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티, 제대로 합시다 - 큐티선교회 김양재 강도사
주부·재수생 위해 바친 20년 - 2003년 2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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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티선교회 김양재 강도사. ⓒ뉴스앤조이 김승범.
큐티는 기독교인에게 너무나 익숙한 말이다. 잘 아는 대로 큐티는 하루 중 특정 시간을 구분해서, 그 시간에 말씀을 묵상하고 기도하면서 하나님의 뜻을 찾는 행위이다. 따라서 큐티하는 시간은 하나님 앞에 자신의 모든 문제를 거리낌없이 내려놓는 가장 은밀한 때다..
최근 큐티를 신앙생활의 바탕으로 삼고 잘 지키자는 운동이 일어나고 있다. 2000년에 출범한 '큐티선교회(대표 김양재 강도사)'가 이 운동의 진원지. 김양재 강도사가 진행하는 큐티모임은 시작한지 20여 년이 됐으며 지금은 주마다 1,000명이 모일만큼 활성화됐다. 큐티선교회(www.qtm.or.kr)가 2000년부터 해마다 개최하는 '큐티전도대회'에는 3,000여 명이 모이는데, 갈수록 그 수가 늘고 있다고 한다.
신앙생활의 가장 은밀한 영역 중에 하나인 큐티를 나누고 배우기 위해 수 천명이 모이고 있다는 것은 기이한 현상이다. 큐티선교회를 이끌고 있는 김양재 강도사(52·우리들교회)는 "특별한 교재도 없고, 체계적인 단계도 없다. 원하는 사람은 와서 듣고, 더 이상 들을 게 없으면 언제든지 떠나도 상관없다"며 자신의 사역은 특별한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 강도사는 "메마른 신앙인이라 하더라도 속으로는 뜨거운 눈물의 교제를 원하고 있다"고 했다. 자신의 큐티 강연을 찾는 사람들은 무엇인가 하나쯤 신앙의 문제를 가지고 오고, 강연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고 있다는 것이다.
김 강도사의 큐티 강연은 그의 말처럼 결코 특별한 것이 없다. 유명한 목사의 설교처럼 사람들을 끄는 매력이 그의 강연에는 없다. 현란한 미사여구나 사람의 감정을 자극하는 말과 행동도 찾아볼 수 없다. 그는 부모·부부·자녀 간에 흔히 발생하는 갈등을 그날그날 묵상한 말씀을 적용하면서 극복하는 자신의 큐티와 삶을 과장 없이 고백할 뿐이다. 김 강도사의 강연을 듣는 이들도 이렇게 가족간의 갈등 해결을 삶의 큰 과제로 삼고 싸우고 있는 '평범한 신앙인'들이다. 이들에게 김 강도사의 경험이 큰 위안이 되고 도전이 되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할 일인지 모르겠다.
구역모임이 큐티선교회로 성장
▲김양재 강도사는 큐티를 통해 삶의 역경을 극복했을 뿐 아니라,
어려운 처지에 있는 이들에게도 힘과 용기를 주고 있다. ⓒ뉴스앤조이 김승범.
김 강도사가 큐티모임을 시작한 것은 20년 전이었다. 그 때도 지금처럼 수 천명씩 모였던 것은 아니었다. 큐티모임은 남서울교회(이철 목사)의 한 구역모임에 불과했다. 장소는 당시 집사였던 김양재 강도사의 집. 이들은 매일 시간을 정하고 모여 말씀을 정독하고 묵상한 뒤 자신의 삶을 나누었다. 이들은 각자 자신의 구미에 맞게 성경 본문을 정하지 않고, 성경 전체를 규모 있게 나누고 처음부터 읽어 가는 방법을 선택했다. 또 나눔을 말씀 묵상보다 강조하지도 않았다. 현대 기독교인이 성경에 대한 이해는 빈약하면서 나눔만 좋아하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는 성경을 모르면서 나눔만 하는 것은 하나님을 모르면서 자신의 문제만 해결해 달라고 떼쓰는 일과 같다고 했다. 큐티모임에서 나누는 이야기들은 대부분 가정에서 겪는 고난에 관한 것이었다. 이들은 서로 묵상한 말씀을 근거로 충고하고 제안했다. 비슷한 처지에 있기 때문에 훨씬 구체적인 적용이 가능했다고 한다.

▲ⓒ뉴스앤조이 김승범.
