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안에 사랑하는 동역자님들께,
동역자님들 모두 은혜 가운데 부활 주일 잘 보내셨지요? 우리의 삶이 항상 예수님의 십자가와 부활의 은혜로 충만한 삶이기를 소망합니다.
3월 한 달을 돌아보니 저에게는 특별히 교제의 은혜를 많이 허락해주신 복된 시간이었습니다. 어느덧 캄보디아에 온지가 만 5년이 되었는데, 아마도 지난 시간들을 돌아보며 주님께 감사하는 시간을 가지라고 특별한 시간들을 허락해주신 것 같습니다. 월초에는 한국에서 온 의대생들과 진료실에서 짧게나마 교제를 할 수 있었고, 중순 경에는 헤브론병원 설립자이신 김우정 선교사님과 오랜만에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으며, 월말에는 작년 초 선교사 수련회에서 '선교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는 뼈를 때리는 말씀으로 저의 영혼을 각성케 해주셨던 태국의 Y선교사님과 만나 25년간 선교지에서 모든 것을 드려 살아가고 계시는 노장 선교사님의 은혜로운 간증들을 듣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제가 2017년 말에 사직을 하고 섬길 선교지를 찾아 캄보디아에 와서 한달 동안 헤브론병원에서 정신 없이 바쁘게 진료를 하다가 떠날 때가 되었을 때, 김우정 선교사님이 부르셔서 한두 시간 정도를 대화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그때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은 '헤브론병원에서 섬기면서 가장 기쁘고 행복했던 것은, 제일 앞에서 가장 분명하게 하나님의 일하심을 볼 수 있는 것이었다.'라는 말씀이었습니다. 당시에 저의 가장 큰 선교의 동기가 바로 한 번 뿐인 인생인데 하나님의 살아계심과 앞서 행하심을 더 분명하게 더 깊이 경험하고 싶다.는 것이었기 때문에, 김우정 선교사님의 고백을 들으면서 나도 정말 그런 하나님을 경험하고 싶다.는 갈망이 컸습니다. 그 후 하나님께서는 제게 현지 의사들을 향한 마음을 주셔서 이렇게 캄보디아에 와서 만 5년이라는 시간을 은혜 가운데 지내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저희 가정의 믿음의 크기가 작음을 아시기에, 그에 맞는 환경과 공급들로 인도하여 주셨지만, 제 안에는 여전히 하나님의 임재와 앞서 행하심을 더 분명하게 보고 싶은 목마름이 있습니다. 제 눈이 가리워지고 귀가 닫히고 마음이 어두워서인지, 헤브론병원에서 하나님께서 일하시는 것을 제대로 보고 듣고 깨닫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김우정 선교사님은 지난 헤브론 사역을 돌아볼 때, 모든 일들을 성급하게 결정하거나 처리하지 않고 인내하며 기도하고 기다릴 때, 하나님께서 일을 해결하시는 경험들을 숱하게 하며 지금까지 오신 것이라고 하셨는데, 이 말씀이 병원에 대한 걱정만 많고 조급한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는 제게 너무나도 필요한 말씀으로 다가왔습니다. 지금도 병원에 여러가지 문제와 과제들이 산적해있지만, 이것들을 하나님께 기도하며 하나님이 어떻게 인도하시고 해결해주실지 기대하며 인내함으로 잘 이겨내길 소망합니다.
