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수를 모르는 욕심쟁이
작성자명 [최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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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9.11.03
최근 나를 보면서
왜 이렇게 되는 일이 없는 거야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심지어는 예전에 잘 했던 일이라고 생각 했던 일까지도
도무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가닥조차 잡지 못하고 있는 나를 보면서
성이 나고 그 성은 혈기로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혈기는 나를 파괴하는 것을 넘어서 다른 사람을 공격했습니다.
시시껍적한 일만 하다 얼마 전부터 비교적 큰 프로젝트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일들은 늘 상당량의 문서 작업을 동반합니다.
스스로 문서 작성에는 늘 자신이 있었습니다.
문서 표현 능력이 남들보다 뛰어나다고 생각하고
그런 결과물을 내어 놓았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중간보고를 위한 문서를 내 놓아야 하는데
도무지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는 나를 보았습니다.
내가 그럴 수 있나? 하는 생각에
조바심이 생겼습니다.
결과물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내 놓을 것이 없었습니다.
이런 핑계 저런 핑계로 미루기를 하다
드디어 성이 나고 혈기가 납니다.
도무지…….회사에는 그 성을 낼 곳이 없으니
그저 내 편한 주변 사람들에게 화를 내고 혈기를 냈습니다.
이유도 되지 않는 핑계만 늘어 놓았습니다.
그런데 오늘 말씀을 보니……
일이 풀리지 않는 이유가 보였습니다.
나의 교만과 욕심이었습니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서 무엇인가 보여 주고 싶은 탐심이 있었습니다.
특히 문서라는 결과물은 어떤 평가 보다 우선 하기에
나는 내 능력보다 더 꾸미고 싶었고 보여지고 싶었습니다.
능력을 넘어서고 싶었던 욕심이 뜻대로 되지 않자 화가 났고
화는 절제를 잃게 했습니다.
일로 인정 받고 싶었던 내 탐심을 돌아 보며
오래 전 기억이 하나 떠 올랐습니다.
전문대 전자과를 졸업하고 취업이 되지 않아서 사촌 오빠 소개로
보험사를 상대로 일하는 손해사정 회사에 입사했습니다.
거기서 내가 하는 일은 보험회사에 제출하는 보고서를 만드는 일이었습니다.
사람들이 손으로 작성한 보고서를
워드로 타이핑해서 출력하는 일인데
쉽게 말하면 그냥 타이피스트였습니다.
사무실 청소 하고 커피 타고 타이핑 치는 일이
내 주 업무였습니다. 비록 반 쪽짜리이지 만 대학이라고 나왔는데
동료들은 그래도 엔지니어로 혹은 공사로 취업을 해서
잘 다니는데 고등하교 졸업해도 되는 일은 하고 있는 내가 한심했습니다.
게다가 사무실에서 여직원을 무시하는 분위기도 대단했기에 자존심이 상해서
동창도 만나기 싫었고 당시 공사에 입사한 남자친구와도 헤어졌습니다.
뿐만 아니라 급여 또한 밥값 빼고 이것 저것 공제하면 내 손에 들어오는 것은 47만원이 고작이었습니다.
결국 그 회사는 3개월 만에 퇴사를 하고 컴퓨터 회사에 취업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 회사의 기억은 내 머리 속에서 사라졌지만
생각하니 문서 만드는 스킬은 그때부터 비롯 된 것이었습니다.
당시 가장 낮고 천하다고 생각한 일이지만
지금 제일 가장 경력자가 해야 할 일이었습니다.
그 때는 직급자들이 컴퓨터를 다룰 줄 모르기에 누군가 대신 했지만
지금은 스스로 완성된 문서를 만들어 내야 하는 것이 직급자의 몫입니다.
내 인생 전반을 놓고 생각했을 때
내가 한 것은 하나도 없음을 다시 한번 생각하면
교만할 어떤 근거도 없습니다.
교만했고 욕심이 충천했던 나의 악을 회개합니다.
며칠간 눌리고 강박증에 시달렸던 모든 근원이 욕심 때문이었음을 고백합니다.
깨닫게 해주시고 돌이키게 해주신 주님 감사합니다.
주님을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