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219 (토) 싸인?
(전도서 10:12-20)
목장을 인도하던 어느 날,
한참을 나눔을 하고 있는데, 반대편에 앉은 아내가 검지 손가락을 세워서 자신의 입술에 대는 것을 보았습니다. 순간, 하던 말을 ‘급 스톱’하며 마무리 하였습니다.
속으로 ‘왜지? 내가 별로 말도 많이 하지않고, 이상한 말도 안했는데...’
하여간 말은 들어야 합니다. 아내의 말이니까요. 주권자의 분을 살 필요는 없습니다....
목원 살리려다, 내가 죽을 필요는 없습니다. 아직 살 목숨이 긴데....
목장이 끝나자마자, 물었습니다.
‘왜 그랬어? 뭐 내가 잘못했어?’
‘뭐가?’
‘아니, 아까 도중에, 나보고 말 그만하라고 싸인을 보냈잖아?’
‘언제?’
‘아까.... 입술에 이렇게 손을 대고 싸인을 줬잖아? 안그랬어?’
‘안그랬는데... 그냥 나, 입술 뜯은 건데....’
아뿔싸... 한참을 웃었습니다.
그리고 그날, 한사람은 왠지 으쓱하고, 한사람은 왠지 머쓱했습니다.
그렇지만, 그날 목자는 아마도 말을 적게 했을 겁니다. 그리고... 지혜자였을 겁니다.
이제는,
목장에서 아내와 마주 앉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바로 옆에 앉는 것은 더 안좋습니다. 손과 발의 터치가 싸인이 될까봐...
그런데,
이상하게도 옛날의 그 때가 더 안심이 되기는 합니다.
아마도 저의 우매함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겠지요.
우매함을 막는 장치...
아내일수도, 딸일수도, 목장일수도, 목사님일수도, 환자일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큐티인 것 같습니다.
식당의 메뉴가 너무 많으면 맛집이 아닐 가능성 높습니다.
하물며...
목장에서도 혼자 너무 말을 많이 하면 매력이 없습니다.
그 매력을 지키기가 참 쉽지 않습니다.
상대에게 말을 하는 것도 용기가 필요하지만, 할 말을 참는 것은 더 큰 용기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말을 많이 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우매함에서 벗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아직도 사람이야기, 사건이야기, 소문에 관심이 가는 저를 봅니다. 그리고 여전히 말이 많습니다. 더 줄여야 겠습니다. 당장, 목원에게도, 딸에게도, 제자에게도, 직원에게도...
적용) 오늘 딸에게 잔소리하지 않겠습니다. 방 청소하라고. 대신 솔선수범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