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장면
작성자명 [최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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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9.05.29
저의 아버지는 뇌경색으로 장애를 입으셔서 행동도 어눌하고 말도 어눌해졌습니다.
그런 아버지와 함께 일년 전 청주 고모님 댁을 방문했습니다.
고모님 부부는 시골에서 농사를 짓고 검소하게 사시기 때문에 외식이라고 하면 자장면밖에 모릅니다. 또 고모부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도 자장면입니다.
그날 아버지는 평소 당신에게 잘 해주던 누나 부부에게 음식을 대접하고 싶어 하셨고 고모님 부부에게 외식을 권면하셨습니다.
고모부는 당연히 자장면을 드시러 가자 하셨는데 아버지는 굳이 오리구이을 대접하시겠다 하시며
반 억지로 오리집으로 끌고 가셨습니다.
사실 고모부는 아버지가 아프시기 전 안하무인 격인 아버지를 못마땅해 하셨는데
아픈 처남을 위해 억지로 따라 가셨고
아버지는 음식을 드시는 내내 ….”형님은 자장면밖에 모르냐고 이 오리가 얼마나 좋으냐” 하면서 계속 핀잔을 놓았습니다.
그리고 그 식당에서 누구보다 많은 양의 오리를 드셨고 혼자 만족해서 어쩔 줄을 몰라 했습니다.
옆에서 이것을 보고 있던 나는 참 어려웠습니다.
이왕 대접을 하려면 당신께서 원하시는 것을 대접해야 하는데 아버지가 원하는 것을 대접하고 스스로 만존해서 생색을 내는 모습에 무안해서 견딜 수가 없던 기억이 납니다.
이후에 들은 이야기로는 이 일로 고모부는 마음이 많이 상하셨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그 화를 그대로 고모에게 내셨다는 말까지 들었습니다.
세상은 이렇게 내가 원하는 것으로 상대에게 대접하면서 생색까지 더하게 되는 어리석음을 범하는 일이 많습니다.
오늘 말씀을 묵상합니다.
이스라엘 자손에게 명하여 내게 예물을 가져오라 하고 무릇 즐거운 마음으로 내는 자에게서 내게 드리는 것을 너희는 받을지라.(출25:2)
무릇 내가 네게 보이는 대로 장막의 식양과 그 기구의 식양을 따라 지을지니라(출25:9)
기쁜 마음으로 드리고 내 뜻대로 하지 말고 내 방식대로 하지 말며 여호와의 뜻에 따라 여호와의 방식대로 지으라 하십니다.
결국….아버지에게 조용히 말했습니다.
이왕이면 아버지……대접하는 건데…..고모부 좋은 걸로 드시게 하시지 그랬어요
그러나 아버지에게 이 말은 들리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 일로 그렇게 자주 가던 청주도 아버지는 자주 가시지 않게 되었습니다.
고모부의 성화로 고모가 어려움을 표시하셨는지……
아니면 이 후 방문에서 아버지 스스로가 무엇인가를 느끼셨는지……알수는 없지만 잦았던 아버지의 왕래는 없어지게 되었습니다.
일년전 아버지와의 일화를 보면서
나 역시 이때의 아버지를 비판만 했는데 말씀이 없고 어리석어……내가 범했던 실수들이 생각이 납니다. 아버지처럼......
나는 무엇인가를 베풀 때 그저 기쁨으로 한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나 지독하게 생색을 냅니다.
그래서 그 생색 때문에 상대를 질리게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더 이상 나로부터 아무것도 받고 싶지 않게 만듭니다.
또한 상대에 대한 배려보단 항상 내 방식이 우선입니다.
내가 이런 마음으로 하나님 앞에 드린 것이 없는지 생각합니다.
하나님의 식양에 따라 짓지 못하고
그 방식만 고수하면서 나아간 것이 없는지
기쁜 맘으로 드리지 못하고 생색내는 마음으로 드린 것이 없는지
이제 말씀을 묵상하고 기도하면서 하나님이 알려 주시는 방법을 듣기를 원합니다.
그리고 그 말씀에 순종하여 내가 드리는 제물이 기쁜 제물이 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무엇보다 아직도 생색이 심한 내 악을 회개하며
온전한 마음과 순전한 마음으로 베풀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내 물질 내….은사 모두 주님이 주신 선물임을 잊지 않기를 기도합니다.
주님을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