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가 있는 나의 포로생활
작성자명 [이혜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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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5.08.31
끝내 멸망 당하고 마는 유다의 마지막을 보면서, 유다의 멸망당하는 꼴보다
그런 유다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시고 이방 나라를 통하여 다시금 돌아오게 될 것이라고
소망의 말씀을 선포하시는 하나님의 오래참음의 사랑에 집중하게 됩니다.
마지막 때에 겸비하지 못하고 악에 악을 더할 뿐인 유다가 뭐 그리 대단하길래,
하나님의 사랑은 녹이 슬지 않고 그들이 악하면 악할 수록 가슴 절이는 애가를 지어
부르시며 그저 돌아오기만을 기다리고 또 기다리십니다.
이제 막 황무한 안식년과 같은 70년 포로생활이 시작된 유다와 지금으로서도 충분한
포로생활을 하고 있는 저, 갑갑한 생활에 어떠한 탈출구도 보이지 않는 사방이 가로막힌
환경이지만 반드시 귀환하게 되는 날이 올 것이다는 믿음으로 이 환경에 잘 매여 있어야
할 것입니다.
계속되는 열왕들의 실패처럼 저 역시 하루하루 살얼음판을 내딛는 기분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월요일엔 복내에서 함께 지내던 지체들의 방문으로 한 3시간여 잠깐 시간 보낸것
밖에 한일이 없는대도 몸에 무리가 갔는지 돌아간 뒤 거의 탈진 상태였었고,
어젠, 병원 왔다 갔다 한 것이 힘들었는지 오며 가며 다 토하고 집에 돌아와서도 멈추질
않아 기도특공대의 중보 기도와 이권사님께서 오셔서 온 몸을 만져 주시고서야
조금씩 가라앉기 시작하고.
또 어떻게 될까봐 밤새 한잠도 이루지 못했다는 언니에게 미안하고 매번 이런 저 때문에
놀랠 지체들께 미안한 마음뿐입니다.
그런 이틀을 보내고 오늘 아침엔 언제 그랬냐는 듯이 밥 한그릇을 비웁니다.
맛도 모르지만서 꾸역꾸역 거리면서도 먹기라도 하니 소화만 잘 된다면 아주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겠죠.
아침 일찍 오신 서집사님, 늘 항상 그랬듯이 저의 몸을 구석구석 만져 주십니다.
점심 먹기 한시간여를 그렇게 만져 주시니 속이 편하여 처음으로 맛있다 #47580;있다를 연발하며
먹었습니다.
처음 먹는 콩나물국도 아닌데 어찌 그렇게 맛있든지..거의 한 달만에 처음 있는 일이라
신기, 신기^^
그리고, 제 몸 만져 주시는 것은 계속 이어주고, 우리 조금만 쉬자 하며 조금 누워 있는데
다시 가슴이 답답하고 울렁울렁 거리는 것이 금방이라도 토할 것 같습니다.
변덕 부리는 날씨도 아니고 수시로 좋았다 나빴다 하는 몸, 한 대 맞아서 정신 차릴 일 같으면
백번이라도 그렇게 하겠는데, 벙어리 냉가슴 앓듯이 가슴만 답답해져 옵니다.
컴 앞에 앉아 있기라도 하면 비오듯 줄줄 흐르는 식은 땀, 선풍기를 틀어 놓으면 금방 한기가
들어 그러지도 못하고,
어떡하라고, 날 보고 대체 어떡하라고..
요샌, 전화 받기도 힘이 들어 가급적이면 핸펀도 멀리하고 지냅니다.
이렇게 힘들다 하면서도 기질은 살아 있어서 늘 가던 미용실에 못가고 병원 앞 미장원에서
머리를 손봤는데 토하다 힐끔 쳐다 본 거울 속 머리 모양을 보며 머리를 절레절레 흔드는
저란 인간이란..쯔쯧쯧..
밤 늦게 머리 하고 온 언니 머리 모양새를 보고서도 아유, 나랑 갔으면 더 예쁘게 했을텐데 하는
꼬락서니 또한 그렇구요.
아직도 멀었나 봅니다.
나의 70년 포로 생활은 아직도 멀었나 봐요.
이렇게 힘들고 괴로우면서도 아직도 버리지 못한 것이 있는 것을 보니..
어제, 병원에 갔을 때 자원 봉사자 집사님이 그런 말씀을 하셨어요.
너 자신만을 생각한다면 먹을 수 없지만, 언니나 널 위해 기도해 주는 지체들을 생각한다면
얼마든지 먹을 수 있다고.
그렇게 하는 것이 사랑의 빚을 갚는 일이라고.
정말 그렇습니다.
날 위한다면 아무 것도 할 수 없지만 곁에 있는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한다면 할 수 있는 일.
그래서 오늘도 전 열심히 잘 먹으려고 노력한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