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고 딱히 말할 것이 없는 제목 없는 고난.
돈도 내가 쓰고 싶은 대로 없는 것이지 아주 없는 것이 아니고 내가 하고 있는 공부가 워낙 신생 분야라서 유학만 갔다오면 게임 끝인데 그걸 못해서 그렇지 여기서 하고 있고 집도 강남에 있기는 한데 평수가 작아서 그런 거고 남편은 바람도 안 피우고 나랑 사사건건 부딪히기는 하는데 미쳐버리겠고 시부모님과는 드러나는 문제는 없는데 하여튼 이상하고....
그런데 그 중에서도 가장 센 고난은 남편 고난이었습니다.
어느 유명한 여자 앵커는 이혼을 하기까지 많이 생각하고 기도하고 결정했다고 하면서 대형교회에서 성경책을 놓고 기도하는 모습까지 방송이 된 적이 있었습니다.
그 모습이 얼마나 부러웠던지 저 여자는 잘난데다가 하나님까지 잘 믿어서 영발이 좋아서 기도하고 응답으로 이혼도 잘 하는구나
이혼할 조건도 하나도 되지 않고 얼굴도 보기 싫은데 아무 문제가 없는 얼굴로 살려니까 죽을것 같았습니다.
피를 철철 흘리는 패잔병의 모습으로 하나님이 나를 죽이려나보다 하는데 어느 날 엄마의 성경책에서 목사님이 개척하신다는 유인물을 보게되었습니다. (엄마가 남서울 교회에 다니시는데 그 때 나누어 주신 유인물이었어요)
한 걸음에 달려갔을 때 처음 목사님께서 하신 말씀이 지금 뭐하니? 하고 남편이 무섭니? 였습니다.
그렇다고 대답하기가 얼마나 자존심이 상했는지 아니요, 우스워요. 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러나 그 날부터 목사님 말씀 하나 하나가 꿀송이 처럼 달았습니다. 조금씩 아주 조금씩 살아났지만 춘화 자매님처럼 남편을 대하는 것은 정말 어려웠습니다. 그래도 말씀이 있고 교회에서 힘을 받고 남편을 대하니까 남편과의 관계도 옛날처럼 험악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나의 문제는 이혼을 매일 꿈꾸면서도 이혼은 하지 않는다는 나의 굳은 의지였습니다. 나는 다행인지 불행인지 저절로 적용이 되네. 남들은 이혼 하겠다고 저러는데 아무리 괴로워도 나는 이혼할 생각은 절대로 없단 말이지 이런 마음이 늘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남편이 술을 먹고 들어와서는 라면을 끓여달라고 했습니다.
꽃게탕 먹는다더니 술 까지 먹으면서 저녁을 안 먹고 왔나 싶어 저녁도 안 먹었냐 한 마디 하고 라면이 없으니 짜장면을 끓여주겠다고 하니까 갑자기 됐어. 꺼져 라고 합니다.
꺼져 라는 말에 심장이 떨리고 뚜껑이 열려서 너나 꺼져. 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이혼하자고 하면서 옷을 옷장에서 막 꺼내더니 너한테 마지막으로 부탁하는데 짐 좀 싸줘 라고 합니다. 그리고는 온갖 모욕적인 말들을 퍼부었습니다. 예수님과 우리들 교회도 나 때문에 욕 많이 먹었어요. (너무 챙피해서 오픈 못해요 ^ ^)
그 다음 날 주일. 화는 나고 내가 무너지는 느낌.
이 때까지 오픈이라고 했던 나의 나눔들이 모두 거짓말같이 느껴지고, 나의 믿음이 모두 과장된 것이고 엉터리이고 하여튼 ... 내가 말하기 좋은 것만 오픈했구나...
그 날 이 후 나의 방황은 시작되었습니다.
말씀은 보지만 이름 모를 감정이 괴롭혔습니다.
어느 날 너무 괴로와서 잠이 안 오는데 갑자기 내가 내 뺨을 아주 세게 때렸습니다.
나의 굳은 의지, 적용 아닌 적용 이혼은 절대 하지 않는다 라는 나의 마음을 하나님께서 다루시고 계신 과정이었습니다.
그리고 어느 날은 맨 정신으로 있을 수가 없어서 남편이 먹다 남은 술을 꺼내서 새벽에 다 마셔버렸습니다.
또 어느 날은 우울증에서 말하는 증세를 느끼기도 했습니다. 얼굴에는 표정도 없고 기계처럼 움직이고 내 우상인 주영이도 귀찮았습니다.
구원을 위해서는 이혼을 할 수도 있고 쫓겨나기 까지 그 자리에 있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머리가 아닌 온 몸으로 느끼면서 하나님과 독대하였습니다.
