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안에 사랑하는 동역자님들께,
10월 한 달은 캄보디아에서 보낸 7년여 기간 중, 가장 안타까운 마음이 컸던 시기였던거 같습니다. 온라인 사기 범죄의 온상이 되어버린 캄보디아에 대한 뉴스가 매일 쏟아져나왔고, 이로인해 캄보디아 방문이 예정되어있던 단기 선교팀이나 관광객들 대다수가 방문 취소를 하기에 이르렀습니다. 헤브론병원도 최근 방문 예정이었던 몇몇 의료선교팀들이 취소 통보를 해왔습니다. 이번 사태로 인해 캄보디아 국가 이미지가 실추되고 결국에는 이 나라 국민들이 고통받게 될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이번 사태를 캄보디아 땅 안에서 바라보면서 여러가지가 오버랩 되어 머리 속에 떠올랐습니다. 첫째는 3년반 가까이 지속되고 있는 수요 점심기도회 때, 늘 마지막 기도는 캄보디아를 위한 기도를 해왔었는데, 돌아보면 이 나라가 정의롭고 공의로운 나라가 되게 해달라고, 특히 정부 지도자를 위해 기도한 경우가 이 나라의 복음화와 교회 성장을 위한 기도보다도 더 많았던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왜 하나님께서 기도의 방향을 그렇게 인도하셨는지 이해가 되었고, 이 나라를 위한 기도, 특히나 정의와 공의를 위한 기도와 정치 지도자들을 위한 기도가 많이 필요함을 다시금 깨닫게 됩니다. 이를 위해 함께 기도의 손을 모아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두번째는 지난 두달간 열왕기하 말씀과 예레미야애가 말씀을 가지고 의사 소그룹에서 큐티를 했었는데, 특히 열왕기하 말씀을 보면서 왕의 죄악 때문에 온 국민이 고통받게 되는 모습들을 보면서 한 나라의 리더가 바로 서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볼 수 있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자비하셔서 죄를 바로 심판하지 않으시고 오래 참으실 때가 많으시지만, 죄가 지속되고 심화되어 갈 때는 그 거룩하심 가운데 죄를 드러내시고 반드시 심판하시는 것을 보게 됩니다. 캄보디아의 작금의 현실이 바로 이와 같은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부디 이번 사태가 그저 죄악이 드러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 나라 정부의 바른 정책과 법 집행으로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정의와 공의가 바로 서는 나라가 될 수 있도록 함께 기도했으면 좋겠습니다.
금요일 점심 시간에 레지던트들과 함께 의학 공부하는 시간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총 65챕터로 이루어진 책을 가지고 진행하고 있는데 어느덧 20챕터까지 진행을 했습니다. 처음에 시작할 때는 1년이 넘게 걸릴 과정이라 엄두가 나지 않았는데 매주 꾸준히 모여서 공부를 하다보니 어느덧 3분의 1가량을 진행한 것입니다. 꾸준함의 힘이 이렇게 대단하구나 새삼 느끼게 됩니다. 이 공부 시간을 통해서 가장 큰 유익을 누리고 있는 사람은 바로 저입니다. 먼저 책을 읽고 이후에 추가로 필요한 기초적인 내용들을 정리하는데 보통 10시간 가까이 쓰게 되는거 같습니다. 이 준비 시간이 그저 즐겁지만은 않지만 저도 까먹었던 것을 다시 상기하고 정리하는 유익한 시간입니다. 이 공부시간을 통해 의도하는 바는, 다양한 의학용어 습득과 기본적인 해부생리 및 병태생리 등에 대해 제대로 이해함으로써 실제 환자를 볼 때 논리적이고 근거에 기반한 진료를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제가 성실하게 공부자료 준비를 잘 해가도록, 무엇보다 현지 의사들에게 유익한 시간이 될 수 있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앞서 국가 리더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했었는데, 헤브론병원도 이와 비슷한 중요한 시기를 지나고 있습니다. 오래전부터 준비중이었던 현지 의사들 리더십 입명에 대해 이번 주에 이사회에서 확정할 것이라고 하고, 실제로는 내년부터 새로운 조직도로 병원이 운영될 예정에 있습니다. 네명의 현지 의사들을 부원장으로 세우면서 제게는 수석 부원장으로 섬겨주면 좋겠다는 제안이 있었으나 두 가지 이유에서 정중히 거절을 했습니다. 첫째는 아시다시피 가정 상황이 좋지 않은 상황이라 병원 행정일에 더 깊이 관여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고, 둘째는 제가 수석부원장으로 있으면 부원장으로 세워진 현지 의사들이 책임과 권한을 가진 리더십으로 성장하는 데에 도움이 안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내년부터는 부원장이라는 타이틀을 내려놓고 현지인 부원장들을 옆에서 돕는 역할을 하게 될 것 같습니다. 