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27:14 한마디도 대답하지 아니하시니 총독이 크게 놀라워하더라
마27:24 …도리어 민란이 나려는 것을 보고…나는 무죄하니 너희가 당하라
대제사장과 장로들 앞에서도, 총독 앞에서도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서만 짧게 답하시고 침묵을 보이십니다. 빌라도가 크게 놀란 이유... 이방인인 빌라도가 보기에도 억지스럽고 억울한 상황인데, 스스로를 변호하지 않으시는 예수님이 놀라웠겠습니다. 억울한 일을 누군가 알아주지 않아 힘들어하고, 아닌 척 하면서 은연 중에 상대의 잘못을 드러내며 억울함을 표현하는 나로서는, 이 장면이 답답했습니다. 무슨 말이라도 좀 하시지…
말로 변호를 했으면 지혜의 예수님이 왜 못 풀려나셨겠냐 마는, 구원을 위해서 당해야 할 일이 있는 것 같습니다. 예수님께서 피하고 싶었지만 감당하셨던 그 잔을 침묵으로 받으셨습니다. 논리적이지 않은 억지에 대해서는 거의 못 참아주는 나에게도 가끔 이런 일들이 일어납니다. 우연은 없다고, 이것을 나의 영적 훈련임을 알고 잘 당해야겠습니다.
개인적으로 빌라도를 볼 때, 배울 만큼 배워서 학식도 있고 교양도 있고 능력도 있는 자라는 이미지가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 말씀을 보며 지난 말씀을 생각해보니 대제사장 무리들과 빌라도가 똑같습니다. 대제사장과 장로들이 가룟 유다에게 ‘우리와 상관 없으니 네가 당하라’고 한 것처럼, 빌라도도 무리에게 ‘나는 무죄하니 너희가 당하라’고 했습니다.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 민란으로 인해 자신의 입지가 흔들릴까 두려워한 것도 대제사장 무리와 똑같습니다. 전혀 배경이 다른 자들이었지만, 영적으로 그들은 같은 부류입니다.
나도 그들과 같은 부류입니다. 인정 받기 위해 사람들의 평판을 신경 쓰고, 내 자리를 지키고 싶고, 내가 책임에서 벗어나기 위해 네가 책임지라고 했던 회사에서의 나의 모습이 그들과 하나 다를 것이 없습니다. 회사에서 있었던 일련의 사건들이 오늘 말씀을 보면서 해석이 됩니다. 내가 대제사장이었고 내가 빌라도였습니다. 이 말씀을 통해서 나의 상황을 보게 하심이 감사합니다. 책임을 미루지 않고, 당할 것은 잘 당하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적용해서 예수님을 죽이라고 넘겨주는 빌라도가 되지 않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