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이 만든 어두움
작성자명 [주은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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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9.05.12
말씀 : 엡 5:8-14
제목 : 빛이 만든 어두움
베이징으로 올라간지 얼마되지도 않았을 때의 일이었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처음 뵌 분이었지만
남편은 십수년을 알아온 친구분이 갑작스레 한국으로 들어가시게 되셨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본인이 의도하거나 원한 일이 아니었기 때문에
환송회에 모인 친구들의 발걸음은 무거울 수 밖에 없었습니다...
식사가 끝나고 갖가지 색의 찻잔에 차가 나왔습니다
선배님들께 먼저 나눠지고
후배인 제 차례에 돌아온 찻잔은 녹색의 찻잔이었습니다
자꾸 분위기가 갈아앉고 있고... 그래서 또 주책없이 한마디 했습니다
어머나, 찻잔들이 예쁘네요,
이 초록색 찻잔이 참 마음에 드네요^^
그러자 저편 끝으로 앉으셔서 얼굴도 잘 보이지 않는 한 사모님이...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초록색을 좋아하시는구나...
초록색 좋아하는 사람은 이기적이라고 하던데
잘 모르는 사모님이시니 별 뜻없이 하신 말씀이었겠지만...
낯선 땅에 갓 온것만으로도 산다는 것이 버거운 피라미에게는
대체 얼굴을 어디다 둬야 할지도 모르게 하였습니다...
그런데 그 사모님이 또 말씀하시기를
파란 색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마음이 착한사람들이래요
그러자 갑자기 파란 찻잔을 선택하신 사모님들의 얼굴이 환해졌습니다
그리고 곧 푸른색 찬미가 그 테이블의 뜨거운 화두로 떠올랐습니다
우리집은 벽지도 파란색이예요
어머나 우리집은 이불에 베게까지 다 푸른색이랍니다
푸른색은 마음도 밝게 해 줘요
파랑을 좋아하는 그 사모님들 사이에서
초록색 찻잔의 저는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실은 저도 파란색을 좋아하는데... 그러나 초록색도 이쁘지 않나요...?
혼자 괜히 이기주의쟁이가 되어버린 듯한 피해감이 저를 엄습해 왔고...ㅠㅠ
그런 제 눈에는 거기에 계신 사모님들중 진짜 착하게 보이는 분은
아무도 안계셨습니다
이렇게 불편한 입장에 처한 저를 배려해 주는 분은 아무도 안계시더군요...
그래서...
사실은 이기적인 제가... 기어코 한마디 했습니다
소크라테스가 이런 말을 했더군요
아무리 집이 넓고 아름답다한들 진실한 친구가 없는 집이 무슨 소용인가?
사모님들은 진실한 친구가 있으세요?
갑자기 회중이 조용해 졌습니다
이 모임은 한국으로 돌아가는 친구를 위해 모인 것인데
서로가 대체 무슨 말을 해야 할 지 몰라 헤매고 있는 것입니다
이제 서로를 위해 축복의 기도를 하자 하였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ㅅㄱ사로서 알아들을 수 있는...
그런 외로움을 눈물로 하나님께 아뢰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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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헨리 나우웬의 상처입은 치유자 를 다시 읽고 있습니다
나우웬은 서론 부분에 이런 예화를 들어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어느 날, 한 젊은 탈주병이 적의 눈을 피해 숨으려고 어느 작은 마을로 들어갔다.
그 마을 사람들은 그를 친절히 대하였고 그에게 은신처를 제공했다.
그러나 탈주병을 찾으러 온 병사들이 마을 사람들에게
탈주병의 행방을 묻자 그들은 겁에 질리게 된다.
병사들은 동이 트기 전까지 탈주병을 내놓지 않으면
마을에 불을 지르고 한 사람도 남기지 않고 모조리 사살하겠다고 위협했다.
그래서 마을 사람들은 사제를 찾아가 조언을 청했다.
탈주병을 적의 손에 넘겨 줄 것인가,
아니면 마을 사람들을 모두 죽게 할 것인가 하는 문제로 고심하면서 성서를 읽었다.
오랜 시간이 지난 후 새벽녘이 되어 그는 우연히 다음과 같은 말씀을 발견했다.
온 민족이 멸망하는것보다 한 사람이 백성을 대신해서 죽는 편이 더 낫다 (요12:50)
사제는 성서를 덮고 병사들을 불러 탈주병의 은신처를 말해 주었다.
그래서 탈주병이 끌려가 살해된 후
마을에서는 사제가 마을 사람들의 생명을 구했다고 잔치가 베풀어졌다.
그러나 사제는 그 자리에 나타나지 않았다.
그는 깊은 슬픔에 잠겨 자기 방에 남아있었다.
그날 밤에 천사가 나타나서 그에게 묻기를 당신은 무엇을 하였소? 하자 그는
저는 탈주병을 적의 손에 넘겨 주었습니다 하고 대답을 하였다.
그러자 천사는 말하기를 당신은 구세주를 넘겨 준 것을 모르는가? 하자
사제는 제가 그것을 어떻게 알 수 있습니까? 하고 불안에 떨며 대답했다.
그러자 천사는 말하기를
성서를 읽는 대신 단 한번이라도 그 소년을 찾아가 그의 눈을 응시했더라면
당신은 그 사실을 알았을 텐데
라고 하였다.
계속해서 나우웬은 이야기 합니다
//이 이야기의 내용은 매우 오래된 것이지만 우리에게도 적지 않은 시사를 준다.
성서에서 눈을 돌려 이 소년의 눈을 응시했더라면
아마도 구세주를 알아볼 수 있었을 지도 모르는 이 사제와 같이
우리도 현대의 잔학한 처사를 피해 은신처를 갈구하는 현대인들의 눈을 응시하도록 도전받고 있다.
그들을 적의 손에 넘겨주지 않고 은신처로부터 그들을 맞아들일 수 있는
그들의 동료들에게 인도하는 것으로 족할 것이다.
그리고 그곳에서 그들이 우리를 두려움에서 구할 수 있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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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제가 경험했던 첫 번째 이야기와
그리고 두 번째 이야기가 서로 다른 선상에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정말 우리는 장님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현대인인 저와 그리고 동료들은 때로 자신의 두려움에 사로잡혀
바로 옆사람의 슬픔과 외로움이 보이지 않습니다...
오늘 성경이 말씀하시기를
빛의 열매는 선함 과 의로움 과 진실함 에 있다고 하십니다
그것이 무슨 뜻인지 알아가는 과정은 생각보다 쉽지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냥 나만 착하면 된다고 하는 것은 자기의 일 수도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양심이란 단어는 영어로 con-science 이고
앞의 접두사 con 은 함께 라는 뜻입니다
즉 양심이란 서로를 함께 고려하는 지식 이라는 뜻입니다
나만 착하면 되는 것이 양심이 아니라
나의 이웃과 더불어서 그렇게 함께 생각해 보아야 하는 것이 양심이라 합니다
나는 내 양심으로 남을 죽인 것 같고...(눈이 어두운만큼 잘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남의 양심으로 내가 죽어 본적은 많은 것 같습니다...
그리하여...
현대시대에 질식하여 탈주하고 있는 그들에게 과연 쉴 곳은 어디일까요...
주님밖에 없겠죠...
우리의 양심은 악한 양심입니다
주를 사랑하는 양심만이 선한 양심입니다
주의 은혜로 빛의 열매가 맺히길...
악한 내 마음이 십자가에 내어달아 죽게 하시고
그 자리에 모든 선함 과 의로움 과 진실함 이신 그리스도께서
진정 꽃으로 피어나길...
주여 자비를 베풀어 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