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작성자명 [김지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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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10.04.03
집으로...
마태복음 27장50절
갑자기
따뜻해진 봄 날씨 때문에
마음이 자꾸 들뜹니다
석양지는 오후
조금 서둘러 저녁식사를 마치고
남편과 함께 걷는 산책길
직장에서 바쁘게 돌아오는 차량들
하나씩, 둘씩 ,불 켜지는 집들
창가에 퍼지는 맛난 음식냄새들.......
저렇게 돌아갈 집이 있는게
얼마나 행복이고 다행인지
매일 매일 생각하는 사람들은 없겠지요
집을 떠나면
고생이란 걸 어른이 되면
누구나 아는 것처럼
변비로
불면증으로 타지에서 고생하다가도
집에만 오면 쉽게 해결되는 것들이 있음을 아는데
저는 가끔씩
지금도
이곳이 제 집인 것처럼 생각됩니다
마치
오래오래 살 것 같은
착각을 자주 하고 삽니다
그래서
걱정도 언제나
두 배가 됩니다
집이 없는 것
모아놓은 돈도
물려줄 것도 하나도 없다는 것
그런데
이번 고난주간을 통하여
놀라운 선물 하나를 받았습니다
이번 고난주간은
참 신기하게도
잔잔하게 기쁨과 행복감이 넘칩니다
오늘 본문처럼
소리를 크게 지르시고 영혼이 떠나시는 예수님은
집으로 올라가셨습니다
마치
오래 전부터
소풍날을 기다린 아이 같습니다
소풍을 마치고
자기 집으로 돌아가는 아이들처럼
그렇게 저는 주님 곁에 있었습니다
없어서 불편한 것들
차고 넘쳐 해악한 것들까지
저는 이제야 조금 구별할 것 같습니다
주시지 않아도
가지지 않아도
만족할 수 있는 넉넉한 마음들
영혼이 떠나시는 주님 곁에
오늘은
아주 오래오래 머물고 싶었습니다
나를 내려놓고
전부를 내려놓고
세상을 내려놓는 일
주님조차 떠나셔야 하는
이 세상에서
제가 할 수 있는 건 극히 작은 일임을
아니
그저 믿음을 고백하는
그저 그런 일이 나의 일임을 깨닫게 됩니다
사역을 잘하고
가르치기를 잘하고
기도를 잘하는 것조차 허망한 자랑임을
제가 할 수 있는 건
그저 그 분 곁에 머무르고
제가 부족함을 고백하는 일뿐임을
무언가 잘한다는 게
하나님 나라에 도움이 되는 건
극히 일부분, 아주 작은 일임을 알게 됩니다
저는
오늘 눈물 짓지 않고
조용히 그 분 곁에 머물길 원합니다
그렇게
평강이란 선물을
기쁨이란 선물을 받았습니다
언젠가
돌아 갈 집이 있다는 건
결코 가난하지 않다는 것이므로
언젠가
영원히 다시 살 집으로 간다는 건
아직 소망이 있는 것이기에
아직
세상적인 눈으로
절망하기엔 이르다는 걸
오직
영의 눈으로
이 땅을 바라보고 살아내는 것이란 걸
저는 기쁘게 주님을 보내 드립니다
그리고
삼일 후 부활하실 주님을 기다립니다
무익한 종이라도
쓸모없는 자라 할지라도
주님의 생명 값으로 다시 주신 삶이므로
그렇게
본향을 그리며
인내하며 살아야 함을 배웁니다
어수선한 세상의 소식들
억울한 죽음들
비록 스스로 생을 마감한 죽음까지라도
모든 인생들이
다시 돌아가는 집이 반드시 있음을
알 수만 있었다면..........하는 커다란 아쉬움.......
남편과 저는
아이들이 기다리고 있는 집으로
산책을 마치고 돌아갑니다
언젠가
이렇게 잡은 두 손을 꼭 잡고
저희가 바라는 집으로 가게 되길 바라면서요
웃으며
이렇게 활짝 웃으며
이 땅에서 한 일 아무것도 없어도
기꺼이 죽으심 으로
기꺼이 순종하심으로
내 생명을 살리신 주님이 예비하신
집으로
집으로
돌아가길 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