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너무도 별볼일 없는 질그릇인 나에게...
작성자명 [정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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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5.11.07
<고후 4:1~15>
밤새 비가 오더니 낙엽들이 가의 다 떨어지고 있습니다.
집에서 김목사님의 말씀을 들으며, 혜옥씨를 생각합니다.
먼저 하나님의 나라와 의를 구하는 것이 뭐 거창한 것이 아니라,
하루하루 주어진 순간 순간에 충실하는 것임을 다시금 새깁니다.
생각을 많이 하는 요즘입니다. 삶과 죽음에 관해서…
할머니, 좁쌀로 죽을 쑤어서 그 국물만 겨우 드시며 사십니다.
간간이 새우젓도 드시지만, 새우젓은 물론 좁쌀 한 알도 삼키지 못하십니다.
드시고 싶은 것이, 이 곳에는 없는 홍시감이라 하셔서
단감을 얼리고 녹인 억지로의 홍시를 드렸지만, 삼키지 못하고 뱉아 내십니다.
꿀물 조금 드실 뿐입니다. 조금씩 자주 자주...
한 숟가락씩 먹여 드리고, 좁쌀도 받아내는 역할이 제 역할입니다.
드시는 것이 이러하시니 일주일도 넘게 변비로 심히 고생합니다.
어제는 한 시간쯤 파내기 작업을 하여서 겨우 성공하였습니다.
남편이 하는 것을 영 불편해 하셔서 늘 제 몫입니다.
이러한 중에도 정신은 맑으시고, 귀도 밝으시니 참 그렇습니다…
자꾸 넓게 번져지는 욕창은 보기만 해도 너무 아파 보여서 늘 마음이 아픕니다.
그래도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주물러 드려도 이 곳 저 곳이 너무 아프셔서 그냥 둡니다.
말씀으로 위로하고 권면해도 남은 자의 고통은 남은 자의 몫입니다.
마음은 평안하다 하셔도 보는 자도 고통입니다…
한 잎 한 잎 떨어지는 낙엽처럼,
언젠가는 이 땅에서의 소임을 다 마치시면 불러 가실 그 날만 기다리며 사십니다…
할머니도 저도…
내 마무리 길의 모습은 어떨까 생각합니다.
제가 저희 집에서 제일 좋아하는 곳이 있습니다.
현관 위로 현관문보다 큰 창이 있습니다. (너무 호화스러워 보여서 죄송합니다.)
커다란 이 창으로 밖을 내다보면, 가슴이 탁 트이는 듯합니다.
거치는 것 하나도 없이 하늘이 보이고, 구름이 보이고, 나무 위의 가지가 보입니다.
묵상이라고 하면 너무 거창하고, 기도라고 하기엔 쑥스럽고,
눈 똑바로 뜨고 그냥 바라봅니다.
때로는 주님과 얘기도 하고, 때로는 찬양하면서…
짧은 시간이어도 늘 이 곳에 있으면 참으로 아름다운 시간으로 충만해집니다.
눈이 오는 날은 눈이 소복히 쌓이는 모습으로,
별이 빛나는 밤은 역시 황홀한 그 모습으로…
지금처럼 낙엽이 한 잎 두 잎 떨어지는 때는 또 그대로의 정취를 느끼며 생각합니다.
하늘… 하나님… 나… 구름… 바람… 시… 나무…
우리의 인생이 무엇인가 생각합니다.
아침에 묵상한 질그릇을 생각합니다.
“어두운데서 빛이 비취이라 하시던 그 하나님께서
예수 그리스도의 얼굴에 있는 하나님의 영광을 아는 빛을
우리 마음에 비취셨느니라.”
묵상하면 할수록 참으로 감사합니다.
참으로 너무도 별볼일 없는 질그릇인 나에게 내 마음 가운데
하나님의 영광을 아는 빛을 비추어 주심을 인하여 깊이 감사합니다.
감히 사도 바울과는 비교 할 수 없지만,
내 수준으로 사방으로 우겨쌈을 당하고… 답답한 일을 당하여도…
낙심하지 않고 버린바 되지 않고, 망하지 않음을 인하여 감사합니다.
이 모든 과정들을 통해 예수의 생명이 나타나길 원합니다.
며칠 전,
남서울은혜교회에서 큐티 모임을 인도하시는 성난숙권사님이
몇 백 명이 모인 그 모임에서 제 나눔을 읽어 주시고, 그 곳에 모인 분들이
함께 한 마음으로 기도하셨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습니다.
정말로 뜻밖이었습니다. 그렇게 많은 사람에게 사랑 받고 있으며,
기도해 주시는 든든한 지체들이 그리도 많음에
가슴 벅찬 기쁨과 감사가 있습니다. 그리고 큰 힘이 됩니다.
더욱 더 놀라운 것은, 제 안에서 흘러나오는 예수의 생명이
많은 사람을 살리고 계신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주님, 참으로 제가 무엇이관대…
너무도 볼 것 없고, 드러낼 것 없고, 깨어지기 잘 하는
지극히 평범하고 투박한 질그릇인 저를 왜 이리도 후대하십니까?
말이 통하는 큐티엠에 그저 내 마음을 오픈한 것 뿐인데...
그저 하루하루 견디는 것 밖에 없는데 왜 이리 사랑해 주십니까?
모든 것을 알고 계신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모든 것을 너희를 위하여 하는 것은
은혜가 많은 사람의 감사함으로 말미암아 더하여 넘쳐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게 하려 함이라.” 아멘, 아멘.
하나님께 영광을 돌립니다.
깨어진 질그릇도 하나도 버림 없이 사용하시는 하나님,
금 그릇, 은 그릇이 전혀 못 되는 질그릇입니다.
하지만 주께서 받으시오니 감사합니다.
모든 훈련을 통해 사용하여 주시옵소서…
지금은 정말 모르지만, 내 모든 삶의 과정들이
감사함으로 감사함으로 더하여 넘치는 은혜의 삶이길 원합니다.
받아 주시옵소서… 사용하여 주시옵소서…
누군가를 살리는 질그릇으로 씌임 받기 간절히 원합니다.
내 삶을 통해서, 말씀이, 주님의 생명이 전파되게 하옵소서…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가 전달되는 축복의 통로되게 하옵소서…
하오나, 주님,
모든 것을 아시는 주님,
아주 연약한 질그릇임도 기억해 주시기 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