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소식을 전합니다. 올 여름내 잦은 폭우와 무더위 가운데 건강하게 잘 지내셨는지요? 이곳 알바니아는 예년에 비해 많이 덥지 않아 비교적 수월하게 여름을 지낼 수 있어 감사했는데, 9월에 들어서면서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는군요. 더 자주 소식을 전해드리지 못해 죄송한 마음으로 지난 3개월 동안 저희 삶과 사역 가운데 있었던 이야기들을 짧게나마 함께 나누고 기도부탁을 드리고자 합니다.
우리는 알바니아의 파수꾼(?)
저희 팀 리더인 김용기 선교사님 가정이 지난 6년간의 3기 사역을 마치고, 6월부터 3개월간 안식월을 갖기 위해 한국을 방문하였습니다. 저희 가정은 처음으로 선임 선교사님을 대신하여 예배가 온전히 드려지도록 교회를 돌보고 지체들을 격려하는 책임을 맡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많이 긴장하고 지체들 몇몇과 돌아가며 주일 설교를 준비하느라 애를 많이 썼는데, 여름동안 신실하게 예배의 자리를 지키고 자신들의 역할을 감당해준 지체들 덕분에 큰 어려움 없이 감당할 수 있어 감사합니다. 지난 9월 6일에 다시 알바니아로 돌아오신 김 선교사님 가정을 반가운 얼굴로 맞았습니다. 김 선교사님 가정이 하나님이 주신 힘과 은혜로 이곳에서의 사역을 계속해서 힘 있게 잘 감당하시도록, 쉬프레사 교회가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예배자의 모임으로, 알바니아를 변화시키는 은혜의 통로로 아름답게 쓰임 받을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팔커마을 아이들과 여름나기
지난 5월 파송교회 목사님과 성도님들의 방문, 그리고 연이어 미국에서 온 한 신학교 동기 가족의 방문 후 팔커에는 토요일마다 한동안 저희 부부가 감당하기 벅찰 만큼 많은 아이들이 모였습니다. 보통은 남자 아이들만 나와서 노는데 여자아이들과 어린아이들까지 합세하여 동네를 떠들썩하게 만들었습니다. 처음엔 여름 방학동안 한 가정이 오픈되어 컴퓨터 교실을 열 수 있게 되기를 기대했었는데, 그 일이 뜻대로 잘 이루어지지 않아 좀 낙심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토요일 오후마다 꾸준히 마을을 방문하면서 아이들의 필요가 무엇일까 고민하며 그때마다 주님의 인도와 도우심을 구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예배 형식을 갖춘 모임을 시작하진 못했지만, 여름동안 여러 차례 청소년 아이들과 바닷가와 수영장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며 관계를 쌓고, 방학을 무료하게 보내는 어린 아이들을 위해 재미있는 놀이들을 가르쳐주고, 기회가 되는 대로 가정 방문을 통해 부모들과 교제하며 저희들이 크리스천으로서 어떤 동기로 마을을 방문하고 아이들을 만나는지 조금씩 알릴 수 있게 하신 것이 감사합니다. 계속해서 저희들이 사랑의 동기와 겸손의 태도로 이들을 섬기며 하나님 나라를 드러내는 자들이 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길고 힘든 여름을 보내며
이곳은 한국보다 여름 방학이 한 달 정도 더 길기 때문에 자녀들과 함께 하루 종일 시간을 보내는 것이 참 힘든 일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방학이 한글 공부를 보충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에 몇 가지 해야 할 공부를 정하고 잘 마친 사람은 스티커를 붙여주었습니다. 그리고 형석이는 매일 냉장고에 물병 넣기와 얼음 얼리기,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형민이는 바닥에 널려있는 종이 줍기, 신발 정리 등 미션 수행도 열심히 했습니다. 그래도 방학 중 제일 신나는 것은 물놀이인 것 같습니다. 아이들 모두 피부가 커피색이 되도록 까맣게 탔습니다. 막내 형범이는 엄마 팔에 안겨 동네 가게에 가서 과자나 사탕을 얻어먹는 것이 하루 중 제일 신나는 일과였습니다. 형범이가 지나가는 사람들마다 손을 흔들고 인사를 하는 덕분에 동네 사람들과도 많이 친해졌습니다. 앞집 과일가게 싸이밀 부부는 형범이를 볼 때마다 아예 한국말로 “범아, 이리와!” 하고 부릅니다.
