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친아
작성자명 [오경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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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9.05.23
예전 목사님 설교 중에
힘들게하는 부모보다 너무 가정적인 부모를 떠나기가 더 어렵다는
말씀을 들은 기억이 있습니다
애 먹이는 자식 내려 놓는 것보다
말 잘듣는 자식 우상 삼지 않는 것이 어려워
아들을 우상 삼아 죽이는 엄마가 되지 않길 간구하며
처절한 맘으로 적으려합니다
우상 삼지 않았다는 강한 부정 앞에
내 죄됨을 내어 놓으며 선하게 다가오는
교묘한 사단이 무릎꿇는 은혜가 임하길 간구하며..
제게는 두 아들이 있습니다
하나는 9월이면 대학 3학년이 되는 큰 아들
또 하나는 9월에 대학엘 들어 가는 둘째 아들..
그 두째 아들을 주님 앞에 내어 놓습니다
이기적인 엄마에게서 보고 배운 것도 없을 텐데
어릴 때부터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남달랐습니다
어릴 때부터 시키지 않아도 집안 쓰레기 버리는 일이며
집안의 잔일은 말을 안해도 알아서 하고
설거지는 물론 세탁기에 넣는 일에 불과 하지만
빨래며 청소는 기본이고..
남편의 술로 하루가 멀다한 부부싸움에
사랑이 고픈 아이가 사랑을 받고 싶어하는 몸부림인줄 알았습니다
나중에 알게 되었지요
아들의 눈에는 남편에게 당해 늘 울고 있는 엄마가 불쌍해
아이의 생각으로 자기라도 엄마에게 잘 해주고 싶었다는 것을요
남편의 술주정이 무서워 피할 방편으로
남편이 잠들 때까지 밖에 나가 있으면
늦은 시간까지 기다렸다가 아빠가 이젠 잔다고 전화 해주던 아이
그러는 동안 얼마나 아들의 마음은 타 들어갔었을까
참으로 몹쓸 짓을 시킨 엄마입니다
15살때부터 인터넷을 찾아 일자리를 얻어 아직은 어렸던 그 나이에
추운 겨울 여기저기 널부러진 카트 모으는 일도 재미있다며
힘든 일 마다않고 지금까지 3년째 한 군데서 일하며
벌어온 돈 아빠 백수라고 고스란히 내어 놓는 아들입니다
학교 끝나면 바로 일하러 가서 집에 오는 시간이 밤 9시..
술 먹는 아빠..악다구니 쓰는 엄마 틈에서도 숙제하고 공부하고..
날마다 치르는 남편과의 술 전쟁으로
아이의 공부가 어찌 되어가는지
대학은 물론 학비 걱정은 호사고 사치였습니다
그런 아이가
알아서 원서내고 장학금 찾아 신청하고
4년 전액 장학금을 받게 되었다며
말을 하는데 해줄 말이 없었습니다
수준 낮은 내 믿음 없음에 회개를 하면서도
아무 것도 해준 것 없는 부모의 자격지심에
하나님이 갚아 주셨음이 너무 감사해 얼마나 울었는지..
쥐꼬리만한 보수를 처음 받아 오던 날부터
십일조를 띠어 내며
주일은 피해 일하라는 말을 마음에 새기며
일하는 곳의 매니저조차 주일엔 일 안하는 거 아는데
이번 주일엔 사람이 없다고 꼭 도와 달란다며
엄마 돈 때문이 아니라 도와 줘야 할것 같다며
다음 주엔 꼭 나갈거예요.. 하는 아이
참 성실한 아이라는
일하는 곳의 매니저의 눈에 들어
지금 일 할 곳이 없는 이 때에 자기 때문에
다른 사람을 lay off 시켰다며
자기에게 할당 받은 일하는 시간을 쪼개어
그 사람에게 주라 했다며 엄마 나 잘 했지 하는..
이런 엄친아입니다
이기적이고
여섯 형제의 막내로 받는 사랑만을 아는 내게
하나님이 시작하신
남편과의 술전쟁으로 자식 우상은 나하고는 먼 이야기 인줄 알았습니다
남편에게 치우친 마음으로
오히려 해줄 것조차 제대로 해주는 것 없어
늘 미안한 마음만 있었기에 우상은 생각조차 한 적이 없었습니다
이젠 고난이라는 옷이 내게 더 편하고
아들을 통해 주신 복을 누림이
웬지 내 옷이 아닌 것 같아 불편하기까지 하니 우상이라고는 생각지도 않았습니다
너무나 긴 시간을 고난으로 겪어오며
이젠 남편의 술에서 벗어나 자유함을 얻나 했더니
너무나 말 잘 듣는 아들
속썩이는 아들도 아닌 자식을 우상삼지 않는 것이
내 힘으론 되질 않아 이렇게 내어 놓습니다
그래 그동안 남편으로 인해 힘들었던 것
하나님이 아셔서 상주시는 것이지 합리화 시켰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주시는 기쁨을 누리면서도
내게서는 나올 수 없을 만한 그런 아들을 주심에 감사를 드리면서도
내 생색의 교만이 불쑥 불쑥 올라옴은 어쩔수가 없습니다
자식의 종이 되질 않길 간구합니다
9월이면
아직 사랑을 받아야 할 큰아들은 집에서..
우상 되지 않게 하시려
집을 떠나야 하는 작은 아들은 타지에서..
배워서 남 줄 대학엘 갑니다
각자 주어진 자리에서
주신 은사대로 귀히 쓰임 받는
엄친아가 아닌
예수님의 친구 아들들로 자라주길 기도할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