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5-1 큐티나눔
제목: 환경미화원 2년을 [마치고]
■ 성경구절:
ampbull 역대하13:6 다윗의 아들 솔로몬의 부하 느밧의 아들 여로보암이 일어나 자기의 주를 배반하고
ampbull 역대하13:10 우리에게는 여호와께서 우리 하나님이 되시니 우리가 그를 배반하지 아니하였고...
ampbull 역대하13:11 ...우리는 우리 하나님 여호와의 계명을 지키나 너희는 그를 배반하였느니라
■ 묵상하기
ampbull 본문에 『배반』이라는 단어가 여러 번 나온다. 배반은 믿음을 지켜야 할 대상을 등지고 져버린다는 뜻인데, 나는 41년간의 직장생활에서 배반도 했고 배반도 당했다. 배반은 생존본능에 속하는 것이라서 내가 배반한 것은 쉽게 잊고 배반을 당한 것은 오래 기억한다. 전형적인 내로남불이다.
ampbull 나는 하나님께 조건을 걸고 기도를 드리고 나서 그 기도가 성취되면 하나님을 배반했다.사무관시험을 준비할 때, 이 시험을 합격시켜주면 교회에 나가겠다는 맹세했는데, 합격하고 나서 음주와 음란의 길로 갔다.
ampbull 직장에서 나름 생존하던 나는, 믿었던 상관, 동료, 부하로 구성된 연합군의 배반으로 갑자기 말석으로 밀려났고, 문지기자리에 앉아 아군과 적군의 list를 만들고, 적군들에게 원수 갚을 날을 고대했다. 그러면서, 하나님께 3년 정도 진정한 크리스천으로 근무할 수 있도록 보직 복귀를 해달라는 또다른 조건부 기도를 했다(13:1).
-복수의 칼을 품은 그 기도는, 하나님이 비웃으신 기도였지만, 몇 번 기도가 응답이 되는 듯, 주요 자리의 후보에 오르기도 했으나, 결국 평직원 신분으로 은퇴를 했다. 정년 퇴임 날에 초청을 받았으나 실패한 모습을 보여주기 싫어서 참석하지 않았다. 41년간 직장생활을 마무리하는 영예로운 은퇴식에 참석하지 않았던 것은, 나의 허세와 교만을 단적으로 보여준 例이다.
ampbull 그런데, 하나님은 나의 기도를 잊지 않으시고 다른 방법으로 크리스천의 모습을 보이도록 기회를 주셨다. 은퇴를 하고 3년이 지난 후, 어느 아파트 외곽미화원으로 일할 기회를 주셨다.
ampbull 이것이 기도응답이라고 생각하게 된 근거는,
- 우선 집에서 가까운 곳을 정해 주셨고, 가장 좋은 계절인 5월에 시작할 수 있게 하셨고, 목사님 설교에도 2주 연속 인용되어 간증까지하면서 청소일이 나의 천직이라는 말을 하도록 했다. 막말을 쉽게 하는 관리소장을 만나게 하여 나의 헐크 시절을 데자뷰하게도 하셨다.
- 아파트 외곽청소에 가장 좋은 시즌은 꽃피는 5월이다. 내가 만일 여름(폭우와 태풍), 가을(낙엽과의 전쟁), 겨울(혹한과 폭설)에 시작했다면, 금방 그만두었을 것이다. 지난 겨울에는 이틀이나 밤새워 제설작업을 했다.
ampbull 2019년 5월2일 시작하여 오늘 딱 2년이 되는 날이다. 그런데 지난주 목요일 청소용역회사 담당자가 찾아와서 2년이 되는 시점에 계약을 종료하겠다고 했다. 하나님이 마련해 준 자리로 생각했던 외곽미화원 자리가 끝났다.해직 통보를 받기 직전에 몇 가지 찜찜한 사건이 있었다. 내가 전기공사 안전 문제를 지적하면서 관리소를 당황하게 만들었고, 관리소장이 다른 직원에게 언성을 높힐 때, 내가 끼어들어 언어 수위를 좀 낮추자고 건의한 일도 있었다.
ampbull 매일 큐티를 하고, 이것을 사회생활에 적용해야 하는데, 옳은 적용을 찾기가 쉽지 않다. 외곽미화원이라는 최하위층에서는 무조건 순응해야 하는 것인지, 할 말은 하는 것이 옳은 것인지 모르겠다. 권고사직을 받고 돌아서면서 그날 큐티본문을 생각해 보니, 『여호와의 殿 工事가 결점없이 끝나니라(8:16)』였다.
