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향기가 납니다
작성자명 [김영순]
댓글 0
날짜 2005.11.22
아 1:12~2:7
아가서 말씀이 묵상하기 어렵습니다.
이제는 나이가 들어 이렇게 진한 남녀간의 사랑도 이해가 안되고.
그렇다고 하나님의 사랑을 이렇게 깊이 깨달은 것도 아니고...
그런데도 본문 말씀은 온갖 아름다운 수식어를 동원해 가며 고차원적인 사랑 얘기를 하시니,
말씀을 이해하는 것 조차 어렵습니다.
그래서 말씀을 읽으며 우두커니 앉아있는데,
문득 며칠 전에 제 가슴을 찡하게 했던 사랑 이 생각났습니다.
얼마전 나눔에 올린대로,
저는 지금 몸에 작은 두드러기 모양의 발진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병은 자랑을 하라고 해서,
저를 걱정해 주시거나 관심을 갖고 물어보시는 분들에게는 직접 그 부위를 보여 줍니다.
직접 보시면 기도를 더 많이 해 주실 것 같기도 하고,
혹시 치료에 대한 조언을 들을 것 같아서 입니다.
그런데 그 부위를 본 어떤 분이, 그 날은 그냥 지나치시더니,
그 다음 날 제 옆으로 오셔서 조용히 앉아 그 곳에 손을 넣고 기도를 해 주시는 것이었습니다.
대부분 피부에 발진이 생기면 그 곳에 손 닿는 것을 싫어하는데.
그 분은 그 부위를 쓸어내리며 한참 동안 기도를 해 주셨습니다.
그 마음에 감동 되어서 저는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그리고 그 기도에 동참을 했습니다.
이제는 기도를 받는 입장 보다, 기도를 해 드리는 입장이었는데,
저도 기도를 받는 것이 감사했고,
제 아픔을 잊지 않고 관심을 가져 주신 것도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그 사랑 때문인지,
비록 다른 곳으로는 조금씩 퍼져 갈지라도,
가려워서 가장 힘들었던 그 부위는 많이 나았습니다.
저는 아마 그 짧은 순간을 잊지 못할 겁니다.
그 사랑의 향기와, 그 기도도 잊지 못할 겁니다.
그리고 저도 그런 지체가 있으면 그렇게 조용히 다가가,
그곳에 손을 얹고 기도해 주게 될 겁니다.
사랑은,
나도 기름이 향기를 토해 내듯 토해 내는 것이니까요.
그래서 그 향기가 퍼져 나가는 것이니까요.
사랑받은 자가 사랑할 수 있듯이,
사랑은 전염이 되듯이,
나를 사랑하는 자의 향기는 내 품에 몰약 주머니가 되어,
나는 또 그것으로 향기를 낼 수 있을테니까요.
오늘 말씀의 사랑 처럼 거창한 사랑은 아직 할 수 없다 해도,
아직 하나님을 향해서나 사람을 향해서나 이렇게 아름다운 사랑은 할 수 없다 해도...
내가 받은 사랑만큼이라도, 토해내는 사랑을 하고 싶습니다.
다윗이 피해 숨었던 엔게디 포도원의 고벨화송이 처럼,
송이송이 뭉쳐진 사랑...
다른 사람이 피해 숨 쉴 수 있는 사랑을 하고 싶습니다.
아름다운 수식어는 없어도,
비둘기 같이 순결한,
밝게 비춰주는 화창한 사랑을 하고 싶습니다.
아무 말 없이 다가가 손 대고 싶지 않은 상처에 손을 대고,
기도하며 등을 쓸어 내려 주는 그런 사랑을 하고 싶습니다.
황무지인 사론에서 피어나는 수선화 같은 사랑.
골짜기에서 피어나는 백합화 같은 사랑.
가시나무 가운데 백합화 같은 사랑.
수풀 가운데 사과나무 같은 사랑을 사모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