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의 결론
작성자명 [최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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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9.07.15
같이 일하는 과장이 당분간 파견을 가게 되었습니다.
그 덕에 나는 그가 하던 업무를 위한 인수인계를 받아야 했고 어제 그의 밤샘 작업에도 함께 해야 했습니다.
사이트를 인수인계 받는 다는 것은 어려운 것이 아니지만 우리 팀 엔지니어가 그와 나 이렇게 둘이고 각자 주력 장비가 있었습니다.
문제는 내가 한번도 다루어 보지 않은 장비를 만져야 한다는 것이 굉장한 부담으로 왔습니다.
이것 때문에 서로 공유하지 않았다고 상무님께 야단을 맞았고 사실 할 말도 없었습니다.
밤을 새면서 장비 설치 과정을 지켜 보면서 가슴이 꽉 막힐 것 같았습니다.
무엇이 그렇게 깜깜하게 하는가를 생각하니……
과장님이 없을 때 내가 다른 팀 도움을 받아가며 장비에 대한 지원을 해야 한다는 사실이 큰 부담으로 왔습니다.
체면을……내리고 물어가며 해야 한다는 것 특히 다른 팀에서 이 장비를 만지는 지체의 성향을 잘 알고 있기에……싫은 마음이 앞섰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어제는 그 팀 과장 중 하나가 와서……엄청 생색을 내고 갔습니다. 그래도 웃으며……난 이 장비 잘 모르니 잘 부탁한다고 고개를 조아리며 부탁을 해야 했습니다.
진짜 2년 전만 생각하더라도
이런 내 모습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내 분야의 최고인 줄 알았습니다. 그 일로 아르바이트 강의까지 할 만큼 자신 했던 내가……이 꼴이 무엇인가 생각하니까 우울했습니다.
멍청하게 다시 또 자기 연민에 빠지며……내가 과거에는 이랬는데 하는 어리석음이 발동했습니다. 우울은 자기가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데서 온다고 하셨는데 잠시 그런 착각을 했나 봅니다.
지금 내가 잘 못한다는 거 형편이 없다는 사실이 왜 이렇게 인정이 안 되는지요
오늘……자기의 형편을 알고 나오미를 봉양하며 선대하는 룻과 그런 룻이 보아스의 선대를 받는 것을 보면서……
내가 남에게 도움을 받는 일에 대해서 왜 힘겨워 하는지……생각해보니
내가 남을 선대하고 도운 경험이 없기 때문입니다.
2년 전까지 내가 하던 일에 대해서 난 교만했고 오만했습니다.
협력하여 일을 할 줄도 몰랐고 모르는 지체들을 향해선 멸시를 하고
혹 대신 일을 처리라도 하거나 도움을 주면 온갖 생색을 다 냈습니다.
당시에는 회사를 다니며……주말에 강의 아르바이트를 했습니다. 아르바이트를 한다는 것을 알려서 좋을 것이 없는데……공공연하게 아는 사람들이 생겼고 새로 들어온 신입 사원 중 하나가 “팀장님……강의도 하신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잘 부탁합니다 저 좀 많이 가르쳐 주세요” 라고 인사를 하는데 내심 뜨끔해서 “내가 네 강사냐? 상사지? 배우려거든 학원에 가서 배워” 라며 면박을 주기도 할 만큼 강퍅했습니다.
그러니……내가 남에게 배우면서 도움을 받으면서 일하는 것에 대해서 힘겨워 하는 것 같습니다.
선대를 베푼 경험이 없으니 선대를 받을 줄도 모릅니다.
내가 도움을 필요로 하는 손길에 괄시를 했으니……선뜻 도움을 요청하지 못합니다.
내 삶의 결론이란 말이 뼈저리게 깨달아 집니다.
여전히 내 문제에 갇혀서 남을 돌아 보지 못하는 내게……오늘 말씀이….나를 돌아 보게 합니다.
교만함으로 패망할 뻔한 나를 구원해주신 하나님을 사랑합니다.
하나님의 선대하심을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