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네 집이 구원을 받으리라]
김성우 목사
행 16:26~32
지금 사도 바울은 2차 전도 여행 중입니다. 실라와 함께 1차 선교 여행지인 길리기아 지방으로 출발한 바울은 돌에 맞아 죽을 뻔한 루스드라에서 디모데를 데리고 갑니다. 드로아에서 아시아로 가려 했지만 “와서 우리를 도우라”는 환상을 통해 바울은 바다 건너 유럽으로 가게 됐고, 네압볼리를 지나 마게도냐 북쪽에서 가장 큰 도시, 빌립보에 도착합니다. 여기서 자주 장사 루디아를 만났고 또 귀신 들린 여종을 만나 귀신을 쫓아버립니다. 그런데 여종의 주인들이 귀신을 쫓아내서 점을 못 치게 된 손해가 막심한 것에 분노하며 바울과 실라를 감옥에 넣어버립니다. 깊은 옥에서 바울과 실라가 기도와 찬송을 하니 죄수들이 들었고, 오늘 본문이 시작됩니다.
본문 31절 ‘주 예수를 믿으라 그리하면 너와 네 집이 구원을 받으리라’는 빌립보 감옥에서 바울이 간수에게 한 이야기입니다. 한 번쯤 들어본 이 유명한 말씀을 우리도 내 말씀으로 붙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은 나와 내 집이 구원을 얻기 위해서 하나님이 어떻게 역사하시는지 묵상해 보겠습니다.
첫째, 큰 지진이 나야 합니다.
빌립보는 로마까지 가는 에그나티아 대로가 관통하는 로마의 중심 거점 도시입니다. 이 화려한 도시의 깊은 곳에 바울과 실라가 갇혀 있습니다. 이들이 귀신을 쫓아 주인들에게 손해를 끼쳤기 때문입니다. 우리도 손해 볼까 봐 기독교인인 것을 숨기고 주님을 가둬버립니다. 그런데 이때 갑자기 큰 지진이 일어나서 옥터가 움직이고 굳게 닫힌 모든 문이 열리며 바울과 실라뿐 아니라 모든 죄수의 매인 것이 다 풀려납니다. 여기서 쓰인 동사는 모두 수동태로, 지진은 하나님이 하셨다는 것을 뜻합니다.
지진은 감추어두었던 말씀이 내 밖으로 나오는 시간입니다. 믿는 자에게는 지진이 계속 일어납니다. 그런데 큰 지진의 사건은 멸망의 사건이 아니라 구원의 사건입니다. 지진 같은 사건을 통해 내 죄를 직면하게 되고, 가장 밑바닥의 감정들, 거절감, 인정욕구, 사랑받고 싶은 마음, 상처받은 자아, 슬픔, 두려움, 외로움, 복수심 등 해결되지 않은 감정이 드러나게 됩니다. 그리고 감옥에서 기도와 찬양을 했던 바울과 실라가 있었듯이 택자의 마음 깊은 중심에 말씀이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지진을 통해 갇혔던 감정이 풀려나게 하시고 원망했던 모든 것들을 기도와 찬미로 바뀌십니다.
말씀이 들려 해석이 되면 용서할 수 있고, 이 용서가 또한 지진이 되어 구원을 얻는 길이 열리게 됩니다. 지진을 통해 내 생각이 아닌 말씀으로 적용할 때 진정한 열림과 풀어 남이 있습니다.
둘째, 여기 있어야 합니다.
죄수들이 풀려났다고 생각한 간수는 자결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지진이 났는데 바울은 나가지 않았고, "내가 여기 있다"라고 외칩니다. 우리는 가두었던 모든 죄악이 드러나면 죽으려고 합니다.
