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6월 26일 금요일
사도행전 21:27-36
“우려가 현실로”
오순절 중에 아시아에서 온 유대인들이 바울을 보자 군중들을 선동했다. 정결의식을 통해 유대 그리스도인들의 반발을 막으려했던 예루살렘교회 지도자들의 계획이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복병을 만난 것이다. 그들의 일방적인 주장과 선동에 의해서 바울이 위기에 처했다. 그토록 제자들이 만류했던 우려가 현실이 된 것이다.
유대교 신자들이 그동안 공공의 적으로 여겼던 바울이 눈앞에 나타나자 거리낄 것이 없었다.
“외치되 이스라엘 사람들아 도우라 이 사람은 각 처에서 우리 백성과 율법과 이곳을 비방하여 모든 사람을 가르치는 그 자인데 또 헬라인을 데리고 성전에 들어가서 이 거룩한 곳을 더럽혔다 하니” 사도행전 21:28
그동안 복음의 현장에서 수많은 구타와 죽을 고비를 넘겨왔으나 이제는 더 이상 피할 곳이 없는 막다른 길에 몰리게 되었다.
바울을 성전에서 끌어내자 성문이 닫혔다. 성전 안에서는 살인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미문이 닫히자 폭력을 즉시 실행에 옮겼다. 수많은 군중들이 모여들었다.
소요가 일어난 것으로 판단한 로마의 공권력이 동원되었다. 얼마나 급박했으면 천부장이 대대병력을 이끌고 달려왔다고 했다. 당장 바울을 죽이려고 치를 떨며 구타를 멈추지 않았다.
성난 유대군중들이 로마의 천부장과 백부장이 병사들과 함께 나타나자 그제야 치기를 멈추었다. 백주에 살인을 서슴지 않으려했던 유대군중들이었다. 그들은 목소리를 높였다. 이말 저말로 바울을 고발하였다. 전후 사정을 듣는 과정에서 일관되지 않은 증언들이 속출하자 일단 두 쇠사슬로 결박해 바울을 연행하게 했다.
바울이 층계에 이르렀을 때, 폭행이 그치지 않자 병사들이 바울을 둘러메고 진영으로 들어가게 된다. 당시 성난 군중들의 소요가 얼마나 극심했는지를 보여준다. 참으로 생명이 경각에 달린 위급한 상황이었다.
동족으로부터는 심한 구타를 받았으나 오히려 이방인의 공권력의 보호를 받게 된다. 구속사적 관점에서 보면 자신의 직분에 충실했던 천부장이 복음이 로마로 흘러가는 통로가 된 것이다.
“이는 백성의 무리가 그를 없이하자고 외치며 따라 감이러라.” 사도행전 21:36
바울은 날아오는 주먹과 돌을 맞았다. 자신을 죽이라고 외치는 소리를 들으면서 그는 골고다를 향하여 걸어가셨던 주님을 기억했을 것이다.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외쳤던 자신의 목소리가 메아리처럼 들려왔다. 저들의 모습 속에서 스데반을 향하여 증오의 돌을 던졌던 자신이 보였다.
이천년의 세월이 눈앞에 다가온 듯 생생하다. 쇠사슬에 묶인 바울 앞에 선다.
“이렇게까지 해야만 하셨습니까?”
얼마든지 피할 수 있었던 길이었다.
바울의 고초를 보면서 눈물이 고인다. 십자가에 달리셔서 나를 구원하신 주님께서는 여전히 고난의 현장에 언제나 함께 하고 계신다. 그야말로 세상말로 한주먹거리도 안 되는 인생들을 향해서 바울과 함께 서계신 끝 모르는 하나님의 사랑을 보며 하루를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