ampbull 지난 2년을 돌아보니, 크리스천의 모습을 별로 보여주지 못했다. 주일설교에서 솔로몬이 보인 35%에 약간 못미친다. 그러면 2년을 했으므로 크리스천으로는 8개월 정도 일을 한 것이다. 그래서 좀 휴식을 취하고 다른 종류의 노동을 2년 반 정도를 더해야 할 것 같다.
ampbull 내가 일한 곳은, 4만평 1천세대의 대단지이다. 외곽미화원 2명이 분담하여 관리하는데, 지난 2년 동안 동료가 3명이 바뀌었다. 인생을 살아온 패턴이 전혀 다른 이방 백성들과 같이 동업하는 것이 힘들었다. 더군다나 크리스천의 흉내까지 내야하니...(13:9).
-지금 동료는 지난해 7월에 왔는데, 어느 교회의 초신자인데, 지난 부활절날 우리들교회로 초청해서 설교를 같이 들었다. 그 후로 TV에서 우리들교회 설교가 나오면 듣는다고 한다.
-그 동료에게 나에 대해 솔직히 말해 보라고 했더니, 나에게 교만한 모습이 있다고 했다. 순간 깜짝 놀랐다. 그리고 당신에게 얼마나 양보를 많이 했는지 아냐고 일일이 열거하고 싶었으나, 목장에서 훈련을 받은 덕분에 인내하면서 경청했다.
-그 동료는 결정적으로 이런 코멘트를 했다. 자신은 강한 상대하고는 절대 싸우지 않는다는 것이다. 열등감이 심한 나는 상대가 아무리 강해도 자존심을 건드리면 물러서지 않았다. 이런 나의 대책없는 교만이 나를 말석으로 떨어지게 만들었다는 생각이 든다. 나에게는 애시당초 적군도 아군도 없었다. 나의 교만이 적이었다. 이 교만이 나를 하나님과도 싸우게 하여 형통하지 못하게 한 것 같다(13:12).
ampbull 네 속에 똬리 틀고 있는 교만을 완전히 제하기 위해서라도 어디에 가서 노동 일을 반드시 더 해야한다. 그리고 그곳에서는 내가 받는 연금은 카운트하지 않고 오직 노동으로 버는 임금으로만 살아내는 훈련을 해야, 나의 교만이 힘을 잃을 것 같다. 여호와는 다시 겸비해진 르호보암에게 노를 돌이켰다(12:12).
ampbull 결론으로, 하나님이 주신 일터를 사명지로 만들지 못한 것이 하나님을 배반했다는 생각이 든다. 일터가 사명지가 되려면 나의 이익을 완전히 포기해야 하는데, 불가능해 보인다. 방법은 매일 큐티하면서, 그리스도의 큰 희생과 그의 제자들 바울과, 그리고 이 시대에도 제자로 살기 힘쓰는 사람들을 기억하는 것뿐인 것 같다.
ampbull 청소 일의 마지막 날인 어저께, 화단을 치우는데, 젊은 엄마가 아들을 유치원에 데리고 가면서, 선생님이 깨끗하게 해주셔서 우리가 예쁜 꽃을 보게 된다면서 나에게 감사인사를 하라고 가르친다. 청소일 2년 만에 선생님이라는 소리를 처음 들었다.
- 나는 젊을 때 딸들을 데리고 산책을 하다가 허술한 사람들을 보면, 딸들에게 공부를 안하면 나이 들어 저렇게 된다고 조용히 말했다. 딸들을 르호보암과 여로보암의 길을 가르쳤다.
ampbull 마지막으로, 무더운 날에 아이스크림을 준 아주머니, 겨울에 따뜻한 캔커피를 준 젊은 엄마, 건강식품을 준 할머니, 점심 사먹으라고 만원을 준 아주머니, 음료수를 준 젊은 엄마, 각종 꽃 이름을 알려준 전직교사 할머니, 건강관리를 조언해 준 Y대 명예교수님, 방한복을 준 경노당 할아버지, 나를 훈련시킨 관리소장과 직원들...감사드립니다.
■ 적용하기
ampbull 2년 만에 가지는 휴식 기간을, 그간 발간됐던 목사님 신간을 읽고 영적 쇄신의 기회로 만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