제가 섬기는 중고등부에는 자해하는 아이들이 있는데, 깊은 내면을 들여다보면 죽으려고 하는 게 아니라 살고 싶은 것입니다. 관계의 문제, 왕따, 학업, 부모님의 문제 등 내 안에 올라오는 죄수들이 너무 많아 감당할 수 없어서 더 큰 고통으로 회피하는 것입니다. 이럴 때 우리는 “나도 그랬다. 우리가 다 여기 있다”라고 크게 소리 질러야 합니다. ‘크게 소리 지른다’라는 것은 상대가 알아들을 수 있는 언어로 들리도록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죄수의 자리, 죄인의 자리에서 외치는 바울처럼 “내가 죄인입니다.” 고백하는 자리가 “내가 여기 있다!”라고 외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외침으로 하나님은 또 한 사람이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게 하십니다.
빌립보 교회는 이 간수장과 간수들에 의해 세워집니다. 똑같은 죄인의 모습으로 머물러 “내가 여기 있습니다.” 고백할 때 하나님의 교회가 세워지고, ‘너와 네 집이 구원을 얻으리라’ 약속을 성취해 주십니다.
셋째, 다 구원을 얻습니다.
간수가 바울에게 어떻게 해야 구원받는지 물었을 때, 바울은 “주 예수를 믿으라 그리하면 너와 네 집이 구원을 받으리라”라고 합니다. 내 믿음으로 내 가족이 구원받는 게 아닌데, 바울은 왜 이렇게 말했을까요? 끝까지 내 자리를 지키며 하나님께 구할 때 내게 임한 하나님의 나라가 둘러선 내 가족에게 임하게 되고 확장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뼛속까지 죄인이기에 고난이 없으면 뛰쳐나가려 합니다. 그래서 고난은 나를 여기 머물게 하고 하나님의 나라가 확장되게 하는 최고의 비결입니다.
저는 수치가 드러나지 않게 늘 회피했습니다. 그런데 새아버지가 경제적으로 어려워지고 어머니가 치매에 걸리는 지진 같은 사건으로 어머니를 찾아뵀습니다. 그리고 처음으로 어머니와 예배드리며 많이 울었고, 이후 조금씩 제 마음에 가두었던 문들이 열리기 시작했습니다.
모든 것이 드러나고 말씀이 들릴 때 우리는 울어야 합니다. 회개해야 합니다. 어머니께 “제가 죄인입니다.” 고백하며 통곡하고, 또 아버지를 찾아가 “내가 여기 있습니다.” 고백하니 아버지께서 20주년 우리들교회 전도 축제에 오시고, 3년 뒤 어머니도 전도 축제에 오셔서 담임목사님과 사진을 찍으셨습니다.
어느 날, 어머니는 새아버지가 너무 힘들게 해서 죽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통곡하며 어머니를 책임져달라고 기도하였고, 어머니를 모시고 와서 함께 평범하게 살아보고 싶다고 담임 목사님께 말씀드렸습니다. "그럼 사역 그만두고 가서 섬기라"라는 담임 목사님의 말씀에 정신이 번쩍 들었고, 하나님께 맡기고 다른 사람의 구원을 위해 돌아보지 말고, 예수님을 좇으라고 하셨는데 그러지 못했음을 회개했습니다. 그런데 너무 놀라운 일이 일어났습니다. 권사님이신 요양보호사분이 어머니를 깨끗하게 잘 섬겨주시고, 한 번도 교회를 가지 않으셨던 새아버지께서 어머니를 모시고 예배에 참석하고 계십니다. 또한, 새아버지의 어머니 임종을 앞두고 제가 영접 기도도 하고, 장례 예배도 인도했습니다. 요즘은 아내가 어머니를 찾아뵙고 함께 새싹 큐티를 하고 있습니다.
여러분, 하나님은 망하고 깨어져 자살을 생각했던 저희 가정에 ‘너와 네 집이 구원을 받으리라’ 하신 약속을 신실하게 이루어주셨습니다. 그리고 성도님들에게 동일하게 이 말씀을 약속하시며 하나님이 역사하신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으신 것 같습니다. 전도 축제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한 사람을 위해 포기하지 않고 기도하며 사명을 감당하는 우리를 통해 하나님 나라가 확장되길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