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기치 못했던 의외의 일격
작성자명 [안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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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5.09.22
며칠 집들이 하는 일로 바빴습니다.
주일날, 마침 추석인지라 본예배 후 성도들이 함께 모여서 다과를 나누는 자리에 몇몇 음식을 준비해 갔습니다.
그 날이 자연스럽게 제 차례이기도 하고 집 들이겸 모두에게 좋은 시간이 되어져서 다과가 끝난후에도 내내 기분이 좋았습니다.
하늘은 내내 맑고...이곳 날씨가 청명해서... 음식을 준비해서 힘이 들었지만, 교회에서 돌아오자마자 차만 차고에 넣어두고 남편과 둘이 오붓한 산책시간도 가졌구요.
마음에 큰 평화가 깃들었습니다.
다음날도...남편과 시내쪽을 돌며 함께 이런저런 사무도 보고, 장도보고, 고장나서 못쓰게 된 밥통도 개비하고....평화롭고 만족한 시간을 보내며 너무나 편안한 마음이 되었었습니다.
그래서였을까요?
자연스럽게....나중에 보지...하면서 미뤄두었던 <오늘의 말씀>을 챙겨 읽는 것을 하루종일 잊고 지내다가 중간간에 아차! 말씀....싶었지만 결국 그냥 지나쳐 버렸습니다.
큐티엠에 들어가 보는 것도...또, 한동안 미뤄두어서 집들이 하는 이 고비만 지나면 시작하자! 했던 요한복음보는 일도 좀 더 있다가...하며 또다시 뒤로 미루어 버렸습니다.
그래서 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날따라 큰 아이를 학교까지 데릴러 갔던 남편이 기분이 좋아서 제게 말해 왔습니다.
여보, 대윤이가 오늘 축구부에 선수로 픽업되었데....테스트에 합격되었다나봐.....
아이도 너무 기분이 좋아서 엄마, 내일은 시합이 있어요. 첫시합... 하면서 들뜬 모습을 보여주었었습니다.
너무 감사하게도 잔소리하지 않아도 학업에 충실한 모습을 보여주었던 대윤이가 학교에서 주도하는 봉사부에 들어서 매주 월요일(이날은 자기가 그렇게 좋아하는 축구부 연습이 있는 날임에도 불구하고) 방과 후 세시간동안 홈리스들 위한 봉사활동을 하기로 하였는데 그날이 봉사활동을 시작한 첫 날이여서...
아이가 저녁겸 간식을 먹는 내내 온 가족이 식탁에 둘러 앉아서 풍성한 화제를 나누는 오붓한 시간을 보내기도 하였었는데.....
그날밤....예기치 못했던 의외의 일격을 당하고야 말았습니다.
아주 사소한 일로 남편과 아들이 서로 신경전을 벌이다가 결국 주먹다짐까지 하는 사태가 벌어져 버렸습니다.
다 저녁 때가 되어 밤 10시가 되어서야 피아노를 치겠다고 지하로 내려가는 대윤이..
남편은 쫓아내려가 대뜸.... 다 좋은시간두고 이 시간에....당장 그만두지 못하겠니?... 그 뒤로 인신공격을 퍼 붓습니다.
화가난 아들...
몇번 목맨 소리를 하더니 아빠의 말에도 불구하고 이를 앙다물고 계속 피아노를 쳐 댑니다.
그래도 아빠 체면을 봐서 이번엔 좀 조용조용하게 피아노를 칩니다.
결국 11시까지 아이는 피아노를 치고 있었고....일은 한꺼번에 일어난다고....서울 조카 일로 보내야된 서류문제로 계속 전화벨이 울려댑니다.
이거 왜 이러나?
포기를 못하고 계속 남편은 아이에게 피아노를 그만 칠 것을 종용하고....저는 아래 위층을 몇 번 오갑니다.
