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살리는 사람
작성자명 [이혜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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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5.08.27
어젠 저를 위해 뭐라도 먹을까 싶어 강남까지 가서 이것 저것 장을 봐온 언니에게 짜증을
부렸습니다.
너만 힘드니, 나도 힘들어.
넌 아프니까 힘들다고 해, 그럼 난 뭐니?
하루종일 혼자 있으니까 우울해지나봐. 자꾸 다운되고..
그럼 간병인을 쓰자. 가족이 없으니까 어쩔 수가 없잖아. 나도 밖에 있으면 니가 걱정되고.
이것 저것 생각해보니 하루종일 간병하는 사람까지는 아직 필요 단계는 아닌 것 같고,
간병인은 간병만 하지 지금 제게 가장 중요한 매시간 정확하게 밥 챙겨 주고 집안 일을
해주는 사람이겠기에 언니가 동네 가까운 곳에 사는 사람으로 알아보자고 합니다.
늦은 밤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언니는 저희 집 주인이기도 한 교회 사모님에게 달려갔고,
마침, 일자리가 필요한 성도가 있다고 해서 당장 오늘부터 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오늘 아침, 어젯 밤 이 생각 저 생각에 서로가 피곤했던지 언니나 저의 얼굴은
부석부석 하기만 합니다.
전, 저대로 아, 내가 왜 이런 지경까지 온거지? 차라리 빨리 데려가 주셨으면 좋겠다.
만사가 다 귀찮아. 살아 숨쉬는 것도 귀찮고 먹는 것도 힘들고, 바로 누워도 힘들고, 옆으로
누워도 힘들고..그냥, 이대로 데려가 주시지..
이젠 눈물도 안 나오는 건지, 메마른 탄식만 입으로 중얼중얼 거립니다.
몸이 아프니까 그렇게도 저에게 정성인 언니도 안중에도 없는 저.
다른 사람은 어떻게 자신의 아픈 것을 표현하고 사는지 궁금한 저.
다들 나처럼 그렇게 할까요?
항상 챙겨주는 정아 언니가 아침 일찍 와서 점심 먹을 때까지 누룽지도 끓여주고 냉장고도
정리해 주고 합니다.
이젠 항상 웃는 혜옥이가 아니라 진짜 환자의 모습을 보는 것 같다고 합니다.
뒤이어 점심 시간이 1시인 줄 잘 못 알고 좀 늦게 온 사모님과 도우미 집사님.
다들 돌아가시고 난 뒤 빈 집이 아니라 방에 가만 누워 있어도 누군가 집안 한 구석에서
움직이고 있다는 소리가 나는 것에 마음이 편해 졌는지 아주 잠깐이지만 단잠을 자꼬
일어나니 몸이 한결 개운합니다.
이제 밥을 먹고 나면 동네 앞 학교 운동장이라도 조금씩 산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혼자 있을 때보다 훨씬 마음이 가벼워 지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오늘 밤부턴 다시 진통제를 먹어야 할 것 같습니다.
허리뿐만 아니라 허리때문에 오른쪽 다리 신경이 눌리는지 납덩이처럼 무겁고 저리기 때문
이기도 하고 등이나 가슴도 조금씩 통증이 느껴지는 것 같아서입니다.
70년간이나 묻혀 있던 율법서를 듣자 마자 자신의 옷을 찢고 통곡함으로 진정한 회개의
눈물을 보였던 요시야를 봅니다.
그 한사람의 회개가 온 백성들과 나라를 영적 회복의 길로 인도하고 있습니다.
그럼으로 요시야가 그 땅에 사는 날동안에 온 백성이 하나님을 떠나지 않았다고 합니다.
누가 곁에 있느냐 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요.
요시야 당대의 선지자들인 스바냐, 예레미야 그리고 여선지 훌다까지.
제게도 그런 믿음의 지체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인생은 홀로 결정하며 걸어가는 길이라고, 천국도 혼자 가는 길이라고 목사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어제, 언니도 그러더라구요.
사람들이 많이 있어도 가장 필요한 문제는 결국 내 스스로 해결하며 가야된다고.
그 시대에 가장 필요한 한 사람이 되었던 요시야도 많은 동역자들이 있었지만 그 자신이
스스로 깨어 있지 않았더라면 불가능했을 개혁입니다.
아픔이 몰려오고 통증이 가중되도 홀로 깨어 있고 싶은 마음 간절합니다.
혼자 걸어가야할 천국길이 활짝 열릴 때까지 잘 기다리고 있어야 할텐데, 왜 이렇게 조급해
지는지.. 사람 죽이고 가는 길이 될까봐, 저주하고 갈까봐 어깨가 무거워집니다.
목사님의 로마서 강해 테이프를 듣는데 작년 8월 첫 통증으로 입원했을 때 주일 설교
말씀이었나 봅니다.
말씀 끝 부분에 목사님께서 눈물 섞인 목소리로 저를 위해 기도하자고 하시며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해 주시던 목사님의 기도를 들으며 한동안 을어야 했습니다.
아, 이렇게 애통해 하시는 마음으로 지금도 목사님께선 기도하고 계실텐데..
힘을 내야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