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미래....
작성자명 [최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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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9.07.14
며칠 전 상무님의 지시로 이력서를 검토하는 작업을 했습니다.
Job사이트에 채용공고를 내고 이력서를 올려 놓은 사람들의 프로필을
검토했습니다.
그런데 왠 40대의 이력서들이 그렇게 많은지
놀라운 것은 40대의 화려한 프로필에 희망 연봉은 1600만원 정도였습니다.
놀라웠습니다. 그 말의 의미가……돈이 문제가 아니라..
그저 일자리만 있으면 무엇이든 하겠다는 절규로 들렸습니다.
남의 이야기로 들리지 않았습니다.
불혹을 바라보는 내 나이 38살……곧 내게도 닥칠 수 있는 일이란 생각에
침울했습니다.
하지만 나 역시 그런 이력서들은 젖힐 수밖에 없었습니다.
포지션은 고객사에 파견을 보내야 하는 인력인데 얼마 전에도 나이가
많은 사람이라는 이유로 거절을 한 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무한 능력을 갖은 것으로 착각하는 갑들이……이것 저것 부려먹기에는 나이가 걸려서인지 아무튼 나이 많은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제 고객사도 무엇인가 시답지 않은 일을 시킬 때는
꼭 한마디 합니다. “과장님이 안 오셔도 되고 아무개 보내 주셔도 되요”
라고 합니다. 이제 내 나이도 점점 부담스럽게 다가 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어쩌면 내 모습도 흉년을 피해 간 모압에서 남편도 아들도 죽고 소망이라고는 없는 나오미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 내게 보장된 직장생활이란 길어야 4-5년이고 더 짧을 수도 있습니다.
방황하며 살다 겨우 정신차리고 빚 갚고 나니 이제 겨우 마이너스에서 벗어나 제로가 되었습니다. 갖은 재산이 하나 없기에 몸으로 벌어야 하는데 내 기술도 쓸 수 있는 시간이 얼마 없다는 생각을 하니 참 인생 허탈합니다.
그래도 아무 소망이 없어 보이는 나오미 곁에는 룻이 있습니다.
제게도 가족이 있고 공동체가 있습니다.
이 일로 지금까지 버티고 이 일로 돈을 만지고 이 일로 대접을 받았고
그래서 이 일을 아집처럼 가지고 있는 내 자신에게 작은 소망이 생겼습니다.
그래 앞으로 일 할 수 있는 한 하면서 지금부터 저축을 하기로 했습니다. (사실 4개월 전부터는 빚 갚는 양만큼 물질을 모으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짧게는 한 3-4년 길게는 4-5년 해서 어느 정도 물질을 모으고, 회사를 그만 두었을 때는 예배에 방해 받지 않는 욕심 내지 않는 일을 해보기로 했습니다.
그러면서 세운 계획이 회사를 그만두면, 택시 회사 들어가서 일하고 자격이 되면 그 동안 모은 돈으로 개인 택시 하면서 예배 방해 받지 않는 생활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니 갑자기 마음이 편해 졌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제 상무님께 야단을 맞는데도 인정이 되고 수긍할 수 있었고 두렵지도 않았습니다.
아무것도 없는 것 같은 나오미곁에 룻이 있고 추수를 앞두고 있고, 또 그녀를 맞이해준 베들레헴 사람들이 있는 것처럼
제 곁에는 세상적 가치관과 출세의 잣대로 판단하지 않고 품어주는 공동체가 있으니 감사합니다.
불과 일 년 전
목자님께서 다니던 직장을 그만 두시고 파출부를 하신다고 했을 때 “내 목자님이 파출부인 게 싫다”며 울고 불고 했던 어리석음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그 목자님의 직업을 누구보다 자랑스러워 할 만큼 가치관이 바뀐 내가 이제 그 길을 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저….이 공동체에 붙어 있고….다시 베들레헴에 머물 수 만 있다면…..죽은 남편과 자식들에 대한 자기 연민에서 빠지지 않고 내 곁에 있는 룻을 감사하며 사랑하겠습니다.
주님을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