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천점이 믿음의 해드쿼터가 되기를 간절히 기도하며 --김세규가
작성자명 [김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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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5.11.08
사랑하는 아버지, 어머니에게,
한 주 평안하셨는지요?
저는 지난 한 주 역시 잘 지냈습니다.
11월로 접어들며 맑은 날보다는 흐린 날이 더 많고, 비가 내리는 날 도 제법 됩니다. 하지만, 춥다는 느낌보다는 아직도 그저 선선한 느낌이 더 강합 니다. 지난 주에도 이 시간, 이렇게 두 분에게 편지를 썼는데, 또 한 주가 이렇게 훌쩍 지났습니다.
방학이 기다려집니다. 엄밀히 얘기하면, 방학보다 어떤 부담없 이 쉴 수 있는 주말과 주일이 기다려집니다. 가끔 편하게 TV를 보다가 잠자리에 들고 싶고, 주일은 예배를 드린 후, 월요일에 대한 부담없이 가까운 공원을 찾아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고 싶습니다. 매 주 정기적으로 제출해야 하는 2건의 에세이 는 아직도 큰 부담으로 다가옵니다. 아마 이번 주부터 방학 전까지는 더 긴장하게 될 것 같습니다. 서서히 기말 레포트들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고, 만만치 않을 거 라는 생각이 듭니다. 얼음 위를 걷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살면서 이렇 게 방학을 기다려 본 적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행복하고 감사합니다.
하나님의 인도하심으로 그리고 허락하신 지혜로 지금까지 무던히 해 왔습니다 . 만약 예전의 저였으면 그 스트레스를 감당하기 어려웠을 것이 고, 그냥 제풀에 지쳐 주저앉았을지도 모릅니다. 그런 저의 약함을 저는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더 감사합니다.
사랑하는 아버지, 어머니,
좀 미련해질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맞나 맞지 않나라는 생 각, 의심보다는 그냥 묵묵히 해야 할 일을 해 나가는 단순함이 더 필요한 것 같습 니다. 여전한 방식으로 무엇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닙니다. 사람이기에 흔들리고 더 좋은 방식이 있지 않을까라는 그럴듯한 포장으로 슬그머 니 그 여전한 방식에서 떠나갑니다. 그 여전한 방식을 자키는 힘. 어떤 날은, 큐 티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하루의 컨디션이 결정되기도 합니다. 말씀이 좀 쉽게 이해되고, 오늘의 말씀으로 품을 수 있는 구절이 쉽게 눈에 띄면 맘도 괜히 가벼 워지고, 더 은혜스러운 마음이 듭니다. 그런데 말씀 자체가 잘 안 와닿고, 솔직히 무슨 말을 하고 계신지도 잘 모르겠고, 모든 말씀이 복잡하게 꼬여져만 있는 것 같고 하면 오히려 묵상을 하다 짜증이 나기도 합니다. 말씀이 읽는 나보다 말씀이 훨씬, 훨씬 크기에 당연한 것일찐데 이 딱한 저는 매번 모든 말씀을 꿀꺽꿀꺽 삼 키고자 하니… 그럼에도, 그 마음의 찜찜함을 견디고, 다시 원칙을 생각해보고, 조금 떨어져 서 나의 처지를 확인하며 다시 같은 시간 큐티를 할 수 있는 마음을 허락해 주신 것에 감사드립니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방법을 고민하는 것보다, 실천하는 것이 힘입니다.
시간이 지나여 우리가 어느 정도 성장했는지, 전에 비해 얼만큼 나아졌는지 알 수 있겠지요.
영어 공부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여전한 방식….
참 쉬운 것 같은데, 참으로 어려운 방식인 것 같습니다 .
사랑하는 아버지, 어머니,
가끔 수요모임이, 목요모임의 열정이 처음 같지 않다고 느끼실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마 그런 느낌이 드는 것은 당연한 것일지도 모릅니 다.
그럼에도 미련스럽게 지키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처음과 같은 뜨거운 느낌이 없다라도 그 자리에 미련스럽게 끝까지 앉아있을 수 있는 힘이 진정한 힘이고, 거기까지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인 것 같습니다.