그리고 태국의 Y선교사님과의 교제는 한편으로는 절망감을 다른 한편으로는 선교사로서 기도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금 깨닫고 소망하게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절망감은 나는 Y선교사님처럼 헌신적인 삶을 살지 못하는 사람인데...라는 열등감에서 오는 것이었습니다. 선교단체 퇴직금까지도 현지 교회 건축에 다 드리시고, 본인 건강에 암이라는 적신호가 켜졌음에도 현지 사역자 건강 문제가 발생하자 본인 몸을 돌보기보다 먼저 현지 사역자를 돌보시는 삶은, 다시 태어나도 저는 그렇게 못할 것 같습니다라는 고백을 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너무나도 헌신적인 삶이었습니다. 무엇이 이런 헌신적인 삶을 가능케 했을까 자문해보면, 답은 한가지, 그만큼 하나님의 큰 사랑을 알고 경험했기 때문이라는 결론에 이르게 됩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유명한 말도 있지만, 성도인 우리에게는 하나님의 사랑을 아는 만큼, 딱 그만큼 다른 이들을 사랑하며 살아갈 수 있고, 딱 그만큼 헌신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저와 동역자님들 모두 크고 깊고 넓은 하나님의 사랑을 더 알고 경험하여, 그로 인해 우리의 삶을 다른 이들에게 더 많이 나누어줄 수 있는 복된 자들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한 가지 더 나누고 싶은 이야기는, 고령의 L교수님의 방문에 대한 것입니다. L교수님은 과거에 헤브론병원에 방문해서 며칠간 의료봉사를 하신 적이 있었는데, 시간 관계 상 환자분 수술 후 봉합사 제거도 못 해주고 돌아가게 되어 마음이 편치가 않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언젠가 꼭 다시 와서 환자들을 돕고자 하는 귀한 마음을 가지고 계셨는데, 이번에 기회가 되어 한달 정도 섬기러 오셨습니다. 그런데 캄보디아에 도착해서 직접 뵈니 생각보다 건강상태가 좋지 않으셨고 수술을 집도할 수 있는 정도의 컨디션이 안되셔서, 오신지 삼 일만에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셔야 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봉사자 신청을 받을 때 추가적으로 확인해야 되는 부분들에 대해서 배우는 시간이 되기도 했지만, 전혀 생각지 못했던 하나님의 뜻과 마음도 발견하게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아무 섬김도 못했고 오히려 다른 사람들에게도 다소의 부담이 되었던 방문이었지만 하나님께서는 그 마음과 그 발걸음 자체를 기쁘게 받으셨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제대로 환자도 못보고 폐만 끼치고 돌아간다며 많이 아쉬워하시고 미안해하시는 L교수님께 이 하나님의 마음을 나누고 배웅해 드리면서, 어떤 상황 속에서도 주님의 마음과 뜻을 먼저 묻고 의뢰하는 삶을 살아가야 함을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저와 동역자님들의 눈과 마음이 예수님을 닮은 눈과 마음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수아와 영찬이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 다만 항상 노출되어 있는 건강과 안전에 대한 문제와, 학년이 올라가 컴퓨터 사용이 늘수록 유튜브와 게임에 노출되는 시간도 늘어나는 모습을 볼 때 걱정이 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주 안에서 절제함을 배울 수 있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아내는 지난 연말에서 올 초에 걸쳐 큰 상실감을 겪는 사건 이후로 영육간의 침체기에 있다가 이제 조금 회복을 시작하였습니다. 그런데 아내 왈, 그 회복의 원동력이 기도와 말씀이 아닌, 제가 올 3월부터 설거지(결혼 15년 만에)를 시작했다는 것이라고 합니다. 제가 처음으로 설거지를 시작했을 때, 아내는 한 3일 가겠나 하였지만 놀랍게도 한 달 동안 지속되고 있습니다. 제가 아내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계속해서 손과 발을 움직이는 적용을 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한국에 남아있는 가족들의 건강과 신앙 성장, 믿지 않는 가족들의 구원, 중국 주재원 생활을 하고 있는 처제가 한인교회에 연결될 수 있도록 위해서도 계속 기도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사랑을 담아,
이치훈, 정주영, 수아, 영찬 드림
<기도제목>
1. 병원에 산적한 문제들을 성급하게 결정하기 보다는, 인내함으로 기도하며 기대하며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받을 수 있도록
2. 태국 Y선교사님처럼 하나님의 크신 사랑을 더 깊이 알고 경험함으로, 다른 이들을 사랑하고 우리의 삶을 내어주는 헌신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3. 헤브론병원에서 봉사를 하지 못하고 귀국하신 성형외과 L교수님을 주님께서 위로해 주시고, 우리가 겉으로 보여지는 것만으로 판단하기 보다는 어떤 상황 속에서도 주님의 마음과 뜻을 먼저 묻고 의뢰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4. 자녀들의 건강과 안전을 지켜 주시고, 주님의 은혜 가운데 게임과 유튜브를 절제하는 것을 배울 수 있도록
5. 아내가 영육간의 침체기를 잘 지나갈 수 있도록 인도하여 주시고, 제가 손과 발이 가는 적용으로 아내를 잘 도울 수 있도록
6. 한국에 남아있는 가족들의 건강과 신앙 성장, 믿지 않는 가족들의 구원, 그리고 중국 주재원 생활을 하고 있는 처제가 한인교회에 잘 연결될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