아이를 달래니.....아이가 목맨 소리로 고집을 부리며....아빠는 내가 아직 초등학교 4학년인줄 아시나봐요, 열일곱이나 된 아들에게 전혀 자율권을 안주시고, 뭔든 아버지 마음대로....한번도 절 인정해 준 적이 없어요....어쩌고 저쩌고...
생각보다 심각해진 아이의 말을 듣고 있는데 갑자기 위에서 천둥치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이 소리가 무슨 소리인지 생각해볼 여지도 없이 굴러내리듯 지하로 내려 온 남편이 다짜고짜 아이의 멱살을 잡고 패데기를 쳐 버립니다.
그 다음은.....상상에 맡기고...
어쨋든 아이가 일방적으로 순식간에 당해 버렸습니다.
아빠의 힘에 눌려 헉헉 거리던 아들....두려웠던지....아빠가 올라가 버린 후에도 차가운 바닥에서 뒹굴더니 흐느끼기 시작합니다.
제가 계속 달래니....
처음엔 아빠에 대한 원망을 이야기 하더니.....다음엔 자신의 못남에 대한 자학을 하더니....다음엔 먼지보다 못한 자신에 대한 자책감에 대해 이야기 해 옵니다. 예수님께서 부모에게 대들고, 잘난척하고,게으른 것 싫어하시는데 자신은 오늘 이것을 다 범해버렸다고....어떻하냐고...자기는 이렇게 천만번 잔소리를 들어도 고치지 못하는 어쩌지 못하는 바보 멍청이이기 때문에 이렇게 아버지에게 매를 맞게 된 모양이라구....자기는 이렇게 변하지를 않으니 다 틀렸고....앞으로의 내 미래는 없다고....난 멍청이에다가 바보고 어리석고.....난 글렀어 글렀어 ....
아이가 지하방에서 넋두리를 하다가 잠이 들었습니다.
안방으로 올라가 침대에 누운 남편의 뒷모습을 보니 밉기도 하고, 애연하기도 하고....
책상 위에 종일동안 홀로 내버려 두었던 성경책을 들고 복도 침침한 불빛아래 앉았습니다.
저 아이가 예전으로 다시 돌아가면 어쩌나.....좌절해서...열심히 살고 있어서 마음을 놓고 있었는데....새 학교에서 나름대로 어려운 점도 많고, 공부도 더 어려워진 모양인데.....잘 적응해 낼 수 있을까?.....이번에 적응하지 못하면 이 아이의 좌절감이 가졌던 희망만큼이나, 해왔던 노력만큼이나 클 터인데....이를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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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서에 따라 펴든 4장 말씀....
나의 종 야곱, 나의 택한 여수룬아 두려워 말라. 대저 내가 갈한 자에게 물을 주며 마른 땅에 시내가 흐르게 하며 나의 신을 네 자손에게, 나의 복을 네 후손에게 내리리니 그들이 풀 가운데서 솟아나기를 시냇가의 버들같이 할 것이라.....
참으로 기가막히고...
세상적인 평화에 마음에 #48820;앗겨 말씀을 소홀히 했던 내 모습이 죄송스럽기도 하고...
그렇지만, 위에 주신 그 하나님의 약속의 말씀을 붙잡고 아이들을 위해 기도하면서 그 얼마나 기쁘고 감사하던지.....그 얼마나 안심이 되고 또 안심이 되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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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마음이 풀리지 않은 아이는 아침도 거른채 학교로 휙~ 가버리고...
학교까지 꽤 먼거리인데.....도시락을 들고 따라가 아이를 데려다주며, 학교앞에서 아이의 손을 잡고 기도를 드렸습니다.
