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는 것에 현혹되지 말고 영원한 것을 사모하거라
작성자명 [오명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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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5.11.08
고후 4:16~5:10
보이는 것은 잠간이요 보이지 않는 것은 영원함이니라
어제 점심 오후 한 시가 조금 넘어 사무실에 있는데 아파트 사무실에서 핸드폰으로
전화가 왔습니다.
집에서 연기가 터져 나오고 있다고... 급히 오라는...
우선 대문을 부수고 들어가라고 다급히 소리를 지르고 오토바이를 집어 탔습니다.
집에 불이 났는지도 모르니 빨리 가자고... 말이 제대로 나오지 않아 더듬거립니다...
승용차보다 빠르게 요리조리 추월하며 막힌 거리를 겁도 없이 질주하는 오토바이 기사
뒤에 앉아 기사의 어깨를 두 손으로 꽉 잡고 불길이 붙었으면 어쩌나...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주님께 외쳤습니다. 다른 말은 생각이 나지 않았습니다.
주님! 도와주세요... 그냥 주님! 주여!만 외쳤습니다.
도착하여 엘리베이터를 타려는데 일층 앞에서부터 탄 냄새가 진동을 합니다.
남은 찌게가 상할것 같아 끓여 놓으려다 가스를 끄고 나가는 것을 잊었습니다.
집에 올라가니 부서진 대문은 열려있고... 소화기에서 뿜어 나온 화학물질의 미세한
크림색 분말이 온 집안을 뒤덮고 있었습니다.
감사의 안도감과 함께 온 몸에 힘이 죽 빠지고 사지가 떨리기 시작합니다.
두어시간이 넘도록 분말을 쓸어 내고 닦아 내며 분말이 들어간 모든 음식물과 뚜껑이
제대로 닫혀져 있지 않았던 간장, 기름병 등을 모두 다 버렸습니다.
대충 청소를 하고 부서진 대문도 대강 막고 가린 후 사무실에 가서 일을 마치고 기운이
소진된 상태로 집으로 돌아와 다시 대청소를 하고 저녁을 한 술 뜨고 책상에 지쳐 힘없이
앉았습니다. 만일 불이나 모든 것이 다 탔다면... 아찔합니다... 집안을 둘러보았습니다.
눈에 들어와 보이는 모든 것들이 그냥 제 자리에 있는 것이 고마웠습니다.
아침에 읽은 본문 말씀은 다시 펼쳤습니다.
우리의 돌아보는 것은 보이는 것이 아니요 보이지 않은 것이니 보이는 것은 잠간이요
보이지 않는 것은 영원함이니라...
불에 타지 않고 남아 있는 내 손때가 묻은 나의 가구들...
눈에 보이는 이 가구들과 집은 실로 불이 나면 순식간에 소멸될 것이었습니다.
실로 내가 돌아보아야 할 것들은 보이지 않는 영원한 것이어야 함을... 본문 말씀이
큰 소리로 저에게 선포하고 있습니다. 닦아 내도, 닦아 내도 가시지 않고 상처가 되어
흔적처럼 남아있는 탄 냄새가 온 집안을 진동시키고 있는 현장에서 저에게 말씀하십니다.
사실 요즈음 가구들을 새롭게 바꾸어 보려고 시간을 내어 다녔습니다.
다니면서 가구들을 보니 12년 전에 장만한 가구들과는 비교가 안되게 멋있고
세련된 위용을 자랑하는 고품격(?)의 가구들이 제 안목의 정욕과 육신의 자랑을
흔들고 있었습니다.
살면서 꾸준히(?) 사들이는 옷이나 물건들로 장들이 차고 넘치고...
집안이 깔끔하게 정리가 안되어 옷장을 큰 것으로 바꾸려 했습니다.
옷장을 바꾸는 김에 침대와 화장대도 새 옷장에 맞게 모두 변화를 주고,
내친 김에 식탁도 바꾸고 온 집안을 리모델링 하려는 계획을 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아직도 멀쩡한 가구를 버리고 새 가구로 바꾼다는 것이
그리스도인으로써 마음에 걸리기도 하였는데...
어제 발생한 불이 날 뻐~ㄴ한 사고로 인해 정말 필요한 것 말고는 가구를 바꾸지
않기로 했습니다. 잠시 잠간인 눈에 보이는 것들에 현혹되지 않고 보이지 않는
영원을 사모하는 자 되기를 소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