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식탁
작성자명 [김지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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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10.01.27
아름다운 식탁
마태복음 11장1절~10절
얼마 전
엄마에게서 주일날 점심식사에 대한
메뉴 문의를 받았습니다
100 여명 되는 홈리스들
예배가 끝난 뒤 함께 나눌 점식식사였는데
대접하는 음식의 가지수를 염려하셨습니다
대부분이 흑인 홈리스들이지만
담임목사님이 한국 목사님이시라서
거의 한인교회들이 매 주일마다 순번을 정해 식사를 담당하는데
이번 2월 둘째 주엔
신청한 교회가 없어서
졸지에 예배드리러 가는 몇 분들이 하시기로 했답니다
처음엔 의례적인 식사에 대하여
보통 다른 분들이
준비하는 것들에 대해 알려드리다가
문득
최고의 대접이란 무엇일까 ?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오늘 본문을 묵상하면서
왠지모를 식탁을 떠올리게 됩니다
제자들에게 명하시고
가르치시고
전도하시는 주님의 모습
소경이 보며
앉은뱅이가 걸으며
문둥이가 깨끗함을 받으며
귀머거리가 들으며
죽은 자가 살아나며
가난한 자에게 복음이 전파되는 일
홈리스들에게
가장 중요한 일과는
굶지않고 먹는 일 아닐까요 ?
생명이 넘쳐나며
풍성함이 가득하며
온갖 넉넉한 주인의 인자가 넘쳐나는 식탁
주님께서
저희에게 원하시고 차려주셨던
그런 식탁들
그런 상차림이 떠올랐습니다
무엇보다도
식탁을 받는 사람에게 꼭 맞는 상차림
하지만
전 언제나
제게 맞는 것이 아니라고 도리질 했습니다
혹시
이제껏 내가 살아온 이유가
좋은 것을 보기위함이 아니었을까? 하는.
신앙조차도
믿음조차도
그저 화려하고 부드러운 옷을 입기위함이 아니었을까 ? 하는.
먹음직하고
보암직한
너무나 화려한 식탁
부를 상징하는 금색 실을 두른 레이스보와
사치를 상징하는 금 그릇들
온갖 진수성찬을 차려놓은 저녁상을 위하여
그렇게 애타게
맘을 다하여
달려온 게 아니었을까 ? 하는 의구심이 고개를 들었습니다
정작 제가 주님을 위하여 차리는 식탁은
어찌나 인색하고 궁핍했는지
부끄럽기 한이 없는 나의 식탁차림표
열등감, 낮은 자존감, 실패, 무기력, 무능함,
끝이 없는 욕망, 알량한 자존심, 변덕스런 천성까지......
이런 보잘 것 없는 상차림이 제 것이었습니다
그때마다
주님은 꾸짖지 아니하시고
제 식탁을 바꾸어 주시기 시작했습니다
진정으로 사람을 사랑하는 법
오래 인내하며 기다리는 법
결코 좌절하지 않는 법
빛나는 성공, 높아진 지식,
세상이 주는 온갖 번쩍이는 부귀영화
다른 이들의 칭송까지 얻어 식탁을 차리고 싶었는데
주님은 결코
그런 걸 원하는 게 아니라고
다시 가르쳐주고 계십니다
가난한 식탁을 멋지게 차리는 법
정성과 시간을 들여 차리는 법
마음을 다해 성심껏 접대하는 법
그 누가 와서도 기죽지 않고
편안하고 넉넉하며 자유하게 먹을 수 있는
그런 상차림표를 가르치고 계십니다
저는 언제나
인색함과 얄팍함
그리고 생색나는 차림표를 좋아했건만
주님께선
생명이 회복되는 놀라운 차림표를
저에게 보여주십니다
오늘 본문을 통해서
주님이 보여주신 식단표를 읽으면서
저는 가슴이 꼭꼭 찔립니다
저는
엄마에게 다시 전화드려서
식단표를 바꿉니다
빵과 햄 그리고 샐러드란 초간단 메뉴에서
불고기와 잡채 그리고 가장 좋아한다는 해물파전
과일 샐러드에 따끈한 커피까지.........로 바꿨습니다
하마터면
인색함이란 제 방식의 차림표에
실족할 뻔 했습니다
주님이 짜주신 새로운 차림표에
많은 홈리스들이 와서 식사하고는
가서 듣고 보고 전했으면 좋겠습니다
흔들리는 갈대인
제 심지를 꺽지 아니하시는
주님의 인자하심을 나타내는
그런 풍성하고 아름다운 식탁을
한번 멋지게
차려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