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엄열매 줍는 부부
작성자명 [김화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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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5.11.02
과히 말씀하자면 요즘처럼 우리 부부가 행복해 본 적이 없는것 같다
왜냐면 날마다 거의 비슷한 생활인데도 웃음이 곱절로 생산되기 때문이다
새벽부터 워낙 손잡고 붙어 다니니까 태워줄려다 그냥 지나쳤다는 둥
어느 모임에 조금이라도 늦게 나가면 참기름 짜다 오느냐는 둥
놀림당하는게 너무 자랑스러워져버렸다
수준높게 믿음의 용어로 말하자면
남편이 안식기에 들어간 지 한달 째가 되었다
옛날 아버님도 어려움을 당하셨던 고혈압이 위험신호를 보내왔고
이런저런 우리의 욕심을 따라 초목지를 선택했던 롯과 같은 결과인지도 모를 일이다
그렇게도
교회차 타기 싫어하고
특히 새벽에도 위험을 무릅쓰고 꼭 차 몰고가고 싶어하더니
차를 반납한 요즘
큰 길가에서 차 기다리는 동안 가로등 아래 체조하는 기쁨은 그 때는 없었던 일이다
새벽예배를 마치고
집에 오는 거리는 약 30분대
플라타나스 가로수 길을 걸어서 찬송의 콧노래를 부르면
아기 참새들도 유치원 갈 준비를 하는지
엄마 참새가 깨우는 소린지
우리 딸 별명이 참새친구 처피 라서 더 정겹게 인사를 해준다
안녕 #51761;처피!
집에 다 이르러 샛길이 있어서
이슬 머금은 잔디를 따라 오솔길로 접어들었는데
조그만 텃밭들이 있고 어제 캐간듯 싱싱한 토란대가 버려져있었다
우리 저거 주워갔고 갈까?
뭐하게
울 남편은 종로출신 사람이라서 농사는 모른다 강조해왔다
말렸다 육계장 끓여먹게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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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다발을 주웠다
근데 우리 꼭 성경에 나오는 탕자같지 않아? 집도 잃고 고국을 떠나서 서리 맞으며
맞다 여기(중국)사람들은 먹지않는 토란대(쥐엄열매)를 주워먹는 꼭 그 신세같다야
야 그래도 우린 을매나 행복허냐 아버지가 우릴위해 소를 잡을텐데
어~~? 적용되네 소 잡아야 육계장 끓이잖아 ㅎㅎㅎㅎ
남편은 잔돈 1원짜리 3장을 챙겨서 소풍을 떠났다
1원은 버스 한번 타는 기본금이다
수요일엔 필드 사용료가 적은 날이라 여기 사람들은 보편적으로 즐기는 운동이다
예전같으면
무슨 주제에
무슨 형편에하며
겨냥할 말도 많았겠지만
당신은 충분히 쉴 자격이 있어
수고할 만큼 했고 지금도 여전히 울 가족의 왕같은 제사장으로 모시노라고 되뇌이면서
저녁 때 봐~ 교회에서 ^*^
오! 이 배짱 주님 주신 것
오! 이 배짱 주님 주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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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자주부르는 편곡이다
이것이 세상에서 특별히 우리에게 주신 하나님의 은혜로 행하는 것 아닐까
아~~내 마음이 비로소 가을이 되었나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