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린도후서 3장 12-18절을 보며 수건을 묵상한다.
모세의 얼굴을 가렸던 수건,
모세의 얼굴에 환히 빛나는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웠던 수건,
사람의 힘으론, 사람의 능력으론 차마 감당키 어려웠던 영광, 그 영광의 빛,
그래서 수건으로 애써 가리지 않을 수 없었던 그때 그 사람들..

- 오늘 아침, 우리 아파트 주변의 산책로
제가 매일 새벽에 걷는 곳입니다 -
수건이 무엇일까.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는, 하나님의 나라를 애써 가로막는 수건이 무엇일까.
교만, 자존심, 그리고 편견과 선입감, 고집..
이런 것때문에 오는 정죄함이 아닐까..
오늘 아침에 그런 생각을 한다.
내 교만때문에 하나님의 영광이 얼마나 가리워지는지 모른다.
내 편견과 선입견, 그리고 고집때문에 또 얼마나 하나님의 나라를 잃어버리는지 모른다.
언젠가 썼었지만, 하나님의 나라는 유리그릇이라 생각한다.
하늘에서 이미 온전하게 이루어진 하나님의 나라는 유리그릇이 아니지만,
이땅에서 아직 불완전한, 온전히 이루어지지 못한 하나님의 나라는 유리그릇이 아닐까 생각한다.
매일 더 확장하고 건설하고 이루어가야 함에도,
얼마나 많이 깨어먹고 더럽히고 부숴뜨리는지 모른다.
수건때문이다.
내 교만의 수건, 내 정욕의 수건,
편집과 아집, 그리고 선입견과 고집의 수건때문이다.
그때문에, 그것때문에
얼마나 많이 하나님의 나라 유리그릇을 깨뜨려먹는지 모른다.
말 한마디 잘못해도,
인상 한번 쓰도,
고함 한번 질러도 와장창 깨어지고 마는 하나님의 나라 유리그릇..
그것때문에, 그 수건들 때문에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우고, 보지 못하고, 누리지 못하고 만나지 못하며,
맨날 제자리걸음 반복하고 있는 내모습을 본다.
그래서 또 아버지를 부른다.
오늘도 수건을 벗겨달라고,
내 육신의 수건을 벗기고 하나님을, 하나님의 영광을 온전히 맛보게 해달라고,
내 교만의, 정욕의 수건을 벗기고 하나님의 나라를 조금이라도 누리게 해달라고..
그렇게 아버지를 부른다.
바깥엔 보슬비가 보슬보슬 내린다.
엊그젠 부슬비가 부슬부슬 내렸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