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 기다림
시장에 가신 엄마를 기다렸지.
초저녁 달이 뜨도록 오시지 않는 엄마를
대문밖 계단에 앉아 외로운 마음되어엄마를 기다렸지.
엄마는 한가득 장바구니를 들고돌아오셨고,
내 마음은 달빛내음만큼차올랐었지.
다른 한 날은 덜컹거리는 바람소리에 한밤중에 잠이 깨어
출장가신 아버지를 기다렸지.
새벽을 맞도록 아버지는 오시지 않았었고
나는 바람소리나는 그 밤이 무서웠지.
더커서는 학교가는 버스를 붐비는 정류장에서 기다렸고,
대학의 합격통지와유학 갈 대학의 장학금 통지를기다렸지.
그러다어느 날 눈을 들어 둘러보니
다른 사람들도 모두들 기다리고 있더군.
사무엘 베케트는 고도를 기다리고 있었고,
황석영은남북한이 통일되는 날을기다리고 있었으며,
나혜석은 성차별없는 세상을 기다리고 있더군.
나도 그들 기다림의 물 속으로 풍덩 들어가
손에 깃발들고 기다렸었지.
다 큰 어른의지혜와 능력이 오기를 기다렸고,
숱한 기다림에마침표를 찍고
바람속에서도 표표히 혼자서 살아갈 날을 기다렸지.
기다림의 날들은 오기도하고 아니 오기도하여,
잠깐의 목축임을 주거나 아니면 오래 갈 목마름을
놓고 갔었지.
남은 기다림을 잠재우고영원히 목마르지 않을 날들을
더 많은 헤아림 속에서 기다렸지만
어떤것들은 어릴 적 내 엄마와는 달리
돌아오지 않았거나,어떤것들은처음부터 엄마가 아니었었지.
기다림의 긴 강을 헤메며 허우적 거리는 속에서
세월은 갔고,
세월이 낸 생체기 속에서 드디어
알아낸것은
정직한 기다림은 그리스도라는 것.
모든 기다림은 그리스도로 수렴한다는 것.
그 많은 기다림의 실체는 그리스도였다는 것.
그래서 이젠몽상적기다림 훌훌 내어던지고
세인포티아보다 더 붉은 색으로 오셨던
그분 내 주 예수그리스도를 기다린다.
돌아오신 엄마의 소매자락에서 나던 달빛보다 더 환하고
베케트의 고도보다 더 확실한
내 주 예수 그리스도, 그분을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