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할수 없는 날엔 천국가면 그만이고
작성자명 [안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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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9.11.11
허리디스크 때문에 앉아 있을 수 없어서
목자도 권찰도 내려놓고
꼼짝없이 누워있는지 일주일이 지나갑니다.
디스크 때문에 간 병원에서는
무릎관절에 퇴행이 왔으니 치료를 받으라고 합니다.
30대 젊은 나이에 왜? 하며 되묻는 의사선생님을 뒤로 합니다.
며칠째 설사를 하기에 그러나 낫겠지 했는데
오늘은 병원에 가보니 장염이 생겼다고 금식하고
약먹고 쉬라고 합니다.
아토피와 비염이 조금 나아졌다고 좋아한 것이
얼마전인데... 끝이 없는것 같습니다.
직분을 감당할 수 있는 건강을 허락해 달라고
기도했습니다.
아픈것이 너무 괴롭다고, 아파서 하나님을 원망할까봐 두렵다고
그래서 제 마음이 사단에게 밥이 되지 않도록 지켜 달라고 기도했습니다.
그런데, 장염까지 허락하시며 저를 겸손케 하십니다.
하나님이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 같습니다.
직분을 감당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건강보다 먼저 겸손한 마음이라고.....
지금 저는 어디를 가도
아무것도 하지 말고 가만히 누워있으라는 처방을 받습니다.
낫기위해서 뭐든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요? 물으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낫는 것이라고 합니다.
정말~ 아무것도 할 것이 없습니다.
목자가 되고 벌써 다섯텀째를 지나고 있고
남편을 목자로 세워주신것도 세텀째를 지나고 있습니다.
그 시간을 지나면서 제가 얼마나 몸으로 마음으로
바빴는가 생각합니다.
나를 돌아볼 틈도 없고, 직장으로 목장으로 힘든 지체들을 찾아다니는 것으로
정신이 없었습니다.
내가 없으면 절대로 안 될것 같은 중요한 때,
내가 직장 안 다니면 굶어죽을 것 같은 때
내 생각에 바로 이런때에, 하나님은 아무것도 하지 못하도록
건강으로 묶어서 가만히 눕히 십니다.
하루이틀은 바깥일이 걱정되고, 불안하고
빨리 나아야 하는데, 조급하고
목장은 어떻게 하나 염려가 되었습니다.
삼사일이 지나니
나 없이도 잘 돌아가는 바깥을 봅니다.
그리고 일주일이 지나니
내가 아무것도 아닌 안개라는 것이 깨달아 져서 눈물이 납니다.
찬찬히 제 마음의 소리가 들리고
정신이 없어서 힐끗힐끗 보고 지냈던 제 모습이 보입니다.
이 세상에 그 누구도 나보다 나아보입니다.
외모도, 건강도, 믿음도, 가진것도, 성품도,
기억력도, 언변도,....
저는 아마도 열등감에 나보다 남이 낫다고 인정하기보다
내가 낫다는 것을 인정받기위해서 그렇게 착한콤플렉스가 되어
살아왔지 않은가 생각이 듭니다.
예전에는 나 같이 괜찮은 사람이 없는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나 같지 않은 사람을 판단하고 답답해 하고
해주고 싶은 말이 많아서 쓸데없는 말도 많았던 것 같습니다.
사람을 살리는 말이 지혜로운 말이라고 했는데,
저는 아직도 멀었습니다. 아니 이제야 제가 지혜로운 말을 못 하는
사람인 것을 알고, 인정하는 것 같습니다.
나한테는 이런 일이 안 올거라고 생각하는 것이 교만이라고 하셨는데,
나는 안 아플줄 알고
암에 걸렸던 엄마가 고통스러워 할때
시어머니가 무릎관절로 고생하실때
귀찮아하고, 무시하고, 왜 이렇게 나를 힘들게 하는가 하며
체휼하지 못하고 평안히 가라, 더웁게 하라, 배부르게 하라 했습니다.
나는 불임이 될줄 모르고
불임이어서 둘째부인을 맞아야했던 큰 시어머니를 무시했습니다.
자식한테 집착했던 것들을 판단하고
그 마음안에 어떤 아픔이 있을까 보듬어 드리지 못했습니다.
또 시작하시네....하며 귀를 닫고 마음을 닫고
얼마나 힘드셨냐고 위로 한마디 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제가 교만했습니다.
제가 그렇게 무시했던 사람들의 자리에
어느날 앉아있습니다.
두렵습니다.
힘들어하는 남편을 보는 것도
무관심과 무시를 받는 것도
아픈 것도
외롭게 늙어 갈것도
앞으로 내가 살아갈 날들이 모두 두렵습니다.
제가 참 믿음이 없고, 하나님 앞에 아무것도 아닌 것을
알게 하십니다.
두려움을 이길 믿음도 없는 제가 하도 한심해서 슬픈 저에게
두려운 것은 기도하고, 죄는 회개하라고 하시며
처방해 주시는 하나님 입니다.
대단해 보이는 엘리야도 나같이 두려움 많고
아프기 싫고, 믿음도 없었던 성정이 같은 사람이었고 위로도 해 주십니다.
어제는 내 맘대로 안되는 돈 때문에, 자식 때문에
오늘은 내 맘대로 안되는 건강때문에
죽었다가 깨어나도 모를 겸손을 가르쳐 주십니다.
그래서 혼자 세상을 왕따시켰던 교만 덩어리에게
공동체 안에서 지체를 만들어 주시니 감사합니다.
목장도, 남편도, 돈도, 건강도, 자식도...
내가 어찌한다고 되는게 아닌걸 깨닫습니다.
나는 회개하고 믿음의 기도로 간구하면
비를 내리고 땅에서 열매를 내시는 것은 하나님입니다.
율법이나 경건주의보다,
내가 죄인인 것을 알게 하심을 감사합니다.
잘 아프고 싶은데...
이럴때 하나님께 믿음을 보여 드리고 싶은데
제 모습이 그러지 못한것 같아서 부끄럽고 하나님께 죄송합니다.
제가 이렇게 형편없는 줄 모르고
하나님께 뭔가 또 드리는 것 같아서
목을 곧게 하고 있었던 것이 생각나서 부끄럽습니다.
그래도, 오늘은 제가
나에게 이런 일이 올수도 있지~
하며 하하하!!! 웃고 있는 걸 보니
병든 자를 구원하사 저를 일으켜 주시는 것이 확실한 것 같습니다.
어제 선덕여왕을 봤는데 명대사가 생각납니다.
이길 수 없으면 지키면 되고
지킬 수 없으면 항복하면 되고
항복도 할 수 없는 그날엔 죽으면 그만이다.
ㅎㅎ 좀 무서운 말 같지만
있으면 먹으면 되고
없으면 금식하면 되고
그러다 죽으면 천국 가면 그만인 거..
목사님 말씀이 생각이 나서
저도
건강하면 사명땜에 살면 되고
건강할 수 없으면, 잘 아프면 되고
잘 아플 수 없으면 기도하면 되고
기도도 할 수 없으면 예수님이 중보해 주시면 되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날 부르시면 천국가면 그만이죠~
참 쉽죠잉~
극중 미실은 자살을 택한 것이 안타깝지만
저는 하나님을 믿는 믿음때문에
멋있게 담담하게 세상에 미련없이
웃으며 잘 아프고, 잘 죽고 싶습니다.
저는 가진것이 없어서 그런가....
인생이 사라질 안개라는 사실이 위로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