주님, 저희들이 방심한 틈을 타서 사단이 벌린 이 일이 그들이 원하는 것처럼 우리 가족의 화목을 깨는 일이 되지 아니하고, 우리 예수 그리스도의 일....우리 가족이 이 일을 통해 서로를 더욱 이해하고 사랑하는 그런 일이 되어지도록 도와 주옵소서...이 하루의 학교생활을 화난 마음으로 보내지 않고, 그 마음 우리 예수님께 맡기고 이 하루 즐거운 마음으로 보낼 수 있도록 충분한 힘을 주님께서 이 아이에게 불어넣어 주시옵소서!
아이는 아멘도 하지 않고 그냥 학교로 뛰어가 버립니다.
저는 목사님 사모님을 만나 이런 이야기를 해 드리고 의논드리고 함께 기도도 하고 나름대로 이 일이 더 큰 파국으로 치닫지 않도록 조치를 취합니다.
하교후....아이는 아빠 얼굴을 쳐다보지도 않고....남편은 측은할 정도로 어깨가 축 쳐져 있습니다.
저 사람이 저럴 사람이 아닌데....이제 다 늙었구나....그렇게 기세등등하더니 저렇게 기운이 다 빠져서는...자식이기는 장사없다더니....
사모님께 저녁 나절에 전화가 왔습니다.
목사님이 대윤이를 보고싶어 하신다고....지금 올 수 있는냐?고...
아이는 지쳤는지 이미 잠이 들었고.....
목사님은 이 이야길 들으시곤 대윤이에게 그래도 가족의 평화를 위해 교회에 매주 나와주시는 아버지신데 감사함으로 더욱 아버지를 잘 섬겨야지 그렇게 행동하면 되겠느냐?고...말씀해 주시려고 하신 모양이십니다.
전 주님 밖에 없어요...제가 도움을 청할 곳은 우리 주님밖에는 없어요. 전 여기서 더이상 어찌할 수 없이니.....주님 저 아이 그리고 아이들 아빠....서로 사랑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서로 사랑의 관계를 맺어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저또한, 주님께 간절히 기도드리는 것 밖에는.....간절한 마음으로 기도드리고 잠이 들었습니다.
오늘 아침...!
온 식구가 한 식탁에 둘러앉아 아침식사를 하고....내내 어색하고.....저와 작은 아이는 그 어색함을 무마해 보려고 밥먹는 내내 더욱 명랑한 척 오바를 하고...
맨 마지막까지 밥을 먹은 대윤이가 그릇을 싱크대에 넣으려고 일어서는데....어디서 그런 지혜가 흘러나왔는지 제가 얼른 남편을 향해.... 여보, 우리 대윤이 한번만 안아주세요!!!
남편이 아이에게 성큼성큼 다가가더니.....아이를 꼭 껴앉습니다.
대윤아, 아빠는 널 사랑한다....너 알지. 알고 있지.....
아이의 얼굴이 뻘겋게 물이듭니다.
그리고 이내 아이가 빙그레 웃습니다.
그릇을 든 손으로 아빠의 허리께 닿은 곳에 힘을 주어 봅니다.
이렇게 두 남자....아버지와 아들은 화해를 했고, 기분좋게 한 차를 타고 아이의 등교시간에 맞춰 집을 나섰습니다.
참으로 감사하신 주님!
저렇게 무뚝뚝한 남편의 입에서 저런 사랑의 말이 흘러나오게 하시다니!
주님, 진실로 감사를 드리며....저희의 부족함과 조금만 행복하면 주님을 뒤로 제치는 불경함을 다 아시면서도....우리 예수그리스도의 속죄 피만 보시고....죄없다...하시고.....이렇게 오히려 사단에게 당할 수 밖에 없게 된 저희 가족을 건져주시고, 그 위에 더이상의 무엇을 바랄 수 없을 만큼 아름다운 사랑의 옷으로 덧입혀 주시고 오히려 말씀을 통해 축복해 주시고 이렇게 회복까지 시켜주시니... 그 주님의 깊고 한량없는 사랑에 진정 감동 또, 감동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주님, 진정 감사합니다.
진정 이 세상엔 하나님 이외엔 그 어떤 다른 신도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