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죄를 보는 것이 조금씩 훈련되어 가면서 최근에 부담으로 다가오는 것은 아버지와의 관계였습니다.
저와 아버지는 전라도 태생의 경상도 남자로서 무뚝뚝하고 만나도 크게 할 말이 없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지는 그런 관계로 오랜 시간을 지나왔습니다.
하지만 말씀을 통해 제 자신을 보면서 저 자신의 무정함과 무뚝뚝함은 이유없는 것이 아님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버지의 도박으로 가정이 편할 날이 없던 어린 시절을 보내면서 저는 정서적으로 많이 움츠러들어 있었습니다.
내 생각과 감정, 의지를 깊이 깊이 눌러놓고 드러내지 않는 것이 미덕인줄 알고 자라며 이제까지도 그렇게 살아왔습니다.
아버지를 향해 이렇다 할만한 드러나는 분노 같은 것이 없었기 때문에 크게 문제 될 것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우리들교회에서 양육의 시간을 보내면서 발견한 놀라운 사실은 내게 아버지를 사랑하는 마음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미운 마음, 분노가 없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그것이 사랑하는 마음이 없는 무정함의 다른 얼굴이었기 때문에 더욱 큰 문제였습니다.
아버지를 향해 솔직하게 표현되어져야 할 분노를 꼭꼭 숨기고 감추어둔 결과는 아버지를 향한 무관심, 무정함으로 뿌리내리고 있었고 이제는 무정한 남편, 아버지, 목회자라는 열매를 거두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일찌기 나의 악한 의도를 선으로 바꾸시고 내게 필요한 양육을 위해서 우리들 교회로 불러주신 하나님께서 이제 본격적으로 저의 더딘 양육에 채찍을 가하시려나 봅니다.
한 달 전 늦 장가를 가게 된 막내 동생의 결혼식을 앞두고 아버지는 감기를 심하게 앓으셨습니다.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으셨지만 심한 기침에 차도가 없었습니다.
동네병원의 엑스레이 촬영결과를 가지고 큰병원으로 가서 정밀검사를 한 결과는 폐암 말기 판정이었습니다.
최근 들어 아버지의 관계에 대한 얘기들을 종종 나누면서 아버지가 돌아가셔도 내가 과연 슬퍼할지를 생각해보기도 했는데 우려한대로 저의 현재 상태는 그야말로 무정함이 철철 흘러넘치는 상태 그대로 입니다.
큐티 말씀을 통해 조금 들려주시는 것은 이러한 제가 아버지와 감정적으로 화친하기를 원하시는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오랜 시간 울어본 적이 없던 야곱처럼 이제라도 제가 아버지를 안고 한 번 울어보라고 하는 것입니다.
솔직히 두렵습니다.
이것이 에서와의 만남을 앞두고 두려워하는 야곱의 모습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죽기로 작정하고 하나님을 붙들고 씨름하는 과정을 통과하지 않아서인지 머리만 복잡합니다.
한 번도 적용하며 살아본 적이 없어서인지 생애 첫 적용처럼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두렵고 떨립니다.
하지만 이제 우리들교회 지체들의 중보기도를 힘입어 용기를 가지고 아버지에게 가려고 합니다.
- 이것이 아버지에게 구원의 사건이 되도록
- 아버지가 복음의 말씀가운데 이 일을 잘 받아들이고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영접하실 수 있도록
- 아버지와 제가 정서적으로 화해하도록
- 이 일로 우리 가정에서 무정함의 고리가 끊어지고 구원을 위해 함께 웃고 웃을 수 있는 체휼하는 마음이 자리하도록
기도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