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에서 드리는 새해 인사 (새 땅 이야기. 22)
한 해가 저물어 가고 있습니다.
어느 해와도 달랐던 2012년. 1월 말에 한국을 떠난 이후, 싱가폴을 거쳐 베트남에 도착하고, 두 번의 태국행까지 생각하면 신임만이 가지는 특별한 이야기들로 가득 찬 한 해였던 것 같습니다. 한 해를 마무리하느라분주하시죠? 마치 연주회를 마치고 뒷정리를 하듯이 2012년 삶의 구석구석을대청소 하고 싶은 시간들입니다.
오늘은 모처럼 아이들과 하노이 시내 중심가에 나와서 송년회처럼 서로 지난 해의 감사와 아쉬움을이야기하고, 새해에 대한 소망을 나누었습니다. 모두들 풍성한 감사를 나누면서, 새 출발의 불안정을 넘어 믿음으로 정진할 수 있는 큰 틀들을 마련해주신 것에 깊이 감사를 했습니다. 성탄 무렵에는 고국 공동체의 따뜻한 선물 상자와 성탄 카드들로 아이들이 얼마나 기뻐했는지, 저희 모두에게 큰 힘과 격려가 되었습니다.
한국을 떠나 1월 마지막 날, 싱가폴 오리엔테이션을 위해 비행기로 출발할 때, 회당장 야이로의 딸이 죽음 같은 잠에서 일어나는 것을 묵상했습니다.이제 제2의 고국처럼 사랑할 땅 베트남에 그런 일이 일어나기를, 우리가 야이로가 되어서 아비의 심정으로 빌 수 있기를 소망하는 마음으로요. 그런데 3월의 도착과 함께 압권인 베트남의 무더위와 습기, 먼지와 소음, 벽같이 여겨지는 언어의 어려움 등으로 거의 생존(?)만으로 자족하고 있을 때, 8월 말부터 비자의 어려움이 급속한 파도같이 저희를 덮치면서 갑자기 얼마나 강인해져 가야만 했는지요? 생각해 보면 그것이 가장 감사한 아버지의 계획이었다고 오늘 아이들과 나눴습니다. 약함으로 주저앉지 않도록 아버지께서 우리를 손 잡아 일어나게 하신 프로그램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로 인해 아버지께 더 가까이 나가, 야이로의 심정으로 이 땅을 위해 새벽마다 아뢸 수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한 달치 학생 정액권 버스표를 끊어서 등하교를 하면서 하노이 사람들 한 가운데에 들어가서 함께 호흡하고, 달리는 버스의 베트남 가요속에서 이들을 향한 간절한 마음들을 키워갔습니다. 청년들이 무조건 자리를 양보하는 것을 보면서 중년이 된 나이를 실감하고 놀라면서도, 그들의 정에 따뜻함을 느꼈습니다.
여전히 이틀은 학교와 집에서 왼 종일 베트남어 수업을 받고, 나머지 날들은 오전에 배우면서 사람들의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고, 조금씩 말을 할 수 있다는 것이 3월의 새싹을 보는듯한 희망처럼 느껴집니다.우리 안에 계신 그 분으로 인해 흔들리지 않는 평안을, 그들이 조금씩 보기 시작하면서 좋은 소식 나눌 날을 기대하게 됩니다.겨울의 북향나무가 가지 끝에 웅크린 촉으로만 멈춰있는 것 같은 때를 보내고 있지만, 우리의 열심이 아닌, 그분의 열심으로 탐스런 하얀 꽃이 필 것을 기다리며 손을 모으고 있습니다.
새해가 문 앞에서 노크를 하네요. 여러 넘어야 할 산들을 대동해서요. 그런데 올 해 배운 것은 염려는 이교도의 습관이라는 것입니다. 아버지께서 우리의 모든 것을 아시니, 우리에게는 기다림은 있지만 어둠은 없으며, 인내의 날들조차 노래도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첫 적응과 비자로 어려울 때마다, 또 두 번의 연주 때마다, 기억하며 올려드린 여러분의 그 음성이 저희에게 얼마나 큰 힘과기쁨과감사로 돌아왔는지…… 그 사랑에 고개 숙여 감사를 전합니다.
내년 한 해 더 언어를 익히는 학생으로 저희가 지혜와 성실을 다 할 수 있도록, 2월 태국 컨퍼런스 전인 2월 8일까지 온 가족이 6개월 학생 비자를 받을 수 있도록, 의민이의 체중이 회복되고,의림이와 함께 하는 홈스쿨링과 의현이의 미션스쿨 전학으로의 새 출발이, 그분의 자녀들로 건강하게자라가는 시간들이 되도록, 그리고만남을 주신 이곳 사람들을 더 사랑하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아버지의 사랑을 전할 수 있도록 손을 모아주실 것을 또 부탁 드립니다.
지난 한 해를 감사로 기억할 수 있도록, 뒤에서 무릎으로 애써주신 그 사랑에깊이 감사 드리면서…….2013년에도 일마다 때마다 그 분과 동행하시는 복이 충만하시길 소망하며,하노이의 저무는 해를 보며 사랑의 인사를 드립니다.
Happy New Year, in Him!!
Chuacute;cm#7915;ngn#259;mm#7899;i!!
2012. 12. 29.
감사를 가득 담아
신반석, 샤론, 의민, 의림, 의현 드림
의민 독주회 후 하노이 국립음대 Thanh 교수님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