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와이셔츠에 립스틱을 묻혀오고 휴대폰 문자메시지와 외박으로 외도 사실을 알려오던(?) 우유배달 자매의 남편이 드디어 집을 나갔다. 집을 나간 지 3주가 되었는데,우유배달을 하던 중 남편 차가 집을 향해 가는 것을 보았다고 한다. ‘이혼하자고 담판을 지으러 왔나.’ 마음이 떨리고 두려웠는데 막상 집에 가보니 남편은 가을 옷만 챙겨서 다시 나가고 없었다.
‘날씨가 추워지니 입을 옷이 없었구나’라고 생각하며 ‘아들 얼굴이라도 보고 가지’하는 서운함이 앞섰지만 아직 돌아올 때가 아니라는 하나님의 뜻임을 알고 옷장 안을 살폈다고 한다. 여름 옷은 집어넣고 남편이 즐겨입던 겨울 옷들을 꺼내 꼼꼼히 다림질을 했다. 잘 다려진 옷들을 옷걸이에 걸어 눈에 잘 띄는 곳에 걸어두었다. 자신이 없을 때라도 와서 챙겨가라는 마음의 표시였다. 지금은 아내로서 남편에게 해줄 수 있는 일이 그것뿐이라고 했다.
이름도 곱고,마음도 얼굴도 고운 우유배달 자매는 요즘 우리 교회의 큰 기도제목이자,큰 위로이다. 사도 바울은 “우리의 환난이 너희의 위로와 구원을 위함”이라고 한다. 그 위로가 역사하여 “같은 고난을 견디게 한다”고 말한다(고후1:6).
남편의 외도와 가출은 분명 견디기 힘든 환난이다. 많은 가정이 외도의 환난으로 깨지고 있다. 그런 환난 중에서도 우유배달 자매는 많은 이들에게 위로와 구원이 되고 있다. 배움이 부족하고 가진 것이 없어 사글세를 살아도 날마다 말씀 앞에서 자신의 죄를 보며 삶으로 보여주는 자매의 밝음은 같은 고난을 겪는 이들에게 엄청난 본보기와 힘이 되고 있다. 어떤 설교보다 더 큰 사랑의 메시지가 자매의 삶을 통해 선포되는 것이다.
다른 여자가 좋다고 집을 나간 남편을 생각하며 언제라도 와서 챙겨가라고 잘 보이는 곳에 겨울 옷을 걸어두는 자매의 섬김이 거울처럼 내 속을 비춘다. 예수님을 모르는 인생은 행복할 수도,기쁠 수도 없는데 가정을 버린 남편의 상한 마음을 누가 덮어줄 것인가 걱정하는 자매의 사랑이 내 자신을 돌아보게 한다.
내가 받은 위로의 빚을 갚도록 자매를 위해 기도 드린다. 더 추워지기 전에 자매의 남편이 돌아오고 그 가정이 회복되기를,자매의 모든 수고와 눈물에 하나님의 위로가 임하기를 기도 드린다. 우유배달 자매처럼 우리의 모든 환난도 다른 이들의 위로와 구원을 위해 쓰임 받기를 간절히 기도 드린다.
김양재(우리들교회 담임목사·큐티선교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