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은 깊어 하늘은 청명한데 정신은 초롱초롱 눈은 말똥말똥...
심령이 가난한 자는 천국을 누린다 하시니
한송이 들꽃에서 천국을 볼까
사경쯤 산이 달을 토하였는데
저 달속에 동화같은 천국을 누릴까
먼지 묻은 상자에서 본디 거울을 꺼낸 듯
달님은 태고적 상자안에 담긴 거울이었나!
저 하늘 달을 보며 한점 부끄러움이 없기를...
그러나 본디 허물 많은 인생길...
덮어주신 하나님의 옷자락이 아니라면
토끼처럼 제머리 학처럼 희다 의심을 할뿐이다
달
두보
사경쯤에 산이 달을 토하여
남은 밤에 물은 누각을 비춘다
먼지 묻은 상자에서 본디 거울을 꺼낸 듯하고
바람 부는 발이 절로 갈고리에 걸린 듯하다
토끼는 제 머리 학처럼 희다 의심하고
달빛 또한 담비처럼 따습고 풍성함을 생각나게 한다
항아는 어쩌면 의지할 곳이 없을뗀데...
찬 기운이 쓸쓸한 이 가을 어찌 보낼는지
내 딸 항아야...
그리운 딸 항아야...
쓸쓸한 가을날 너 그렇게 떠나보내고 엄마는 눈물이 마를 날이 없었구나...
토끼도 아닌데 머리는 새하예져
진짜 토끼인생이 되어버렸단다...
내 딸 항아는 또 다른 나의 이름...
그 시절 주님은
재는 어쩌면 나를 의지도 하지 않는지...
그러고도 찬기운이 쓸쓸한 이 가을 어찌 보낼는지...
달가운데 나를 보며 애통히 눈물지으셨을 일이다...
다시 그만큼의 시간이 조금 더 흐르고...
잃어버린 시간들이 말씀으로 재창조되는 현장에서
그래도 살아보려 헐떡이는 숨을 내몰아쉬며
바위틈 은밀한 곳에 숨던 토끼는 이제 없다
빛으로
생명으로
새로운 땅 남미는 나에게 우주의 중심이 된다
밤 하늘 달님은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는가
심령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저희 것이다
나를 위하여 산은 달을 토하고
나는 그 달위에 자유의 깃발을 꽂는다
여기가 우주의 중심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