이 작은 구역모임은 얼마 후 교구모임으로 발전했다. 그리고 곧 큐티반을 만들어 남서울교회 본당에서 집회를 가졌다. 이 때부터 모임은 김양재 강도사의 큐티 강연회 형태를 띠었다. 큐티모임에 대한 입 소문이 퍼져 다른 교회 교인들도 참여했다. 나중에는 청중 대다수가 다른 교회 교인이거나 불신자들이었다. 결국 이들을 위해 전임으로 사역해야 하는 상황까지 이르러 2000년 큐티선교회를 창립했다.
김 강도사는 큐티모임이 활성화되던 시기, 남서울교회에서 고등부 3학년 교사를 한 것이 인연이 돼 재수생 큐티모임을 만들었다. 당시 김 강도사가 가르치던 아이들 중 몇 명이 대학에 떨어졌다. 김 강도사는 이 아이들에게 비록 대학은 떨어졌어도 대학부에서 신앙생활을 계속하라고 권했다. 그런데 재수생들이 대학부에서 신앙생활을 하기 어렵다는 것을 깨닫는 데는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았다. 대학부 예배가 끝나면 곳곳에서 '서울대 모여라, 이대 모여라, 안암골 모여라'고 하는 소리에 재수생들이 견딜 수 없었던 것이다. 대학부는 같은 대학별로 활동했기 때문에 재수생들이 당연하게 소외된 것이다. 김 강도사는 이들을 집으로 불러 주일 큐티모임을 인도했다. 그리고 소문을 듣고 또 다른 재수생들이 하나 둘씩 모이기 시작했다. 이 모임은 큐티선교회가 출범한 2000년까지 15년 동안 계속됐다.
큐티하던 집사가 교회 개척
▲김양재 강도사는 큐티 사역을 하면서 겪은 기존 교회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우리들교회를 개척했다고 한다. ⓒ뉴스앤조이 김승범.
주부들이 대부분인 구역모임에서 이들의 고민을 함께 나누기 위해서 큐티모임을 시작했다. 또 그는 어디에도 참여할 수 없는 재수생들을 불러 함께 말씀을 묵상하면서, 단지 이들이 힘든 시기를 잘 극복해가기를 기도할 뿐이었다. 그런데 사람들이 모이면서 선교회를 시작했다.
20년간 평신도의 한계를 경험한 그는 몇 년 전 신학을 공부한 뒤 작년 교회를 개척했다. 그러나 그는 큐티모임 사람들을 억지로 불러모으지 않았다. 교회 나가지 않는 사람들만 불러서 10월 20일 자신의 집에서 첫 예배를 드렸다. 그러나 지금은 찾는 이들이 늘어 휘문고등학교 시설을 빌려쓰고 있다. 김 강도사는 스스로 여성 담임목회자의 척박한 길이 시작되었다고 고백한다. 그리고 그는 그만큼 행복할 것이라고 했다.
거룩한 일상으로 당신을 초대합니다
「날마다 큐티하는 여자」 김양재 지음 / 홍성사
▲「날마다 큐티하는 여자」 홍성사 펴냄.
큐티에 대한 지식을 전달하는 책들은 상당히 많다. 「날마다 큐티하는 여자」도 역시 큐티를 소개하는 책 가운데 하나다. 다른 점이 있다면 이 책은 저자의 큐티 내용을 가감 없이 소개한다는 것이다. 1부에서 저자는 결혼부터 큐티선교회를 세우기까지 인생역정을 성경 에스겔을 큐티하듯이 써내려 간다. 저자는 이스라엘이 포로된 것을 자신의 허울뿐인 결혼생활에 적용한다. 또 남편의 임종을 맞으면서 "죽은 자의 죽은 것은 내가 기뻐하지 아니하노니 너희는 스스로 돌이키고 살지니라(에스겔 18장 32절)"고 하신 말씀을 이해할 수 있었다고 고백한다.
2부는 큐티의 기초부터 적용까지 차근차근 설명한다. 20여 년 동안 수많은 사람들과 성경을 묵상하고 나누면서 깨달은 저자의 지혜가 잘 드러나는 장이다. 그러나 자신의 묵상과 적용이 절대적이라고 강요하지는 않는다. 같은 성도의 입장에서 "나는 이러한 상황에서 이 말씀을 이렇게 묵상하고 적용했다"고 전할 뿐이다.
3장은 큐티의 적용사례들을 모았다. 모두 저자가 강연회에서 발표했던 원고들을 다시 정리한 것이다. 저자는 이 부분에서 자신의 삶에서 성경을 어떻게 적용했는지 드러낸다. 저자는 말씀이 우리의 삶을 얼마나 풍성하게 하는지를 자신의 고난과 행복을 고백하면서 드러내주고 있다.
주재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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