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2월 11일 금요일
다니엘 8:1-14
“네가 하라”
다니엘은 벨사살 왕 삼년에 두 번째 환상을 보았습니다. 그 꿈을 묵상하면서 저에게도 꿈을 주세요. 뜬금없는 기도를 하였습니다.
어제 피곤한 탓에 일찍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새벽에 눈을 뜨고 보니 3시였습니다. 보통 4시에 일어나는데 일찍 잔만큼 딱 한 시간 먼저 일어나게 된 거죠. 이것도 직업병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쯤 되면 제 직업이 궁금하실 텐데요. 저는 서울영동교회에서 26년간 관리인으로 섬기고 있는 이길우 집사입니다.
기도할 요량으로 일찍 집 문을 나섰습니다. 어제 비가 내린 탓인지 상큼한 공기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새벽 세시, 교회 앞에는 소위 삐끼라는 청년들이 진을 치고 있었습니다. 인근에 있는 술집에 아가씨들을 공급하기 위해서이죠. 세상의 쾌락으로 인도하기 위해 저처럼 불철주야 애쓰는데 ‘영원한 생명’으로 인도하는 일을 위해 교회가 정말 깨어 있어야함을 배웁니다.
그들이 버리고 간 잡다한 쓰레기들이 교회 주변에 늘 어질러져 있습니다. 청소가 제 주 업무 이다보니 짜증날 법도 한데 오늘은 내게 일감을 주는 구나 편히 마음먹게 되더군요. 쓰레기를 쓸어 분리수거 통에 담으면서 문득 주님의 음성이 들렸습니다.
알곡과 가라지 이야기입니다.
“주인이 이르되 가만 두라 가라지를 뽑다가 곡식까지 뽑을까 염려 하노라 둘 다 추수 때까지 함께 자라게 두라 추수 때에 내가 추수꾼들에게 말하기를 가라지는 먼저 거두어 불사르게 단으로 묶고 곡식은 모아 내 곳간에 넣으라 하리라” 마태복음 13:29-30
요즘 분리수거는 필수입니다. 일반쓰레기는 소각장으로 가고 재생 가능한 것들은 새로운 자원으로 활용된다고 합니다.
저는 오늘 그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알곡과 가라지를 고르는 일을 말이죠. 쓰레기를 주우면서 떠오르는 질문이 있었습니다.
‘너는 알곡이냐 아니면 가라지냐?’
요즘 젊은이들이 가슴이 내려앉을 때, ‘심쿵’이라는 신조어를 쓰는데 제 가슴이 그랬습니다. 하나님께서 정말 쓰레기 같은 저를 불러서 ‘하나님의 자녀’되게 하셨는데 제 삶은 예전 그대로 쓰레기처럼 살아가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았습니다. 많이 속상했습니다.
문을 열고 강단에 무릎을 꿇었습니다. 잡다한 생각이 지나갔습니다. 교회의 부흥을 생각하고 나라의 앞날을 염려했습니다. 전도하지 않는 교회, 기도하지 않는 교회. 등 따습고 배부르니까 일용할 양식을 구하지 않는 시대, 등 등 많은 생각이 지나갔습니다.
그런데 한편에서 책망하시는 주님의 음성이 들렸습니다. 네가 지금 교회부흥을 말했느냐? 네가 전도하지 않으면서 교회부흥을 이야기할 군번이냐 따지시면서 물으셨습니다. 네가 기도하지 않으면서 나라를 염려한다고 하느냐?
이 조국의 현실은 네게 달려있다. 교회 부흥 역시 네 손에 달려있다.
네가 하라.
엄중한 책망을 들으면서 고개를 숙였습니다.
나라가 망하고 포로로 잡혀와 60년 동안 고향 땅을 바라보며 기도하였던 다니엘에게, 오늘 하나님께서 찾아오셨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일어날 일들을 그림언어로 먼저 보여주셨습니다. 강대한 세력에 의해서 성소가 유린되고 주의 백성들이 환난을 당하게 됩니다. 그를 수산궁으로 데려갑니다. 이것은 앞으로 세워질 바사 왕국의 수도였습니다. 시와 공간을 초월해서 다니엘에게 꿈을 그리게 하십니다.
지금은 아무런 소망이 없는 듯 보이지만 역사의 주인이신 하나님 자신을 폭로하신 것입니다. 조금만 나를 믿고 더 기다리라. 그러면 세상 모든 나라의 문을 닫고 ‘영원한 나라’ 하나님 나라의 건국을 선포하시겠다는 희망의 메시지였습니다.
오늘 쓰레기 속에서 제게 보여주신 작은 환상을 통해 깨닫습니다. 남은 생애 일분일초도 헛되이 써서는 안 되겠구나 마음속으로 다짐하며 하루를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