싸이밀 가족은 지난 겨울부터 저희 집 앞에서 과일가게를 하고 있는데 장사가 잘 되도록 조언도 해주고 친구가 되려고 애쓰고 있는 사람입니다. 여름 내내 휴가도 없이 가게를 지키는 이들을 볼 때마다, 너무나 적은 임금을 받으며 생활하는 지체들을 볼 때나, 알바니아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하지만 일자리가 없어 힘들어 하는 이웃들을 볼 때마다 선교사 이전에 어떻게 하면 복음에 합당한 이웃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 많이 고민한 여름이기도 했습니다.
게다가 지난 8월 한 달간은 라마잔 기간이었습니다. 이 기간 동안 무슬림들은 아침에 해가 뜰 때부터 해가 질 때까지 아무 것도 먹지 않고 예배와 기도에 집중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인구의 70%를 차지하는 이곳 무슬림들 중에 명목적인 무슬림들이 많다고 하지만 팔커에서나 개인적으로 만나는 사람들 중에 신실하게 라마잔을 지키는 사람들을 보면서 마음에 부담감이 많이 느껴졌습니다. 알바니아에서 도시화가 된 곳에서는 복음을 공개적으로 전하는 것이 어렵지 않지만 아직도 무슬림 공동체를 이루고 사는 도시 내 여러 지역이나 시골에서는 복음을 전하는 것이 쉽지 않은데, 팔커도 그런 지역 중의 하나입니다. 이번 라마잔 기간을 보내면서 무슬림에 대한 이해와 무슬림 선교를 위한 고민들을 할 수 있었던 것이 감사합니다. 계속해서 이 곳 알바니아 무슬림들을 위한 지속적인 연구와 효과적인 선교의 전략들이 세워지고, 이를 위한 귀한 동역이 일어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제 얼마 후면 저희 가정이 알바니아에 들어온 지 만 3년이 됩니다. 그동안 저희를 위해 신실하게 기도와 물질로 섬겨주신 여러 분들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아직 배우고 다듬어야 할 것이 많은데 사역을 생각하면 때때로 성급한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저희가 남아있는 첫 사역기간 동안 언어에 계속 진보할 수 있도록, 이곳 사람들과 더 깊이 마음을 나누는 좋은 친구가 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럼, 환절기에 건강에 유의하시길 빕니다. 감사합니다.
2011. 9. 15
티라나에서 나무가족(동윤/인혜/형석/형민/형범) 드림
* 기도 제목
1. 하나님과의 관계에 대한 우선순위를 놓치지 않도록
2. 마지막 남은 사역기간 동안 지속적인 언어의 진보가 있도록
(사역언어를 잘 준비할 수 있도록)
3. 팔커 마을을 향한 하나님의 계획을 분명히 깨닫고, 새 학기에 아이들을 위한 모임을 새 롭게 잘 구성해 나갈 수 있도록/ 저희 가정과 함께 마을을 방문하는 키다 자매를 위해
4. 주중에 복음에 열려있는 지역을 꾸준히 방문해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전도할 수 있도록
5. 안식월을 마치고 4기 사역을 시작하시는 김용기 선교사님 가정과 쉬프레사 교회를 위해
6. 알바니아 무슬림들을 위한 지속적인 연구와 선교를 위한 동역들이 이루어지도록
7. 내년 하반기에 첫 텀을 끝내고 귀국할 예정인데, 가족이 1년간 머무를 수 있는 적절한
안식관을 수원에서 얻을 수 있도록 기도해 주세요.
* E-메일: edongyoon@gmail.com (이동윤) / shpresaina@gmail.com (정인혜) * 현지주소: AEP #11 K.P.119 Tirana, Albania / * 현지 연락처: 001-355-69-401-9662(핸드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