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호흡기 증후군(메르스)로 인해 모든 목장들과 모임이 취소가 되니 막상 아무것도 할 것이 없어진 것만 같습니다.
매 주일을 기다리며 제대로 하는 것 없어도 마음으로 분주히 내일을 기약하고, 중등부, 본 예배, 목원의 생일축하, 초원모임, 청소당번으로 바빠야 할 주일인데 내일은 공예배만 있을 시간이기에 처음엔 섭섭하면서도 휴식을 주신다는 안일한 생각을 했습니다.
메르스로 정신없이 바쁜 직장 일을 마치고 남편과 야외 테이블이 있는 식당에서 외식을 하며 일상의 열을 식히고 집에 돌아와 거실 창문 달 빛 아래 서서 목장예배가 없는 저를 묵상해보았습니다.
목장이 없으니 그 시간에 뭐하지?
목요일 우리 집에서 있을 부부목장이 취소되어 남편과 또 외식을 하였습니다.
12시를 넘겨 끝나는 목장이었을 시간이어서 그런지 왠지 12시가 넘도록 잠이 안 왔습니다.
갈 곳이 없는 우주의 미아가 된 기분이 드는 것은 왜 인지~
목장을 준비할 일도 없고, 답이 없는 중딩들과 씨름할 일도 없고, 긴 목장의 나눔들에 에너지를 쏟을 일도 없으니 그저 생각하는 것이....
뭐 먹지?
뭐 볼까?
어떻게 몸을 편안케 할까?
어디를 가볼까?
하는 생각들만 잔뜩 들었습니다.
주어진 시간 앞에서 떠오르는 내 생각들을 물끄러미 바라보면서 내가 정말 하나님 앞에 내 삶을 드린 적이 있었던 걸까?
섬김도 내 열심이었다고 회개한 그것조차도 내 것이었던가? 하는 의문이 들면서....
지금까지의 모든 일은 하나님의 손이 홀로 하신 것임을 비행기를 띄워놓은 듯 보게 되었습니다.
나는 그저 먹고 자는 살덩이 뿐이었구나.....
하나님 없이는 그저......그냥 먹을 거, 자는 거, 노는 것만 고민하며 육신의 안일함만을 기대하다가 의미 없이 가버릴 살덩이 뿐이었음을 깨달으면서
나 자체로서 주님께 드리는 시간이 얼마나 있었던가~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주님과 시간을 보내기 위한 ‘나 부인’의 십자가를 진 적이 있었던가?
아침에 일어나서 주님을 먼저 만나는 일이 몇 번인가 되었던가?
주님 앞에 좋은 것을 택한 마리아처럼 주 앞에 머무는 시간이 얼마나 있었던가?
내 의지를 드려서 내 육신을 거스려 드려 본 시간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주님이 좋아서, 감사해서, 말씀이 궁금해서, 사건이 와서, 누군가의 사건을 대신 해석해 주려고 큐티하고 기도를 드리는 일들이 일상처럼 되었지만....
주님과의 둘만의 시간을 위한 육신을 거스르는 ‘나 부인의 십자가’는 없었다는 결론을 내어봅니다.
십자가를 지지 않는 큐티와 나를 부인함이 없는 시간을 겨우 찾아내서, 그저 하는 척하는 저였음을 낯선 휴식의 시간에 발견을 하니 주님 앞에 죄송함에 슬픔이 몰려왔습니다.
그런데 오늘 그저 살덩이에 불과한 저에게 예수님이 오셨다고 소식을 전해 주십니다.
뭔가 역할은 있지만 누가 사가지도 않을 낡은 구유 같은 비천한 그저 살덩이 뿐인 이 육신에 구원의 큰 기쁨의 좋은 소식을 주시려고 주님이 오셨다고 하십니다.
내 백성을 죄에서 구원하시려고 오셔서 ‘내 백성’이라고 불러주시네요...
갚을 수도, 감당 할 수도 없는 긍휼의 은혜 없이는 먹고 자는 것 밖에 생각할 줄 모르는 살덩이뿐인 저에게 이제는 표적이 되어야 한다는 소식을 전하시려고 어제 달빛아래 서게 하셨나봅니다.
맘대로 말하고, 맘대로 육체를 위한 시간을 확보하며, 시간낭비를 함부로 하던 저에게 오늘말씀으로 다시 일어나라고 깨우시는 것 같습니다.
이제는 주님 앞에 기꺼이 머무는 육신의 안일함에 대한 ‘나 부인의 십자가’를 지어보라고 하시는 것 같습니다.
매일하는 큐티와 기도인 것 같아도, 주님 앞에 매 번 같은 사랑과 충성이 아니었음을 고백하면서 주님과 함께 하는 고요한 시간을 드리기를 결단해봅니다.
주님, 매일 바쁜 분주한 사람으로서 나쁜 크리스챤으로 살았음을 고백합니다. 주님과 상관없이 열심히만 살았을 뿐임을 회개합니다. 그런 일상의 뒤에는 스스로 보상하며 오랜 시간을 침대에 누워 시간을 낭비하고, 먹을 것을 찾아내느라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고, 눈을 만족시키고, 육신의 소욕을 채우려고 기웃 거리는 것으로 시간을 사는 살덩어리에 지나지 않았음을 고백합니다.
그렇게 내버려두어도 할 말이 없을 하찮은 살덩어리에 주님의 큰 기쁨의 좋은 소식을 가져오셔서 주님이 오신 표적이 되라고 하시니 정말 그렇게 되는 삶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육신의 소욕을 거스려 나를 부인하는 예배를 드리는 진짜 십자가를 지게 하여 주시옵소서.
그 곳에서 날마다 주님을 만나기를 소원합니다. 살덩이 뿐인 비천한 구유 안에 주님이 오신 진짜 표적이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나의 구원자 되시는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