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로 한 새 사람 그리고 술
작성자명 [이종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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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9.05.06
14그는 우리의 화평이신지라 둘로 하나를 만드사 중간에 막힌 담을 허시고 15원수된 것 곧 의문에 속한 계명의 율법을 자기 육체로 폐하셨으니 이는 이 둘로 자기의 안에서 한 새 사람을 지어 화평하게 하시고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입버릇처럼 #48183;고 다니던 말이 있었다. 세상에는 두 종류의 인간이 존재 한다고, 좋아하는 사람과 싫어하는 사람, 다른 뜻은 없었지만 무엇보다도 편했다. 이렇게 시작한 사람에 대한 이분법은 시시때때로, 각양각색으로 적용되어 졌다. 끊임없이 그룹을 나누고 쪼개어 편하고 좋아하는 사람만을 만나왔다. 사람에 대한 고민과 노력은 거세되어 졌고, 힘든 사랑보다는 보다 손쉬운 정죄와 판단으로 사람들을 만나왔다.
인간관계를 생각하면 술이 먼저 떠오른다. 친구들을 둘러 본다. 우정이라는 타이틀로 그들과 한 것은 무수한 술잔을 기울이는 것이었다. 그럼 술인가..? 술먹고 친해졌으니 술인가? 술을 함께 마신 친구들은 말 그대로 밤하늘의 별 만큼이나 많다. 하지만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나 자신을 드러내야하는 일이 없었던, 그러나 술자리가 만들어 주는 할부 의식에 취해 온전한 하나라고 느꼈었다. 그들과 나는 기가막힌 소통을 하고 있다고 생각은 의심해볼 여지도 없었다. 그것은 힘들거나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술이 주는 아른함에 잠식당하는 몽롱함에 의지하며 술잔을 기울이기만 하면 됐다. 그것을 막힌 막힌 담을 헐어 내는 일이라 생각했다. 다음날 남는 머리가 깨질 듯한 두통과 속쓰림은 담을 헐어냈던 내 육체의 폐함으로 착각했다. 하지만 그렇게 막힌 담을 헐고, 내 육체의 폐함으로 평생을 함께 할꺼라 믿어 의심치 않았던 사람들, 지금은 아무도 없다.
평생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해 보지 않았기에, 사랑이 주는 고통과 고민을 외면한 채 서로의 몽롱함과 취기, 그 눈가림이 사랑의 전부라 생각했기에, 맨 정신으로 주고 받는 아내와의 결혼 생활이 그렇게 힘이 들었는지도 모르겠다. 사랑이라곤 술자리에서의 치기어린 행동과 말, 뜨거운 육체관계, 고통과 고민을 거세시킨 신화적인 행복 따위인 줄 알았기에 상대방의 대한 적극적인 이해와 관심에서 오는 충돌이 너무나도 힘들고 불편했다.
정말 술 인줄 알았다. 돌이켜 보면 술이 필요한 자리가 있기도 했다. 하지만 그것조차 ‘꼭..?’이란 의문이 붙는다면 장담할 수는 없다. 술은 사랑을 이루는 데 사용되는 - 그것도 극히 제한적인 - 도구에 불과했음을 몰랐다. 그리스도의 사랑을 몰랐기에 도구가 목적이 되어 버렸다. 사람들을 만나면 의례히 술, 상대방의 정신이 혼미해지기를 바랬던 내 마음의 한 켠을 돌이켜 보니 아찔하다. 윤활류를 기름으로 대신할 수 없듯이, 술이 궁극적 목적이 되었던 나의 어리석음을 회개한다. 더불어 모든 인간관계를 술로 해결하려 했던 것이, 그리스도께서 보여주신 사랑을 회피하기 위해 사용되었던, 손쉽고 편한 길로만 가려 했던 나의 악을 회개한다. 주님 안에서 건물마다 서로 연결하여 주 안에서 성전이 되어가기를, 하나님의 거하실 처소가 되기 위하여 예수님 안에서 함께 지어져 가기를 기도한다.