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하고싶을 때가 있다.
몇가지 또박또박 말해주고 싶을 때가 있다.
며칠 전에 그런 일이 있었다.
그래서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살짝 변죽만 울렸다.

- 엊그제 월내에서 저녁을 먹으면서 수평선을 담았습니다 -
그럴 때일수록 목소리를 더욱 부드럽게 해야한다.
그러지 않으면 꼭 화난 목소리처럼 들리기 때문이다.
애써 부드럽게 웃어가며 살짝 변죽만 울려주었다.
상대는 벌써 눈치를 채고 죄송하다고 한다.
그래서 아름답게 끝났다.
적어도 말에 의한 실수는 하지 않았다.
말로써 하는 죄는 짓지 않아 다행이었다.
얼마나 기도했는지 모른다.
할 말을 하기 위해서,
한마디 하기 전에 하나님께 얼마나 기도했는지 모른다.
내가 말을 지혜롭게 잘하게 해달라고,
그리고 듣는 이가 잘 이해할 수 있게 해달라고..
살수록 느낀다.
내용도 중요하지만,
사실은 방법도 중요하다는 것을.
무슨 말을 하느냐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말을 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말이다.
전에는 그걸 몰랐다.
무슨 말을 하느냐만 신경을 썼다.
어떻게 말하느냐에 대해선 생각하지 않았다.
그래서 항상 그것때문에 사고가 생기곤 했다.
우리같은 경상도 문디이들은 걸핏하면 목소리가 높아지곤 한다.
조금만 신경쓰지 않으면 꼭 싸우는 것처럼 들릴 때가 있다.
그래서,
중요한 얘기를 할 때, 꼭 짚어야 할 얘기를 짚을 때는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잘못하면 말은 다 맞는데 기분을 상하게 하기 쉽기 때문이다.
오늘 고린도후서 1장 23절에서 2장 11절을 보며 어떻게를 묵상한다.
바울이 고린도교회에 할 말이 많았을게다.
야무지게 책망하고 싶고 나무라고 싶은 말이 한두 마디가 아니었을게다.
전에 한번 책망한 문제에 대해 또한번 더 나무라기 위해 두번째 방문하려고 까지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는 이제 접었다.
그들이 너무 많은 근심에 싸이지 않게 하기 위해,
적당히, 어느 정도까지 변죽만 울리는 것으로 끝내겠다고 말했다.
속으로는 할말이 목구멍까지 차오르지만,
사랑하는 마음으로 그것을 참겠다고 했다.
그의 표현에 따르면,
너무 지나치게 말하지 않고, 어느 정도만 말하겠다는 게다.(2:5)
좋으면 너무 좋아하고,
싫으면 너무 싫어하며,
맛있으면 정신을 못차리고 탐닉하고,
조금만 거슬리면 이내 고개를 홱 돌려버리는..
그렇게 살지 말라는 말이다.
책망할 일이 있어도 어느 정도, 지나치지 않게 말하고,
나무랄 일이 있어도 어느 정도, 과하지 않게 하라는 절제의 말씀으로 받는다.
오늘도 하루가 밝았다.
이 하루도 목구멍까지 올라오는 말들을 어떻게 다루어야 할지,
머릿속에 팽팽 떠오르는 생각들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하나님이 주시는 지혜로,
성령 하나님이 주시는 절제의 열매로 잘 건사할 수 있게 해달라고 또 아버지를 부른다.
내 힘으론, 내 능력으론 항상 넘치기 때문이다.
도가 지나쳐서 오히려 하지 않음만 못해 실수를 너무나 잘하는 것을 이제 알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