줘도 못먹는 나
작성자명 [松 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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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9.05.30
하나님의 진리란, 은혜란, 사랑이란, 용서란
어린시절 소풍때 조바심 내며 찾던 보물찾기의 분홍색종이가 아니었습니다.
드러 내놓고 보여주시는 답안과도 같이 하나님께서 주시는 그것들은
그렇게 선명했습니다.
증거궤 만들 재료와 크기까지 정해주시고 방법까지 친절히 일러주시며
채를 그대로 두어 언제든지 나와 함께 하시겠다고
그야말로 나에게 사랑을 애걸복걸하시는 여호와 아버지입니다.
속죄소로 덮으시어 나의 죄를 용서해줄것이다라고
대놓고 시험지의 답안을 보여주는 기묘한 선생님과도 같은
모습으로 내게 손 내미시는 여호와 아버지입니다.
.....
현재 지갑과 통장의 잔고는 딱 십일조만큼의 금액이 있습니다.
과연 이 주인이 자기를 어디에 쓸까 눈 동그랗게 뜨고
기다리고 있는 지폐를 만지작거리며
한가한 토요일 아침에 큐티를 합니다.
보름전부터 계산기 두드려 보니
이것저것 연체된 것 계산해 보고 아무리 맞추어 봐도
도저히 십일조를 드리지 못하겠다 결론지었습니다.
다음달에, 아니 다다음달에 합쳐서 어떻게서라도 조금씩이라도 나누어서
할부로 드려야지, 그러면 되지, 아버지여 이렇게 쪼들리는 딸
한번만 눈감아 주세요, 그랬습니다.
쥐꼬리 반만한 월급에서 십일조를 드리고 나면
늘 두어가지가 연체가 되고 연체 독촉전화를 받느라 시달립니다.
몇년째 그런 생활이 계속되다 보니 연체독촉전화라도 오면
심장이 벌렁거린다기보다, 숨이 컥 멎는것처럼 분노가 치밉니다.
이번달 남은 돈으로 연체된 것중에 가장 급한것 막아야지 했더랬습니다.
마음 한켠에 찝찝함이 남아 큐티책 보면 괜히 찔려 고개 돌리고
MP3로 목사님 설교 들으며 아멘~하는 내 입술이 민망합니다.
그러면서 십일조 띵가 먹냐 하는 질책이 머릿속을 맴맴 돕니다.
예전에 아이스크림 광고 중에 줘도 못먹냐 라는 재미있는 카피 문구가 있었습니다.
오늘 큐티를 묵상하며 눈물이 왈칵 흐릅니다.
줘도 못먹냐~ 여호와 아버지가 제게 그러시는거 같습니다.
멍석 깔아주시고, 쌀씻어 밥솥에 앉혀 놓으시고
밥상까지 다 차려놓으시고, 보물찾기지도까지 손에 쥐어주시는데도
난 여호와 아버지께서 줘도 못먹습니다.
시은소에 서기만 하면 만나주시겠다고 여호와 아버지께서 눈 동그랗게 뜨시고
나를 응시하시는데... 난 자꾸 고개 돌리고 딴짓합니다.
아버지, 이 돈으로 일단 급한것 막구요, 그러고 나서 드릴께요, 눈감아 주세요,
저도 숨좀 쉬고 살아야지요...합니다.
순간 제 신세가 처량하여 목놓아 울고 말았습니다.
신세가 처량하여 울고 싶지 않은데요... 하나님 은혜에 감격하여 울고 싶은데요.
이 남은 것을 십일조를 드리고 나면 ... 막막한데요.....
애시당초 십일조 구별해 놓고 이건 내 돈이 아니다 맘접고
이것저것 막을 것을... 이것저것 먼저 막다가 남은 것 놓고 저울질합니다.
돈나올 구멍이 바늘구멍만한 것도 보이지 않는데 어쩝니까 하나님...
맘을 굳게 먹습니다.
하나님의 것 하나님께 드리며 바들바들 손 떨지 말자
드리자. 드리고 나서 내일이야 어찌되든 일단 살아보자. 맘 먹습니다.
숟가락 드시고 내가 입 열기만 기다리시는 하나님 앞에서
충치, 어금니, 들쭉날쭉 못생긴 이빨들 드러내며 입 쩍 벌리고
당당하게 받아먹고 싶습니다.
줘도 못먹냐~
주세요, 먹을께요, 맛있습니다, 꿀송이처럼 답니다, 아빠, 더 주세요.
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