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안히 가라]
윤혜연 목사
막 5:25~34
안녕하세요. 미취학부를 섬기고 있는 윤혜연 목사입니다. 미취학부는 0세-7세까지의 아이들이 예배와 '새싹 큐티'를 통해 하나님의 말씀 안에서 자라는 공동체입니다. 우리 아이들의 마음 밭에 구속사의 씨앗이 잘 뿌려져 삼십 배, 육십 배, 백 배 구원의 결실을 맺고, 아기 때부터 들은 말씀이 기억나고 언제든 공동체로 돌아오는 예배가 될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오늘부터 설 명절이 시작되는데, 오늘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말씀은 “평안히 가라”입니다. 가고 싶지 않은 시댁이든, 불편한 처가든, 명절이어도 혼자 지내야 하는 곳이든 여전히 변하지 않는 내 생활의 터전인 그곳을 어떻게 하면 우리가 평안히 갈 수 있을지 생각해 보겠습니다.
첫째, 내가 혈루증 앓는 여인임을 알아야 합니다.
어제 본문에는 회당장의 딸을 고치러 가시는 예수님의 모습이 기록되었는데, 회당장의 딸을 만나러 가면서 왜 중간에 혈루증 여인의 말씀이 끼어있을까 묵상해 보았습니다.
마가는 회당장의 딸이 열두 살임을 기록했고, 여인도 병으로 시달린 시간이 열두 해라고 했습니다. 성경에서‘12’는‘완전함’을 상징하는데, 두 사람의 사회적 신분은 현저한 차이가 있지만, 모두 완전한 고통의 불치병을 앓고 있습니다. 이것을 우리에게 적용하면, 생활과 형편은 각기 다르지만, 어떤 사람도 죄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불치병, 죄인이라는 점은 모두 동일합니다.
당시 혈루증은 문둥병자와 같은 취급을 받았기에 여인은 육체적 고통뿐 아니라 사회에서도 소외를 당해야 했고, 병을 고쳐보고자 애를 쓸수록 고통은 더 심해졌습니다.
오늘은 저의 멈추지 않았던 혈루에 대해 나눠보려고 합니다.
제가 우리들교회에 와서 가장 크게 변화된 점은, 나와 원가족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되었고 질서를 인식하며 가정에서 어떻게 적용할지를 고민하게 된 것입니다.
객관화의 과정을 통해 30여 년간 굳어 있던 제 틀이 깨어졌습니다. 때로는 삶 전체가 부정당하는 것처럼 아팠지만, 멈출 수 없었던 이유는 작은 적용을 결단했을 뿐인데도 말씀대로 믿고 살 때 누리는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결혼 전 저는 스스로를 꽤 괜찮은 사람이라고 착각했습니다. 매일 운동하고 밀가루는 절대 먹지 않을 정도로 자기 관리에 철저했고, 대인관계도 좋고 믿음도 있다고 여겼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죄인이라는 혈루를 인식하지 못하던 제게 예수님은 결혼을 통해 찾아와주셨습니다.
시부모님과 함께 살며 작은 소리에도 벌떡 일어나야 했고, 샤워 후에도 제대로 몸을 말리지 못할 만큼 자유롭지 않은 일상을 보냈습니다. 행복해야 할 신혼에 죽음을 묵상하며 살다 보니, 식단 관리와 운동은 더 이상 의미가 없었습니다.
그렇게 마음이 무너지자, 삶의 균형도 함께 무너졌습니다. 빵을 사다 방에 쌓아두고 몰래 먹는 날이 많아졌고, 점점 살이 찌기 시작했습니다. 거울도 보지 않았고, 가족 외에는 누구도 만나지 않으며 ‘내 인생은 끝났다’고 스스로 숨었습니다. 나에게 혈루가 있음을 알지 못했기에 고침의 필요성도 알지 못했고, 남 탓만 하며 나도 죽고 남도 죽이는 삶을 살았습니다.
둘째, 그의 옷에 손을 대어야 합니다.
여인은 이것저것 다 해보았지만, 아무 효과도 없었고 재산까지 다 허비한 채 구원의 소망이 전혀 없는 상태였습니다. 그때 예수님의 소문이 들려왔습니다. 여인은 무리 속에 몸을 숨기고 뒤로 다가가 예수님의 옷자락에 단 한 번, 스치듯 손을 대었습니다.
옷만 만져도 나을 수 있다는 여인의 믿음과 그녀를 긍휼히 여기신 예수님의 자비로 혈루의 근원이 마르고 병이 고쳐졌습니다.
분노와 연민의 혈루로 죽어가던 제게도 한 소문이 들렸습니다. 남편의 권유로 우리들교회 사역 지원을 하게 되었고, 저는 미취학부로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남편의 옷자락을 붙잡고 있던 제게 이제는 예수님의 옷자락을 잡으라고 초청하셨습니다.
미취학부 예배에서 저는 충격을 받았습니다. 아이들은 말씀에 집중했고, 구속사의 메시지는 아이들의 언어로 선포되었습니다. 그 말씀은 어른인 제게도 녹아들었고, 모든 세대가 한 말씀으로 소통할 수 있음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목회자 세미나 영상에 비친 제 모습을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거울도 보지 않으며 과거의 모습에 갇혀 살던 제가, 혈루증 여인과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수치의 환경은 하나님의 세팅이었고, 공동체에 붙어 말씀을 듣고 적용할수록 제 인생은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그 영상은 구속사의 소문을 전하는 통로가 되어, 그토록 미워했던 아버님까지 세미나에 참석하게 하셨습니다. 저에게 우리들교회는 예수님의 옷자락입니다. 미취학부 공동체에 붙어 예배와 목장을 잡았을 뿐인데, 혈루가 마르고 구원이 선물로 주어졌습니다.
셋째, 모든 사실을 여쭈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누가 손을 대었느냐고 물으셨을 때, 여인은 자신이 손을 댄 이유뿐 아니라 나은 사실까지 고백하며 예수님의 능력을 간증합니다. 이 고백은 회당장의 죽은 딸을 살리러 가시는 예수님의 신성을 드러내어 소녀의 소생에 대한 기대를 더욱 증폭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동시에 한 사람의 살아난 간증은 듣는 이에게도 구원의 소망을 품게 하며, 또 다른 생명을 살리는 통로가 됩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평안한 삶은 고통스러운 일이 없었던 것처럼 사는 것이 아니라 수치의 시간을 꺼내어 구원을 주신 예수님을 전하는 것입니다. “예수님 믿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미취학 아이들의 고백이 우리들의 고백이 되어 부모님들에게 들려주시는 인사가 되면 좋겠습니다.
또한, “평안히 가라”는 음성을 듣고 가족을 만나러 가는 우리들의 살아난 이야기가 해결할 수 없는 혈루 때문에 괴로워하는 가족을 살리러 가는 발길이 되기를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