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환란이 이 못난 아버지를 위로하다
작성자명 [심다니엘]
댓글 0
날짜 2005.11.01
2005/11/01(화)
고후1:1-11
제대 4개월을 남겨놓은 둘째 아들에게 편지가 왔습니다.
많은 어려움이 있었던 이야기를 적었습니다.
얼마 전에 자기 바로 밑에 후임병이 함께 걷는 중에 푹 쓰러지더니
이윽고 숨지고 말았다 합니다.
DMZ에서 흔히 있는 일이라 치부할 수 있겠지만
당하는 당사자들은 그렇지 않는 모양입니다.
자살병 사고병이 유난히도 많은 아들의 부대.
신앙도 없이 군대간 둘째 아들
작전중에 한두달에 한 명씩 지례밭을 밟아
전우들이 쓰러져 죽는 것을 보고
하나님이 자기를 지키시는구나 하고 깨닫는 둘째 아들
그러면서도 비겁하게 혼자 살려고 하는 것은
차라리 죽는 일보다 못하다고 말하는 둘째 아들
어제밤 늦게 둘째아들의 편지를 읽고 많이 울었습니다.
내가 아버지로서 해준 것이 없는데
오히려 아버지을 위로하며 부모로부터 사랑을 많이 받았다고
부모님때문에 자기가 강해졌다고..
아버님 어머니 하고 싶은 일 하시면서
부디 오래사셨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둘째 아들
오늘 아침 묵상하면서
내가 마치 믿음없는 고린도교회성도같고
아들이 사도가 된 것같았습니다.
해병대를 지원하였으나 고등학교성적이 좋지 않아 떨어졌습니다.
곧 바로 육군에 지원하여 가기를 꺼려하는 죽음의 수색중대를
스스로 자원했던 그 녀석의 군대생활이
순탄하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워낙 불의를 보고 참지 못하는 녀석인데,
고등학교를 두번이나 퇴학을 먹은 그 녀석이
혹시나 부대에서 사고를 치지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나중에 들여오는 소식은
온갖 궂은 일과 힘든 일을 도맡아 하는 (지휘관에 말에 의하면)
지금까지 군대생활하면서 이런 사병은 처음 보았다고 말할 정도로
어엿한 모범사병으로 변신했습니다.
대학을 가지 않고 노동하며 살겠다고
그렇게 고집을 피우며 부모속을 썩이던 녀석이
그 노동하던 근육으로 힘든 지역에서 이겨낼 수 있었던 모양입니다.
쓰러져 죽었던 후임병이 서울대를 다니다 왔던
매우 똑똑한 녀석이었다고 합니다.
죽기 방금 한 시간전에 심병장님의 병장 진급을 축하한다고
기뻐게 말하던 자기의 후임병-그 부모가 부대에 찾아와서
내 아들 목숨을 내놓아라고 오열하며 우는 모습을 보면서...
DMZ만 아니었다면 자기가 살릴 수 있었는데 하며
인간의 한계를 체험했나 봅니다.
헉헉 숨을 헐떡거리며 살고 싶다고 애원하는 그 전우에게
어떻게 할 수 없었던 자신의 무력감.
숨을 거두며 싸늘한 시체가 된 전우의 모습을 보면서...
이번이 바로 자기 직속의 후임병의 두번째 죽음이었습니다. 꽤 충격이 컸을 겁니다.
교회가 없는 그 곳에서 신앙을 잃어버릴까 염려했는데
오늘의 말씀처럼 환난중에 하나님의 위로를 넘치게 경험하고 있는 아들 녀석이
마치 사도가 되어 어린 신앙인인 나에게 위로의 편지를 보내는 것 같습니다.
아들로부터 위로를 많이 받았습니다.
위로 받을 자격조차 없는 냉혈한 아버지인데...
그러면서도 마지막 말씀(1:11)-기도로 아들을 조금 도왔던 것이
하나님께 풍성한 감사의 제목으로 다가왔습니다.
아들을 지키시는 우리 하나님
앞으로 제대해서도 아들의 생애를 인도해 주실 우리 하나님
감사하나이다. 하나님 제 아내를 위로해주시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