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력솥에 밥을 해도...
작성자명 [오승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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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9.06.24
출 37:17-29
압력솥의 추가 달랑거린다.
진짜 오랜만에 하는 밥이다.
작년에 사놓은 쌀이 아직도 고대로다.
벌레가 날까봐 걱정은 되는데 나 혼자 먹자고 밥하는거 참 안하게 된다.
대강 때우고 건너뛰고 말아 버리지...
하지만 지금 시간들은 성막을 지어가는 시간이다.
하나님이 이스라엘 백성을 광야에서 살다 죽게 하시려고
애굽에서 엑서더스의 역사를 하신 것이 아니듯이
지금 내 삶도 이렇게 광야같은 생활로 끝날 것이 아니라
식양대로 지어져 빛을 비추고 향기를 풍기게 될때
천대의 은혜가 시작되고 영적 후사를 낳아 하늘의 별과 같이
하나님의 거룩한 백성이 될 것이다.
오늘은 순금 등잔을 만드는 날이다.
한 달란트어치의 금을 두들겨서
꽃도 만들고, 꽃받침도 만들고, 잔도 만들고 그렇게 등대를 만든다.
등대만 칫수가 따로 없이 한달란트로 만들어진다고 한다.
하나님 빼놓고 바라볼때 지금 내 삶은 초라하기 이를데 없는 삶이지만
하나님은 나에게도 동일하게 순금을 한달란트 주셨고
두들겨지는 사건들 가운데 등잔의 모양이 갖추어져
빛을 비추는 삶을 만드시는 것이 나를 향하신 하나님의 꿈이다.
하나씩 하나씩 내멋대로 아니라 꼼꼼하게, 세밀하게 주신
하나님의 설계도대로 만들어지기 위한 시간들이
못나빠진 내겐 조급증이 나고 힘에 겹다.
처음 말씀이 들리고 큐티를 시작하면서
작은 적용이라도 하고 나면 요술 방망이라도 휘두른 것처럼
짠! 하고 남편도 돌아오고
짠! 하고 경제도 회복되고
짠! 하고 뭔가 달라질 것 같았다.
하지만 식양대로 지어지지 않은 성막에는 하나님의 영광이 임재하실 수 없고
등잔이 만들어져야 빛도 비출 수 있다.
식양대로 지어지기 위해 말씀을 보니 내 죄만 잔뜩 보이고
내가 바라는 이 땅에서의 회복이 정답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 겁이 났다.
그리 아니하실지라도 라는 고백을 할 수 있을까....
아브라함 링컨을 숱한 시련 가운데 결국 미국의 대통령으로 만드신 하나님에게만
박수치고 열광하는 것이 아니라
결국 저격을 당해 죽도록 허락하신 하나님의 주권에도
옳습니다....할 수 있을까....
하지만 이미 하나님의 성막을 짓는 작업은 시작이 되었고
불똥 그릇 하나까지 정금이려면 40일을 기다리지 못하는
조급증과 불신으로는 완성해 나갈 수가 없다.
밥을 해서 작은 그릇에 나누어 냉동실에 보관한다.
안 그래도 돌아돌아 왔는데 사십년을 또 돌아 갈 수는 없다.
잘 먹고, 잘 자고, 잘 큐티하며
하루 말씀 받아 하루치 지어가고
또 하루 말씀 받아 하루 안 쓰러지고 버티면서
등잔 만들면 빛 비추고, 향 만들면 향 피우고
그렇게 하루하루 살아간다.
궁상스럽게 혼자 먹자고 밥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성막을 지어가기 위해
힘내어 오늘 하루를 잘 살아가는 적용으로 밥을 짓는다.
밥을 하면서도 난.... 이제는 하나님만 바라보는 백성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