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하고 충성된 종아]
김바울 목사
마25:14~27
저는 25년 전이민을 하였습니다. 외국에서 살면서 별다른 불편함은 없었는데 아담한 제 키에 맞는 양복을 찾기가 어려웠습니다. 한국에서 가져간 양복 몇 벌로 버티다가 작년 1월, 한국으로 부임하게 되었는데 한 선배 목사님께서 작아져서 못 입게 되었다고 양복을 몇 벌 주셨습니다. 그 후 어느 교회에서 말씀을 전하게 되었을 때 그 양복을 꺼내 입어보고는 깜짝 놀랐습니다. 어떻게 1cm도 손 볼일 없이 제게 꼭 맞는지, 저는 순간 거울 앞에서 울기 시작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제 마음 가운데 말씀하셨습니다. 아들아, 내가 너를 알고 있다.
여러분은 우리가 신앙생활을 할 때, 주일에 나와 예배드리고 하나님을 알아가고 있지만, 하나님은 너무 큰 분이셔서, 너무 먼 곳에 계신 분이셔서 마치 내가 살아가는 이 일상에는 관심이 없으신 분 같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 순간에 하나님은 말씀하십니다. 내가 너를 알고 있는데. 하나님은 제 작은 목소리까지 들으시고, 제 몸의 사이즈와 치수까지 아신 바 되신 하나님이셨습니다. 우리의 머리카락 개수까지 세신 바 되신 하나님은 여러분의 아픔마저도, 여러분이 가지고 있는 죄와 씨름하고 있는 그 문제마저도 다 알고 계십니다.
오늘 말씀드릴 본문은 또라는 단어로 시작합니다. 예수님께서 가르치실 때 유독, 이 주제에 있어서만큼은 다시, 또, 비유를 가지고 설명하셨습니다. 이 주제는 천국입니다. 하나님의 나라입니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나라 천국의 주인이십니다. 그 방대한 하나님 나라의 정보와 지식을 이천년 전 갈릴리 사람들에게 이야기하면 그들이 알아들을 수 있었을까요? 그래서 예수님은 그들이 이해할 수 있는 가장 평범한 언어로 하나님의 나라 천국에 대해 스토리텔링을 하십니다. 천국은 마치 주인이 먼 외국에 가면서 그 종들을 불러 자기 소유, 자기 재산을 맡긴 바와 같다고 하십니다. 요즘 이야기로 하면, 편의점 주인이 먼 곳에 가면서 알바생 세 명을 불러 그의 전 재산을 맡긴 것과 같다는 것입니다. 그들의 능력에 맞게 한 사람에게는 금 다섯 달란트, 한 사람에게는 두 달란트, 한 사람에게는 한 달란트를 주었습니다. 지금 화폐가치로 치자면, 주인이 알바생에게 40억, 16억, 8억을 주었습니다. 14절에 entrust는 자기 소유를 맡겼다라는 뜻으로, 그냥 신뢰하는 정도가 아니라 전폭적으로 믿어서 자기 재산을 주었다는 말입니다. 40억을 받은 알바생은 즉시 나가 장사를 잘해서 배를 남겼습니다. 16억 받은 알바생도 그처럼 했습니다. 그런데 8억을 받은 알바생은 머뭇거리다가 주인의 돈을 감추어버렸습니다. 오랜 후에 주인이 돌아와 결산합니다. 우리 인생도 언젠가는 주님 앞에 갔을 때 결산하는 날이 옵니다. 40억을 받은 종은 이 모든 것이 주인의 것이라고, 나는 이 종잣돈을 주시지 않았다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익한 종이라며 80억을 주인에게 드립니다. 16억을 받은 종도 그렇게 합니다. 그러자 주인은 '잘했다. 네가 작은 일에 충성했으매 내가 많은 것을 네게 맡기리니 네 주인의 즐거움에 참여할지어다.' 합니다. 그런데 8억 받은 종은 내가 당신이 굳은 사람인 것을 알았다고 합니다. 주어가 자기입니다. 굳었다는 성격이 포악하다, 성질이 더럽다는 뜻입니다. 이 종은 시작부터 마음이 꼬부라져 있었습니다. 자기 기준으로, 자기 잣대로 주인을 판단하면서, 내가 주인이 어떤 사람인지 다 안다고, 원금 그대로 가지고 왔으니까 주인에게 이거 가지고 돌아가라고 합니다.
저는 직장에서 큰 임무를 맡고 집을 떠나야만 했던 때가 있었습니다. 임무를 마치고 본국에 도착한 날, 마중 나온 사람들이 잘했다고, 수고했다고, 두 팔을 벌려 환영해주는데 정작 저는 억장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집을 떠나 있을 때 제 아내는 암 투병 중이었지만 집으로 돌아갈 수도 없었고, 아버지가 중풍으로 쓰러져 계셨으며, 남동생이 불치병으로 병원에 있고, 열두 살 딸이 소녀 가장으로 집을 돌보아야 했던 그 시간, 그 아픔의 시간, 고통의 시간이 주마등처럼 지나가서 엉엉 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때 이 마태복음이 생각났습니다. 그렇구나, 하나님의 나라는 우리가 이 땅에서 살면서 우리의 연수가 다 되어 죽어서 가는 나라가 아니라, 하나님의 나라는 우리가 이 땅에 살아있는 동안 우리 가슴을 설레게 하는 사건이 되는 것이고, 이 땅에 이미 임하는 나라가 하나님의 나라라는 것이구나! 깨닫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하나님 앞에 가서 섰을 때 이 땅에 얼마나 많이 남겼는가를 보지 않으십니다. 우리가 박사든, 고졸이든, 무학이든, 하나님께는 그런 것이 중요하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주인이 주인 됨을 인정할 줄 아는 사람, 알바생으로 살 수밖에 없는 우리 같은 인생을 무한 신뢰하셔서 하나님은 하나님의 재산을 나누어 주셨습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40억, 어떤 사람에게는 16억, 어떤 사람에게는 8억을 주셨습니다. 내 몸의 치수를 아시는 하나님이 우리를 더 잘 아시기 때문입니다. 만약에 8억 받은 종이 8억을 받자마자 나가서 장사했는데 그만 망해버리고 주인에게 돌아와, 이 종이 겸허하고 떨리는 마음으로 울면서 감히 얼굴도 못 들고, '주인이여, 죄송합니다. 어떻게 하죠? 저를 믿으셔서 8억이나 주셨는데 죄송합니다. 저는 다른 두 사람처럼 능력이 없습니다. 하나도 못 남겼습니다.' 그랬다면, 하나님의 나라는 주인이 이렇게 말씀하셨을 것 같습니다. '잘했다. 너 수고 많았지. 괜찮아. 너 정말 잘했어. 이제 네가 작은 일에 충성하였으니 내가 네게 많은 것으로 맡기리니 이 주인의 천국잔치에 함께 참여하자.'
사랑하는 여러분, 하나님의 나라는 우리가 그곳에 가서 섰을 때 우리가 이 땅에 많이 남기고 적게 남긴 것을 보고 칭찬하시는 것이 아니라 그 주를 주인으로 인정하는 사람을 안아주십니다. 그 하나님께 우리의 모든 것을 드리고, 우리가 주님 앞에 서는 순간, 착하고 충성된 종의 모습으로 서는 그런 여러분 되시기를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