저의 엽기 행각들 덕분에 자해하는 사람들의 심정도 조금은 알았고 (특히 자기를 마구 때리는 우리의 자폐 아이들) 술먹는 사람들의 마음과 술 먹고 난 다음 날 엄청 물 종류가 먹고 싶다는 사실 (그 후로 남편이 술 먹고 들어온 다음 날은 꿀물을 한 병 가득 타 놓고 있으며 그 날 라면이 먹고 싶은 것을 깨달았음) 과 부정적인 방법으로 해결하는 것이 얼마나 나쁜지도 느꼈고 누가 우울하다 하면 (우울한 환자들을 많이 만나면서도) 우울할 틈이 어디있냐, 그렇게 나약해서야... 팔자가 좋아 우울하지 이렇게 속으로 욕했는데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습니다. (하나님 앞에서 감사함으로 받으면 버릴 것이 없다구요? 쯧쯧 갖다 붙이긴...)
그리고 현재. 이제 남편은 시아버지와 결별하고 혼자 나와 회사를 만들게 됩니다.
그동안 사업 자금과 아버지와의 관계 때문에 얼마나 괴로워 하는지 말도 못합니다.
어느 날은 죽고 싶다. 자살하고 싶다 고 하는데 콱 때려주고 싶었지만 남편의 마음을 이해합니다. 큰 소리 빵빵 치면서 사람 숨도 못 쉬게 하면서도 이 무슨 나약한 모습이란 말인가...
아주 큰 돈을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기로 하였고 그것을 결정하기까지 많이 갈등했습니다.
1년 동안 들어온 로마서 말씀
100% 죄인이라는 말씀
그 고백을 하기까지 나는 왜 이렇게 더디고 질긴지 모르겠습니다.
만약에 이 사업이 안된다고 했을 때 제일 무서운 것은 어떻게 무너질지 모르는 남편의 모습을 바라보아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 일이 구원의 통로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남편을 지켜보면서 관심있게 보게 되는 것은 옆에 누가 교회 다니는 사람이 있는가 입니다.
같이 일하는 사람 중에 한 사람도 없는가 싶어 불안했는데 남편이 같이 일하는 분 중에 항공 대학 교수님이신데 너무나 독실한 크리스가 일본으로 캠퍼스 선교까지 하시는 분이 있다고 합니다. 그 이야기를 듣고 너무 기뻤습니다.
무슨 동역자를 만난 기분이었습니다. 그리고 또 한 분이 계신데 그 분도 열심히 신앙 생활 하시는 분이고 감사해 주시는 선배님이 계신데 이 분 역시 독실한 크리스찬이십니다.
남편의 기도도 그렇지만 전혀 본 적 없는 항공 대학 교수님과 선배님을 생각하며 기도가 저절로 나왔습니다.
그리고 주일 날 저녁 그 선배님과 저녁 식사를 하게 되었는데 사무실 오픈하는 날 예배를 드리면 어떻겠느냐고 먼저 말씀하십니다.
남편 한테는 말도 못 꺼내고 있었는데 그 분이 그렇게 제안하시니 너무 놀랐습니다.
그리고 더욱 놀라운 것은 남편이 제가 했던 말을 마음에 두고 있었는지 제가 대출을 받을 것을 결정하면서 교회가자고 했는데 그 때에는 헛소리 하지 말라고 윽박질렀는데 그 말을 하면서 생각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집으로 가는 차 안에서 남편이 하는 말 왜 내 주위에는 그냥 믿는 사람도 아니고 골수 분자들만 있냐 고 합니다.
하나님께서 제게 큰 선물을 주셨습니다. 너무 분에 넘치는 은혜를 주셨습니다.
주일 설교 말씀에 목사님께서 로마서를 손에 쥐고 있으라고 하셨습니다. 정말 말씀을 손에 쥐고 있기를 원합니다. 너무 건성 건성 하나님 말씀을 소홀히 여겼습니다.
학력고사 볼 때처럼 치열하게 해야 하는데 하나님 말씀은 너무 편안히 대했습니다. 부끄럽습니다. 세상의 타이틀 하나 가지려고 했던 내가 부끄럽습니다.
내가 거룩해 지기 위해서 남편이 수고한다는 말씀이 무슨 말인지 알겠습니다. 한 사람 전도하는 것이 이렇게 치열하고 힘든 일인지 조금 알겠습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왜 귀한지 아주 조금 알 것 같습니다.
말씀 한 줄 더 보게 하시려고 돈을 안 주시는 시부모님도 저를 위해 수고하고 계십니다.
예배를 드리고 이 회사를 시작할 수 있도록, 남편의 그 선포를 사단이 방해하지 못하도록 지켜주시기를 기도 부탁 드립니다.
잘 되든 안 되든 남편의 구원의 통로가 되는 사업이 되기를 기도 부탁드립니다.
제가 말씀 맡은 자로서 미래의 일에 대해서 두렵고 떨리는 마음을 말씀으로 잠재울 수 있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말씀을 먹여주시는 목사님, 나의 연약을 담당해 주시는 우리들 교회 성도 여러분, 나의 지체 여러분 눈물 나도록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