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같은 종
작성자명 [한재인]
댓글 0
날짜 2009.05.22
6년간 근무한 회사에 사표를 제출하고 쉬고 있는 지금
시원 섭 섭중에 시원함이 더 많은 것은 지나친 내 열심에 많이 지쳤기 때문입니다.
성격상 완벽주의와 원리원칙에 매이다 보니 사장님과 임원진은 영업상 필요한 자금도
내 손에서 거절되니 업무상 많이 힘들어 하셨고, 융통성 없다고 비난도 무시로 받았습니다.
거래처 회사에서는 사장님과 의논할 일도
“내 허락 없이는 안 된다” 하더라는 말을 할 정도였으니
내 권세가 주인보다 높았습니다.
월급 받는 종이였지만 자금 관리에는
주인보다 더 주인 노릇으로 회사 일을 하니
주인인 사장도 회사를 위해서 그러는 건 알지만
신분을 망각한 종의 태도에 화를 내기도 했습니다.
문제는
종이 종답지 못하고 주인을 무시하는 맘이 항상 제 안에 있었습니다.
부족한 주인을 무시하지 않고 겸손 되게 섬겼으면
회사를 퇴사한 지금 시원함 보다는 염려의 섭섭함이 더 많아야 함에도
“어휴! 그 골치 아픈 회사일 생각도 하기 싫어
퇴사 후 절대 나한테 전화하지 말라“고 으름장을 놓고 나왔습니다.
회사와 관련된 전화는 아예 받기도 싫었습니다.
6년 종살이를 섬김으로 생색 없이 했더라면
퇴사 후 진정한 자유 함이 있었을 텐데
실력 없는 주인을 항상 무시하면서
“나 없이 어디 잘 굴러가나 봐라” 하는 악이 많았음을 회개합니다.
사장님이 재계약과 명절에 줘야 한다는 선물과 떡값 기준이
저는 뇌물로 보여서 항상 마음이 불편하고 힘들었습니다.
궁여지책으로 사장님 월급을 올려서 책정하고
그 돈 범위 내에서 알아서 하시고 저한테는 비자금 말도 하시지 말라고
내가 법을 피해서 만들어준 돈이 아니니까,
당신 월급으로 주는 거니까 나와는 상관없으니 정당하다고
꺼림칙한 불편한 맘에서 놓여나고 싶었습니다.
종의 눈치를 봐가며 더 필요함을 절절히 얘기하시는 사장님 말씀을
계속 무시할 수는 없었습니다.
사장님은 인사치레라 하지만 내 눈에는 분명 뇌물이라 판단되어 갈등을 하면서도
목구멍이 포도청이라는 말을 무시로 뱉으며 스스로 위안을 삼았습니다.
사장 입장에서는 종이 주인만큼 회사를 알뜰살뜰 챙겨주니 편하고 좋기도 하지만
종을 종답게 부리지 못하는 불편함에 힘들었을 것입니다.
종은 회사살림을 잘 모르는 사장을 대신해서
내가 다 알아서 한다는 오만함이
월급 받는 종의 신분을 망각한 체 감사함을 잊게 했습니다.
회사 입장에서는 좋은 관리자였을까?
상사로서는 아랫사람 직원들 애로에 얼마나 신경 써서 일했을까?
스스로는 업무처리에 얼마나 만족했을까?
6년의 직장생활을 정리하고 나서 얻은 것이 허무라면
그 긴 시간을 저는 헛되이 보낸 것이 아닌가 하는 자괴감이 있습니다.
주님을 몰라서
내 의로 한 일이 참된 종의 일 인줄 알고 보낸 시간을
오늘 말씀으로 깨닫게 해주시니
헛되이 흘려보낸 6년의 시간을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서
스스로 주님의 문설주에 귀를 뚫리어
말씀에 매여져 있는
진정한 자유인 종으로 변화되기를 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