이제 새롭게 세워질 리더십을 위해서, 그리고 변화에 발맞추어 나가야 하는 헤브론병원을 위해서 기도해주세요. 며칠 전에 리더십으로 세워질 두 명의 의사와 함께 몇 가지 해결해야 할 이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면서, 헤브론병원의 부르심이 무엇일까에 대해서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가난한 환자들을 잘 섬기는 것이 일차적인 부르심이라고 생각한다고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L의사도 헤브론병원의 존재 목적을 잘 기억하고 그 방향성을 잘 지켜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의견을 같이 했습니다. 이 나라 사립병원 뿐 아니라 이제는 공립병원 중에서도 헤브론병원보다 규모도 크고 시설도 좋고 의료진 수준도 높은 곳이 많기 때문에 이들과 경쟁하는 것은 우리의 부르심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결국은 헤브론병원 고유의 부르심을 좇아 나아가야 하는데, 이 뜻과 마음을 모으고 정진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지금 저의 여건으로는 많은 시간과 열정을 이를 위해 쏟기 어렵지만, 현지 리더십으로 세워질 의사들과 잘 소통하며 또 이들을 격려하며 잘 도와갈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이를 위해 함께 기도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현지 의사 두명을 위해 특별히 기도부탁을 드립니다. 소화기내과, 특히 간질환을 주로 보고 있는 Y의사가 지금 의정부성모병원 소화기내과 K교수님 밑에서 3개월간 연수를 받고 있습니다. 낯선 한국에서 건강히 잘 지내고 또 의료적으로 많이 성장해서 돌아올 수 있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얼마전 자궁외 임신 파열로 응급수술을 받았던 S의사를 위해서도 기도부탁드립니다. S의사 부부는 헤브론병원 레지던트 선후배로 만나 결혼한 사이라 헤브론병원의 열매와도 같은 부부입니다. 둘 다 신앙이 참 좋고 성실한 친구들인데, 첫 임신이 자궁외 임신이 되어 응급 개복수술까지 받게 되는 고난을 경험했습니다. 위로 차 이 부부에게 저녁식사를 대접하며 대화를 나누었는데, 낙담하며 하나님을 원망하는 마음은 전혀 없고, 오히려 빠른 대처와 응급 수술로 건강을 잘 회복할 수 있었음에 감사하는 마음이 컸습니다. 하나님께서 참 기뻐하실 마음과 큰 믿음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이 가정에 하나님의 때에 건강한 새 생명을 선물로 주시도록 함께 기도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희 가정은 여느 때와 다름없이 아이들 스케쥴로 바쁜 가을을 보내고 있습니다. 고학년이 되니 학교에서 하는 것들이 많아 부모들의 손길도 더 많이 필요한 상황인데, 제 도움이 필요한 곳에 기쁨으로 섬길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아내는 항우울증약 부작용인지 체중이 늘고 있어 좀 의기소침해 합니다. 불면증 때문에 밤에 복용 중이던 약은 아이들 아침식사를 차려주기 위해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 하는데 일어나기가 힘들고 낮에도 꼭 한두번 잠을 자야 된다면서 최근들어 복용을 중단했었는데, 그로 인해 다시 수면의 질이 좋지 못해 낮에도 피곤한 상태가 지속되어 다시 약을 복용하려고 합니다. 적절한 약 용량을 잘 찾아서 부작용은 줄이고 효과는 극대화할 수 있도록, 그리고 궁극에는 약의 도움 없이도 건강한 일상 생활이 가능한 날이 오도록 기도부탁드립니다. 아울러 한국에 남아있는 가족들의 구원과 건강을 위해서도 기도 부탁드립니다.
사랑을 담아,
이치훈/정주영/이수아/이영찬 드림
<기도제목>
1. 온라인 사기 범죄의 온상이 된 이 나라에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정의와 공의가 바로 세워지도록
2. 부원장으로 세워질 네명의 현지 의사들의 리더십을 위해, 그리고 헤브론병원이 가난한 현지 환자들을 잘 섬기는 일차적인 부르심의 역할을 계속해서 잘 감당하도록
3. 금요 점심 의학공부 시간을 통해 현지 의사들이 기초가 튼튼한 의사로 성장해 가도록
4. 한국에서 연수중인 Y의사의 건강과 안전 및 의학적 성장을 위해, 그리고 최근에 자궁외 임신 파열로 큰 상실감을 경험한 S의사의 회복과 추후 하나님의 때에 건강한 새생명을 허락해주시도록
5. 아내의 회복과 자녀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특히 제가 가족의 필요를 잘 알고 기쁨으로 섬길 수 있도록
6. 항암 치료중인 김우정 선교사님의 건강 회복을 위해
7. 한국에 남아있는 가족들의 구원과 건강을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