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겨둔 너에게]
신승윤 부목사
딛 1:1~9
디도서는 바울이 3차 선교여행을 모두 마치고 로마에서 1차 투옥 이후 잠시 풀려났을 때, 디도와 그레데 교회 성도에게 보낸 바울의 목회서신입니다. 그곳 교회에는 섬 특유의 토속 신앙과 다양한 사상으로 복음을 훼방하려는 유대인이 가득하고, 무역이 활발하여 경제적으로 넉넉하니 음란과 게으름에 쉽게 빠져 복음에 무관심한 주민이 많았습니다. 바울은 이곳에 아들이라 부를 만큼 아끼고 사랑했던 디도를 남겨두고 남은 사명을 감당하도록 합니다. 오늘 말씀을 통해 우리는 자녀에게 무엇을 남기고 알려주어야 하는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첫째, 너와 내게 맡기신 것이 있음을 보여줘야 합니다.
바울은 다른 서신에서 자신을 소개했던 예수의 종, 그리스도의 종이 아닌 하나님의 종이라는 독특한 표현을 씁니다. 이유는 편지의 수신자 중 상당수가 예수님을 인정하지 않고 유일신인 하나님만 믿는 유대교인이기 때문입니다. 복음을 전하는 첫 시작부터 사도권이 무시당하지 않고 옳고 그름이 아닌 오직 복음을 전하기 위해 상대의 생각과 입장을 살핀 것입니다. 내 기준으로 이해되지 않아도 복음을 전할 그 한 사람의 마음과 생각을 읽고 그에게 무엇이 중요한지 살피고 아는 것은 중요합니다. 바울은 이렇게 복음 전할 틈을 얻고 자신을 사도로 부르신 이유를 설명합니다. 그것은 예수를 믿는 믿음과 예수를 아는 지식 그리고 영생에 이르는 소망을 전하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리고 자기 때에 자기의 말씀을 전도로 나타내셨으니, 이 전도는 우리 구주 하나님이 명하신 대로 내게 맡기신 것이라(3절)고 하며 디도 역시 같은 믿음을 따라 바울의 참 아들이 되었다고 합니다(4절). 전도는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것이고 구원받고 보내심을 받은 자들의 뚜렷한 인생 목적입니다. 가망 없는 죄인인 우리에게 말씀을 주시고 회개하게 하신 이유는 사명을 감당하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런 인생의 목적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홀로 그레데에 남겨진 헬라인 디도는 유대인들 사이에서 이방인으로 무시와 천대를 받고 죽음의 위협을 당할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는 예수 믿는 자를 핍박했던 바울이 구원받은 후 말씀 붙잡고 복음을 전하며 살아가는 삶을 보았습니다. 말씀대로 살아낸 바울의 삶이 디도에게 전해진 것입니다. 삶으로 살아낸 말씀만이 다음 세대로 전해집니다. 지금 처한 환경이나 과거 때문에 부끄러워하지 마시고, 말씀대로 결정하고 회개가 있는 삶을 자녀에게 전하시길 바랍니다. 유혹과 미련이 많은 인생 속에서 부모가 무엇을 위해 살았는지 자녀들은 다 기억할 것입니다. 바울은 디도에게 낯선 곳에서 살아갈 대처법, 대화술, 처신술을 가르치지 않았습니다. 그레데를 떠나온 나와 그곳에 남겨진 너에게 하나님이 맡기신 일이 있다는 것을 분명히 알려주었습니다. 그리고 로마로 다시 들어가 끝까지 복음을 전하다가 순교하는 삶을 보여주었습니다.
둘째, 가정은 지킬만한 가치가 있음을 보여줘야 합니다.
음란과 거짓이 넘쳐나는 그레데 섬에 교회가 세워졌는데, 교회의 리더를 결정하는 일이 가장 중요한 사안이 되었습니다. 리더의 기준에서 사회성과 인간관계 됨됨이도 중요하지만, 바울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교회 일꾼의 기준은 자신의 가정을 어떻게 여기는지였습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이 사람에게 가장 먼저 맺어 주신 관계가 가정이기 때문입니다. 가정의 중요함을 아는 것이 하나님의 뜻입니다. 신앙과 가정은 떼어서 생각할 수 없습니다. 우리들교회의 핵심 가치가 말씀 묵상과 가정 중수입니다. 중수는 뜯어내어 고쳐간다는 뜻인데, 가정에 언제나 감사와 만족만 있다면 우리는 가정을 중수한다, 지킨다는 말을 쓰지 않을 것입니다. 그만큼 가정을 지켜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가정을 만들어 주신 하나님은 100% 완벽하고 선하시지만, 가정을 꾸려가는 우리는 100% 죄인이기 때문에 완벽한 가정은 없습니다. 이것을 인정하고 가정에서 실망과 배신을 당해도 포기하지 않고 지켜내면 나의 교만과 자랑이 꺾이는 회개의 역사가 일어나 말씀만 붙잡는 놀라운 은혜를 경험하게 됩니다. 그래서 가정은 지킬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얼마나 애쓰고 몸부림치며 힘들게 버티는지 하나님뿐 아니라 우리 자녀들이 다 알고 기억합니다.
제가 중학교 때 어머니는 다른 남자와 집을 나가셨습니다. 아버지는 이를 알고 전국의 기도원으로 어머니를 찾아다니셨습니다. 아버지는 자신의 인생에서 어머니가 차지하는 비중이 작았고 아내 대접을 제대로 하지 못했기 때문에 회개하는 마음으로 어머니를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찾으러 다니셨습니다. 저는 노름과 알코올 중독, 폭력배에 밀수꾼이었는데, 오직 주님의 은혜로 이 자리에 세워 주셨습니다. 그리고 그 은혜의 터는 가정입니다. 왜냐하면 제가 아무리 방황해도 돌아갈 가정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버지가 그때 가정을 버리셨다면 저는 지금 이 자리에 없습니다. 사연과 상황을 보면 도저히 인내할 수 없고 지켜야 할 이유도 없는 가정이 많습니다. 하지만 끝까지 버티고 가정을 지켜내는 성도님들의 인내가 절대로 땅에 떨어지지 않을 것을 믿습니다.
오늘 우리는 모두 연합 예배로 모입니다. 우리 부모 세대는 다음 세대가 꾸려갈 가정에 성경적 가치관을 심어 주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그리고 남겨둔 우리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전할 사명을 주셨습니다. 여러분, 평등과 자유라는 이름으로 교묘히 속이는 포괄적 차별 금지법이 통과되면 정체성의 혼란으로 가정의 질서와 역할이 깨질 것입니다. 우리는 세상 가치관의 미혹에서 자녀를 지켜내야 합니다. 가정은 반드시 지켜야 합니다. 인생의 목적이 행복이 아닌 거룩임을 알고 세상 방법과 지혜가 아닌 하나님 말씀으로 결정하고 적용하는 다음 세대가 되길 간절히 바랍니다. 오늘 연합 예배가 삶으로 복음을 전하고 믿음의 유언을 하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그리고 악법의 속임수에서 우리 자녀들을 건져 주시길 간절히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