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찍이/ 큐티나눔 시
141020
자신만은 결코
주님을 배반치 않으리라
자신하던 베드로
주님따라
가야바의 뜰 안까지
멀찍이 뒤를 쫒아갔네
한 발은 세상 밖에 두고
한 박자 느리게 내딛으며
여차하면 돌아서리라
거짓 증인과
대제사장과
정함 없는 인생들이
주먹으로 때리고
손바닥으로 치고
귀한 얼굴에 침 뱉어도
침묵으로
십자가 그 사랑
그 인내를 이루어 가신 주님
그 때 그 자리에
나 있지 않았어도
그 베드로 가야바는 아니어도
언제든
기회 되고 틈만 나면
세상으로 달려가고자 하는
이 못난 저는
얼마나 또 주님 얼굴에
침을 뱉고 있는지요
오늘 내 자리에서 짓고 있는
내 죄 때문에
대신 가신 그 길을 생각해봅니다
오 주여
이 죄인을 용서 하옵소서
이 몹쓸 결핍과 상처와 중독 속에서
아직도 죄 냄새 진동하는
문둥병자와 절름발이로
신음하며 온갖 더러움 토해내는
죄 많은 제 영혼의 눈 어루만져주사
사망보다 깊은 죄의 사슬을
끊어낼 수 있는 용기를 주옵시고
돌이킬 것에서
돌아설 수 있는
축복된 발걸음을 허락하옵소서
아직도 멀찍이
멀찍이서 배회하고 있는
뜻 없는 모든 길들을 접어주시고
나날이
주님 가까이 따라가는 자 되도록
은혜 내려 주옵소서
날리는 겨와 같이 정함 없이 살아 온
제 힘과 능력으로는 도무지
도무지 아무것도 잡을 수 없사오니
날마다 이 처절한 죄의 수렁
제 욕심의 헤브론을 깨트려주시고
주께 가까이 더 가까이 나아가는
새 생명 새 그릇으로 빚어 주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