에서 나누고 가족에게 나누어 그 은혜를 전염시켜야 자신도 은헤를 받는단다. 그래서 중요한 것이, 감동이 아니라 습관이다. 예수님도 죽기 전날, 감동을 따라 기도하러 가신 것이 아니라 습관을 따라 기도하러 가셨다며 습관을 따라 말씀을 지킬 때 고통은 특별한 은혜의 통로가 됨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그는 호언한다. 큐티는 그날의 말씀의 주제를 파악하는 것이기에 큐티가 쌓일수록 자신의 주제를 정확하게 알게 되고 하나님이 어떻게 일하실지 목도할 수 있었다고 한다. 삶의 주제, 사역의 주제를 찾은 그는 이 비밀을 우리들교회 성도들과, 예수 믿는 이들과 더 깊이 나누고 싶어한다. 이 기쁨을 알려주고 싶단다.
"오늘도 눈을 뜨면 큐티를 한다"는 김양재 목사. 큐티하는 아이들을 키우며 큐티로 세상을 바꿔나갈 사람들을 만들고 싶다며 큐티 학교를 꿈꾸는그는 에스겔처럼 운다. 죄에 대해 애통해 하는 마음을 주셨다며 큐티를 통해 하나님의 사람들이 거룩해지기를 소망하는 그는 "큐티는 방학이 없다"며 이제는 안경을 끼고 큐티를 한다. "끝까지 배반하지 않도록 붙잡아 달라고 기도해 주세요"라는 솔직한 영혼 앞에 목이 메인다. 무던히도 혼자 견뎌온 그 사역들을 이제는 나무가 되고 숲이 되어 사람들이 그 은혜를 누릴 수 있게 하셨음을 감사하기 전에 행여 넘어질까 오늘도 주님께 눈물흘리며 무릎 꿇는 큐티하는 에스겔, 이제 그는 교회로 간다. 주의 말씀 가지고.
글 송민희 기자 / 사진 김종옥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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