그 자리를 지킬 때, 하나님은 그 자리를 지키는 마음을 봐 주시 리라 생각합니다.
또 그것은 혼자만의 힘으로 쉽지 않기에 주변에 좋은 지체분들과의 협력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가끔 금요예배를 가끔 건너 띄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두려운 마음이 듭니다.
그냥 두려운 마음이 듭니다.
결국 예배에 참석하고 큰 마음의 평안을 얻었음에도 가는 그 순간까지 갈까 말까 로 고민하다가 그 어떤 것도 제대로 못 했던 날도 있습니다. 그 일 후로는, 다시는 그것을 갖고 고민하지 않습니다. 그 날, 교회로 갈 수 있는 마음을 허락해 주신 성령님께 감사 드립니다.
사랑하는 아버지, 어머니,
두 분에게 편지를 쓰니 마음이 밝아지고, 또 기운이 납니다 .
그리고 든든합니다.
아버지, 어머니,
지난 금요예배때 기도하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제 앞 쪽에 목사님이 앉아 계셨습니다.
감색 양복을 입고 계셨고, 무슨 기도를 하시는지 온 몸을 앞으 로 잔뜩 웅크리시고 뜨겁게 기도하시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
저는 그 뒷모습에서 갑자기 돌아가신 할아버지의 뒷모습을 보았습니다.
십자가 앞에서 할아버지는 저런 뒷모습을 얼마나 많이 보이셨을까?
오직 하실 줄 아셨던 일이 성경읽기와 기도였던 할아버지였습니다.
가슴에서 터져 나오는 울음에 제대로 기도할 수가 없었습니다.
아마 우리는 할아버지, 할머니의 꿇은 무릎으로 일어선 집안일 지도 모릅니다.
아마도 할아버지는 아버지를 위해 가장 많이 기도하셨을겁니다.
할아버지가 얼마나 아버지를 사랑하셨는지는, 아버지를 부르는 그 음성에 다 들어 있었습니다. 그 따뜻하고 자애로운 음성이 귀에 선합니다 .
아버지에게 강한 믿음을 허락해 달라고 기도하셨을 것이고, 아 버지가 장로님이 되어 교회를, 목자를. 성도님들을 잘 섬길 수있게 해 달라고 기 도하셨을겁니다. 어쩌면, 할아버지에겐, 아버지가 회사의 사장보다 장로라는 직함 이 더 컸을지도 모릅니다.
그럼에도 할아버지는 강요보다는 한결 같은 믿음으로 아버지를 편안하게 대하셨습 니다.
그런 할아버지의 마음이, 기도가 목사님의 뒷모습을 통해 내 가 슴으로 치고 들어옵니다.
아마 우리 할아버지는 어머니를 위해서, 저를 위해서, 택훈이와 세훈이를 위해서 기도하셨을겁니다.
그런 할아버지, 할머니 밑에서 양육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던 저는, 천하의 행운아입니다.
그런데, 그것을, 할아버지 돌아가신 지 14년이 지난 지금에야 이렇게 깨닫습니다.
사랑하는 아버지, 어머니,
흔들리면 그 흔들림을 그대로 고백하고, 잡아달라고 기도드리면 서 신앙생활을 해야겠습니다.
내 의지로 하나님을 향한 내 마음을 믿음을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교만인 것 같습니다.
사랑하는 아버지, 어머니,
이번 한 주도 말씀 안에서 승리하기시를 소원합니다.
무슨 일이든 일이 잘 될려면, 본점이 잘 되야 합니다. 그래야 지점이 그 본점의 지침을 받으며 그 세를 확장해 나갈 것 아닙니까 ?
그런면에서 ‘봉천점’은 매우 중요합니다.
봉천점의 믿음의 크기가, 비행기로 13시간 떨어져 있는 샌프란 시스코 분점에 그대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봉천점이 우리에게 믿음의 헤드쿼터가 될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그리고, 언제나처럼,
두 분을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내 아버지, 내 어머니…
샌프란시스코에서 세규가 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