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에게 체포영장이 발부되어 수배령이 내려있다 합니다
작성자명 [오승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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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9.09.05
방 한쪽에 쌓여있는 서류가 나를 비웃는것 같습니다.
아니 유혹하는지도 모릅니다.
나에게 하나님이 되어 심판하라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예레미야서를 묵상하기 시작하면서 심판의 말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심판의 본문처럼 9월에 또 다시 사건들이 찾아왔습니다.....
9월 2일
아침부터 전화한 남편이 자신에게 수배가 걸려있다며 서류를 찾아놓으라고 합니다.
5년전 남편이 개발한 기계로 일을 추진하다가 사기를 당했던 적이 있는데
채 개발도 되지 않은 기계를 판매해 준다며 우르르 와서
나오지도 않은 기계 대금을 받아 도망을 가버린 전문사기범이 붙잡혔고
그 사람이 남편이 지금 거주불명으로 연락도 되지 않자 모든 죄를 뒤집어씌워
남편에게 무슨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인가 그런걸로 체포영장이 발부되어
수배령이 내려있다고 합니다.
전화를 열번씩 해도 생전 받지도 않던 인간이 지 필요하니까
불나게 하루에도 몇번씩 전화를 해댑니다.
아마도 오랜 기간 거주불명이었던 것이 여러모로 불리한 작용을 했나봅니다.
상황이 별로 좋지 않다고, 길가다가 검문을 당하면
바로 구속수감되어 조사를 받아야 한다면서 서류를 들고 자수를 해야할 것 같다고 합니다.
그 서류들은 모두 제가 가지고 있습니다.
집을 나갈 당시 이런 일들은 생각도 못했고 입던 옷가지 몇벌 싸들고 나갔기에
서류 같은건 다 두고 나갔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이사를 하면서 어지간한 것은 다 버렸지만 예전 서류들은
어찌될지 몰라 한켠에 모아서 쌓아두었는데 바로 그 서류들이 남편의 무죄를
입증해 줄 단 하나의 근거가 된 것입니다.
사람을 보낼테니 서류를 찾아서 보내라고 말하는 남편에게
서류가 필요하면 당신이 직접 오라고 말했습니다.
너무도 당당하게 명령하는 남편에게 살짝 빈정이 상했기 때문입니다.
여고괴담에서 내가 아직도 니 엄마로 보이니? 하던 귀신처럼
내가 아직도 너라면 깜빡 죽던 만만한 니 마누라로 보이니? 하고 싶습니다.
칼자루가 제 손에 쥐어졌습니다.
서류를 없애버리고 남편을 찾고있는 검찰청에 나가서
나 역시 그 남자에게 이용만 당했다고, 그 사람은 그때부터
작정하고 많은 사람들을 피해주는 사람이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 사기단들이 우리에게서 돈을 받아간 근거도 제 통장이었고
당시 같이 살며 출근도 같이 했던 저였기에 제가 한마디 하면
아마도 유죄판결이 금방 나버릴것입니다.
그뿐 아닙니다.
말도 안되게 모든 것을 제게 뒤집어 씌우며 네가 그따위로 하니까
남편이 집을 나간 거라면서 남편의 여자에게 생활비 받는 재미에
저를 귀찮은 뒷방 노인 취급한 시집 식구들에게
그 귀한 아들 반대증언하여 유죄 판결로 복수해 주고 싶습니다.
그렇습니다.
사건이 오자 잠잠히 용서하고 잊은 것 같던 제 안의 악과 독들이
여지없이 들고 일어나 화산처럼 터져 나옵니다.
공동체에 들어와 말씀 가운에 붙어 있으면서,
지체들과 사랑의 교제를 나누면서,
말씀으로 인도하심을 받아 이사를 하면서
남편에 대한 것들은 온전히 하나님께 맡긴 줄로 알았습니다.
더 이상 분노의 감정도 일어나지 않았고 원망이나 그리움조차
아무 생각이 나지 않았기에 다 된 줄로만 알았습니다.
그런데 오늘 이 모습이 제 모습입니다.
칼자루를 휘두르고 싶은 마음
내가 하나님이 되어 심판하고 싶은 마음
악과 독으로 복수하고 싶은 마음....
그런데 그 칼에는 자루가 없습니다.
내가 잡아서 휘둘러야할 칼자루에는 칼날보다 더 날카롭게 날이 서있습니다.
그것은 하나님이 잡아야 할 자루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휘두르면 상대방보다 더 많은 피를 흘려야 합니다.
내가 하나님의 자리에 올라가는 것이기에 그것은 제가 잡아서는 안되는 칼입니다.
알면서도 저는 정말로 그 칼을 휘두르고 싶습니다.....
금요일 본문을 보며 생수의 근원이 되는 하나님을 버리고 스스로 웅덩이를 판
이스라엘 백성처럼 그 많은 사랑과 은혜를 쏟아주신 하나님을 버리고
세상으로 간 남편에게 분노하시는 하나님을 보았는데
예레미야 선지자처럼 눈물로 돌아오기를 외쳐야 할 제가
오히려 하나님이 되어 칼을 휘두른다면
그동안 큐티하며 말씀으로 성막을 지어간다던 그 날들은 하루 아침에
원점으로 돌아가 버릴 것이고 남편보다 더 악한 죄를 짓고 말 것입니다.
요셉처럼 내가 하나님을 대신하리이까 하며 내 속의 악들을 말씀으로 씻어내고
예레미야 선지자처럼 하나님의 마음을 가져 구원을 위해, 거룩을 위해
하나님께 지혜를 구하며 살아가겠습니다....
방 한구석에서 여전히 저를 흘겨보고 있는 저 서류에게 유혹당하지 않고
내가 만든 신이 아니라 만주의 주이신 하나님께
온전히 모든 것을 맡기고 순종하겠습니다.
이 사건이 심판의 사건만이 아니라
남편의 구원의 사건이 되어지길 중보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