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혜옥씨..그래 나나 잘할께!
작성자명 [이혜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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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5.08.26
복내에서 한 한달 간 함께 생활했던 창숙언니가 생각이 나서 잘 지내는지 안부차 전화를
했습니다.
폐암 말기 환자로 더운 날에도 항상 머플러로 목 부분을 칭칭 동여매고 다니던 모습이
인상적인 언니입니다.
제가 일주일간 서울에 다니러 간다고 복내를 비울 때 갑자기 머리 두통이 심해 사진을
찍어보니 뇌로 전이되서 방사선 치료를 받아야 한다면서 얼굴도 보지 못하고 헤어져야
했습니다.
그 후 방사선 치료는 잘 끝났는데 뒤이어 바로 폐렴에 걸려 두어달 병원에서 말 한마디 못하고
음식도 호스를 통해 먹는 힘든 생활을 해야 했습니다.
오랜만에 언니 생각도 나고 퇴원해서 잘 지내는지 궁금도 하여 전화를 하니 꼬맹이가
엄마 지금 병원에 계신다고 합니다.
덜컥 겁이나서 또 왜? 하며 전화를 했더니 음식을 잘 먹지를 못해서 영양제 맞으러
입원했다고 합니다.
넌 잘 지내니?하는 물음에 저의 상황을 말하고 나도 며칠 전에 기침도 심하고 체온 조절도
잘 안되서 병원갔더니 폐렴증상이 보인다고 하길래 언니 생각이 많이 났었다고 했습니다.
언니는 저처럼 초기에 폐렴 증상이란 걸 잘 몰라서 시기를 놓쳐서 어려운 상황까지
갔었노라고 합니다.
죽기 살기로 먹어야 한다고, 밥 한끼를 안 먹는 것은 나의 생명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입에 땡기는 것이 있으면 무엇이든 먹어야 한다고 신신당부를 하고 통화를 마쳤습니다.
나도 잘 못하면서, 밥을 앞에 두고 염불 외는 사람처럼 벽만 쳐다 보고 있으면서,
물인지 눈물인지 모를 허연 액체위로 동동 떠다니는 밥 알갱이를 한숨을 가득 쉰 채
바라만 보고 있으면서..
누가 누구를 가르치고 있는지..
어제 오후엔 갑자기 우거지 넣고 구수하게 끓인 된장국 생각이 잠깐 나길래 그 먹고 싶은
마음 조차 사라질까 우거지를 사러 집 앞 마트에 갔다 왔습니다.
그 짧은 거리를 갔다 오는데도 몸은 생각만큼 쉽지 않았습니다.
식은 땀은 줄줄.. 기운은 없고..집에 들어오자 마자 물 한모금을 마셨는데 그만 체하고
말았습니다.
속은 답답하고 울렁거리고, 국은 끓여야 되겠고..그래서 이**권사님께 전화를 해서
권사님, 국좀 끓여 주세요 했더니 한달음에 달려 오셔서 국도 끓여 주시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마사지도 해주시고 손과 발의 소화기능이 잘 되는 혈자리를 찾아 눌러 주시니
금방이라도 토할 것 같은 속이 편해집니다.
가실 때 통증 가라 앉는 약초를 구해서 정성껏 달여 주신 물을 반 컵 정도 마셨는데,
이 물도 속에 안좋았는지 권사님이 가시고 난 뒤 한참을 다시 끙끙 앓다 병원에서 타온 약을
먹고 두어시간이 지나야 속이 좀 가라앉습니다.
온 몸의 기능이 약해지다 보니 물만 먹어도 체하고 이젠 정말 먹는 것도 두렵습니다.
한끼도 거르면 안된다는 마음에 밥을 먹을 수 있을까 물 말은 밥을 한 수저 뜨지만 도저히
못 먹겠습니다.
기침 약은 먹어야 겠기에 정말로 포도 3알에 방울 토마토 2개 달랑 먹고 약을 먹고 누워 있는데
때마침 뒤늦게 들어온 언니에게는 걱정할까봐 밥 잘 먹었다고 거짓말하고는 그대로 잠이
들어 일어나 보니 아침입니다.
그 와중에서도 잠을 잘 이루게 하신 하나님께 얼마나 감사한지..
이런 부실한 제가 누구에게 이러이러하라고 말을 할 수 있겠습니까.
히스기야 왕에 이어 다시 종교개혁을 하는 유다 3대 선왕 중의 한사람인 요시야.
그의 종교개혁도 히스기야와 같이 백성 중심으로 한 것이 아니라 왕인 자신들부터 시작하여
전국으로 퍼져 나갔습니다.
진정한 개혁은,
내가 먼저 개혁 되어야 하고, 내가 먼저 변화 되어야 하며, 내가 먼저 회개할 때 온전히
이루어지는 것 같습니다.
요샌 리모델링을 많이 하는데 새로 부수고 하는 것보다 리모델링이 더 어렵다고 합니다.
영적, 육적으로 다시 손봐야 할데가 많은 저의 연약한 육신을 보면서 저는 리모델링보다
오늘 요시야의 칼날에 부서지고 훼파되는 산당과 각종 우상들처럼 하나님의 말씀인
성령의 검으로 잘게 잘게 부서지고 깨뜨려져서 완전히 정결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정결케 된 새 땅위에 나의 모습은,
눈에 띄진 않아도 자기 역할에 충실하고 진실한 잘 다듬어진 돌이 되고 틈새를 잘 연결해 주는
나무도 되고 다시 세워질 성전의 튼튼한 밑바침이 되어줄 들보가 되고 싶기도 합니다.
하나님의 성전을 위해 그렇게 쓰임 받았던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돌조각들처럼,
이제는 정말 그런 삶을 살아가고 싶습니다.
정말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저를 매일 지켜보면서 아, 하나님은
지금도 일하고 계시겠지? 암, 일하고 계실거야. 그렇죠? 하나님?
제게 일 할 시간을 조금만 허락해 주세요. 많이도 말고 조금만요.
그래, 나나 잘할께 한 약속을 지킬 만큼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