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새벽,
운동장에서 운동을 하던 할머니 한분이 넘어지셨다.
평소 새벽일찍 나와 돌기도 하고 체조도 하시는 분인데,
어제 뒤로걷기를 하다가 운동장에 있는 장애물에 걸려 뒤로 넘어지셨다.
응급결에 손으로 짚었는데 팔의 뼈에 금이 갔다고 한다.
그래서 기브스를 하고 몇달간 요양에 들어갔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러고보니 평소 금슬좋게 나와서 운동하시던 노부부도 안보인지 꽤 됐다.
운동장에 오면 아내되시는 할머니를 등뒤에서 허리까지 안마를 해주고,
두분이 꼭 함께 거닐기도 하면서 이런저런 담소를 즐기시던 아름다운 부부였다.

- 어제 우리교회에서 청년들이 수련회를 하면서,
4층 테라스에서 돼지고기 바베큐 잔치를 벌였답니다.
나도 한점 집어먹었지요. -
물어보니,
할머니가 갑자기 쓰러져서 119에 실려가서 치료받았으며,
그뒤 얼마 안있어 할아버지마저 중풍을 맞아 지금 누워계신단다.ㅠㅠ
그뿐이 아니다.
운동장에서 용감무쌍하기로 소문난 초로의 박씨 아지매,
남들보다 과격한 운동을 예사로 하고,
멋진 운동복 차림으로 뭇사람의 시선을 집중시켰던 그분,
그분은 벌써 6개월전에 갑자기 사망하고 말았다고 한다.
오늘아침, 운동장에 나가 이런저런 얘기들을 듣는데 마음이 많이 무거워졌다.
다들 얘기를 하면서 혀를 끌끌 찬다.
산게 산게 아니라고, 살았다고 할게 아니라고 하면서 인생무상을 노래한다.
오늘, 고린도후서 4장 7-15절을 보며 질그릇을 묵상한다.
질그릇, 깨어지기 쉽고 부숴지기 쉬운 보잘 것 없는 질그릇,
매일 열심히 운동하면서 땀흘리고 때빼고 광을 내보지만,
하나님이 손가락 하나 까딱하시면 한순간에 숨이 멎고마는 질그릇,
천년만년 살 것처럼 자신하고 있지만,
한순간에 넘어지면 다시는 일어나지 못할 질그릇..
사람은 그런 존재임을 실감한다.
운동을 열심히 해야하지만 운동한다고 되는 건 아니다.
하나님이 함께 하지 않으시면, 운동한다고 운동만으로 건강이 유지되는 것이 아니고,
열심히 공부해야 하지만 공부한다고 다 성공하는 것 또한 아니며,
열심히 일해야 하지만 그런다고 또 이루는 것 또한 아니다.
질그릇이기 때문이다.
우린 기껏해야 질그릇, 보잘 것 없는 질그릇이기 때문이다.
하나님이 함께 하셔야 한다.
하나님이 하게 하셔야 된다,
되게 하셔야 한다.
그 안에 보배를 담았기에 망정이지,
그 안에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을 담았기에 망정이지,
그 안에 하나님 나라의 생명을 담았기에 망정이지,
그 보배가 없다면 정말 못봐줄,
아무것도 카운팅할 게 없을,
눈길 한번 끌지못할 질그릇이기 때문이다.
오늘도 하루가 밝았다.
나 역시 질그릇이지만, 질그릇의 하나에 불과하지만,
내 속에 보배를 담게하심이 감사하다.
하나님과 하나님의 나라, 그 생명을 갖게하심이 너무 감사하다.
그래서,
나에겐 아무런 능력이 없지만,
그 보배의 능력, 보배되신 주님의 능력으로 또 살게 하심이 감사하다.
질그릇이지만,질그릇만은 아닌,
보배를 담은 질그릇의 은혜로 살게하심에 다시 한번 감동하며 토욜의 아침을 힘차게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