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실족케 하는 자입니다.
작성자명 [서예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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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10.02.20
남편은 출근했는데
방안에는 간밤에 술을 마시고 품어놓은 남편의 숨결 냄새가 가득하다.
나는 실족케 하는 자였던가?
부부목장예배가 있던 어제
남편은 며칠전에 미리 일이 늦을 거라고 말했었고
함께 식사는 못하더라도 예배는 드릴 수 있을것 같아
같이 가려고 남편이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전화가 왔다.
일을 하는데 물건이 잘못와서 다시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많이 늦을 것 같으니 택시 타고 가라는 거였다.
목사님께서 방문하신다는 소식을 들었기에
잠시라도 함께 했으면 싶어서
일 마치는대로 오라고 하고는 아이를 업고
예배장소인 부목자님댁으로 갔다.
나눔을 듣는데 전화가 왔길래
일 마치고 근처에 왔구나 싶어 받았더니
술 한잔 했다고 어디냐고 묻는다.
괜찮으니 오라고 했더니 일단 알았다며 전화를 끊었다.
예배를 마치고 집에 와보니 취한 남편이 TV 앞에 잠들어 있었다.
예배는 가능한 끝까지 권하며 선택의 여지는 본인에게 넘겨준 것이
연약한 남편을 실족케 하는 일이었을까?
내 목에 연자맷돌을 매달아
깊은 바다에 빠뜨려줄 사람은 존재하지도 않는데
그것이 차라리 낫다니!
주님, 저는 옳소이다가 안됩니다.
왜 없을 수 없는 일 때문에
화를 당해야 하는지요?
마음으로 항변하다가 드는 생각이
나는 어떻게 해도 실족케 할 수 밖에 없는 자라는 것이었다.
나는 날마다
예배를 강권함으로 남편을 실족케 하는 아내이고
무관심으로 아이들을 실족시키는 엄마입니다.
못깨달음으로 목자님을 실족시키는 목원이며
찌르는 말로 친구를 실족시키는 나쁜 친구이고
냉정함으로 부모님을 실족시키는 딸이며 며느리이고
연약함으로 오빠와 동생을 실족시키는 동생이고 누나입니다.
주님! 저는 실족케 하는 역할 밖에 못하는 자입니다.
저를 불쌍히 여겨주소서!
실족케 하는 자의 역할을 맡기시지 않았으면
어찌 제가 오늘 주님을 붙들겠습니까!
주변 사람들을 실족시킬 수 밖에 없는 연약함으로 주님을 부르짖으오니
오늘도 만나주시고 구원해 주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